지난 5일, '이준석의 학내 초청 강연을 강력 규탄하는 숭실대학생 연합'(이하 숭실대학생 연합)은 같은 날 숭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생회가 주최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대표 초청 강연'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은 숭실대학교 학생회관 앞 분수대에서 17시 20분부터 40분간 진행됐다.
학생들 앞에 선 숭실대학생 연합은 "이준석은 혐오정치의 선두 주자이자 약자 갈라치기로 세력을 확장해 왔다"며 강연에 반대하는 이유를 밝혔다. 근거로 여성혐오와 성차별을 '망상에 가까운, 소설이나 영화를 통해 갖게 된 근거 없는 피해의식'으로 지칭한 것과 여성가족부의 제도에 대해 '수명을 다했고 업무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들었다.
이어서 숭실대학교에 이 전 대표가 초청 강연을 온 것이 2020년, 2022년에 이어 세 번째라며 "숭실대학교가 더 이상 혐오정치의 장이 돼선 안 된다"고 했다.
이후 연대 단체의 발언이 이어졌다.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는 "이준석은 불평등한 사회구조로부터 기인하는 차별과 폭력을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하며 사회적 소수자들을 악의적으로 배제하는 정치를 하고 있다"고 했다. 성공회대학교 인권위원회는 "과거 이준석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투쟁에 대해 비장애인과 장애인을 구분 짓는 차별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했다.
숭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생회는 교내 구성원의 강연 반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강연에 대한 비판 의도가 느껴지는 질문에는 답변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한편 지난 2일, 이 전 대표는 SNS에 성공회대학교 인권위원회의 강연 반대 성명을 공유하고 "강연에 오시면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이준석을 혼내줄 기회를 마련해 놓겠다. 이 기회를 설마 외면하거나 회피하지는 않으시겠지요?"라는 글을 올렸다. 손 글씨로 이름을 적은 초대권도 함께 게시했다.
이에 성공회대학교 인권위원회도 이 전 대표의 글을 공유하고 "조롱과 비방을 위한 초대는 정중히 거절하겠다"고 했다. 또한 태도가 무례함을 지적하며 "진심으로 토론하고 싶다면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고 공식적인 경로로 제안을 줬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해당 게시물에 "준비해야 되면 지적부터 싸지르지 마세요"라는 댓글을 달며 응수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대표 초청 강연'은 5일 18시 한경직기념관 대예배실에서 진행됐다. 단상에 오른 이 전 대표는 가장 먼저 강연에 반대한 단체들이 왔는지 확인했다. 뒤이어 지난 2일 SNS에 공유했던 성공회대학교 인권위원회의 글을 띄우고 강연에 반대한 근거가 부족함을 지적하는 내용으로 강연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