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현 국민연금 개혁 대응 전국 대학 총학생회 기획 1국장 인터뷰
3월 24일 국민연금 개혁 대응 전국 대학 총학생회 기자회견 열어 국민연금 개혁 반대
“정부와 국회가 청년보다 기성세대 중심의 정치를 하고 있다고 생각”

지난달 20일 여야의 극적인 합의로 가결된 국민연금 모수개혁은 보험률(내는 돈)을 9%에서 13%로, 소득대체율(받는 돈)을 40%에서 43%로 높이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하지만 가결된 지 4일째 되던 지난달 24일, 국회에는 연금 개혁에 반대하기 위해 모인 대학생들이 줄지어 입장했다.
이들은 “인상된 등록금과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들에게 이번 연금 개혁안은 또 다른 부담”이라며 “헬조선에 살고 있는 청년들의 절규는 무시된 채 처리된 이번 연금 개혁에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라고 발언했다. 대학알리는 지난 24일 대학생 9인 중 한 명이었던 김석현 국민연금 개혁 대응 전국 대학 총학생회 기획 1국장을 만나 청년들이 국민연금 개정안에 대해 반대하는 이유를 들어봤다.
- 국민연금 개혁 대응 전국 대학 총학생회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어떻게 발족하게 됐나?
한국대학총학생회공동포럼에서(이하 총학생회 공동포럼) 공동행동이 발족됐다. 총학생회 공동포럼은 9개교 대학 연합체로서 대학생, 청년 및 미래 세대의 현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 간 협력을 바탕으로 연구와 토론을 진행하는 대학 총학생회 연합체다. 이번 국민연금 개정안 관련해서 자료를 찾아보고 계산도 해보니 청년이 받는 피해가 막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을 어떻게 목소리를 내면 좋을까 하다 국회의원들 중 이번 국민연금 개혁에 있어 반대를 표한 박정훈 국회의원실에 연락했고, 함께 기자회견을 주관했다. 그렇게 공동행동이 발족됐다.
- 청년 세대가 이번 연금 개혁을 강하게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진부한 말이지만, 계산적으로 봤을 때 청년이 입는 피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큰 반대 사유는 청년층의 의견 수렴이 매우 부족했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생은 국민연금 개혁에 어떤 문제가 있고, 구조적으로 어떻게 개혁이 됐는지도 정확하게 모르는 상황에서 기성세대인 여야 원내대표들이 합의했다. 이 사실 때문에 청년들이 분노했다고 생각한다.
- 모수개혁을 한다고 해도 연금 기금 고갈을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요즘 청년들은 연금을 내느니 차라리 투자를 하겠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 시스템이 청년들의 의견을 대변하지 않고 묵살한다면 당연히 개인 사익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투자에 중점을 둔다는 의견에도 일부 동의한다. 하지만 사회 구조적으로 그동안 유지된 국민연금이기도 하고, 뭔가 급변하기보다는 안정성을 위해 함께 합의안을 도출해 더 안정적인 연금 개혁안을 만들어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 연금 자동조정장치 도입, 신·구연금 분리안(KDI안), 연금소득세를 기금에 투입하는 방안 등 연금 기금의 다양한 구조개혁이 논의되고 있다. 이 가운데 청년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더 근본적이고도 구조적인 개혁안을 마련한다면 어떤 대안을 제시할 수 있나?
사실 학생 대표자로서 이 개혁이 잘못됐다고 주장을 하는 것이다. 나는 경제 전문가도 아니고 공직에서 전문적으로 활동하지도 않았다. 때문에 뭔가 단정 지어서 “이게 대안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하지만 지속해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부분은 기자회견에서도 언급한 국민연금 자동조정장치 도입이다. 청년의 의견을 반영해서 더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개혁안을 마련하려면 위와 같은 전문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하지만 중요한 건 정치층과 청년층이 함께 소통하며 청년의 의견을 전달하고 존중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야 한다.
그래서 공동포럼 활동을 하면 특정 정치색이 있는 거 아니냐 하는 의심과 비판도 많이 받는다. 하지만 전혀 아니다. 총학생회가 연합해서 목소리를 낸다면 더 큰 목소리가 나고, 그러면 정치권에서도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장을 마련하기 위해 발걸음이 조금 무겁더라도 다 같이 들어보자 해서 기자회견도 하고, 이후 공동 입장문도 준비하고 있다. 즉 대안들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청년의 목소리를 교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
- 청년세대를 대표해 정부와 국회에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
정부와 국회가 청년을 위한 정치보다 기성세대를 위한 정치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정치혐오증이 만연해지면서 정치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이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청년도 유권자다. 그래서 국회와 정부가 청년 세대를 분석하고, 함께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선, 3선을 목표로 하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 그중에서도 청년을 위한 정치를 펼쳐줬으면 좋겠다.
- 향후 ‘국민연금 개혁 대응 전국 대학 총학생회’의 계획이 궁금하다.
총학생회 공동포럼 운영위원교는 현재 고려대학교, 서강대학교, 연세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GIST(광주과학기술원), KAIST(한국과학기술원), POSTECH(포항공과대학), UNIST(울산과학기술원) 등 주요 대학 9개교 총학생회로 구성돼 있다. 이번 국민연금 개혁 관련 대응은 전국적이고 세대를 아우르는 현안이다. 때문에 최대한 전국적으로 많은 학교들을 모집하려고 한다. 9개 학교 외에 추가로 네트워크교를 신설해 더 많은 대학들을 참여교로 받을 예정이다. 최종 목표는 20개 교까지 모아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특히 지방 거점 대학들을 모집해 전국적으로 목소리를 모아볼 계획이다. 또 각 대학 총학생회의 의견이 결집된 입장문을 만들어 언론 보도와 함께 인스타그램에도 게시하려고 한다. 기회가 된다면 기자회견을 또 개최할 수도 있다.
18년 만에 이뤄진 연금 개혁이지만 이는 연금 고갈을 겨우 몇 년 늦추는 데 그친다. 기성세대는 몇 년만 보험료를 납부하면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하지만 청년세대는 높은 보험료를 은퇴 시점까지 부담해야 한다. 때문에 정치계는 미래를 책임져야 할 청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함께 소통해야 한다. 나아가 청년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장을 꾸준히 개최해야 한다.
한주성 기자(mrjoo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