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26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장 이용훈 주교)는 주교회의 교육위원회가 작년 12월 30일 고등학교 종교 교과서인 ‘삶과 종교’를, 올해 1월 30일에는 중학교 종교 교과서인 ‘청소년의 삶과 종교’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중학교 교과서인 ‘청소년의 삶과 종교’와 고등학교 교과서인 ‘삶과 종교’는 각각 서울특별시교육청과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의 승인을 받았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이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승인과 함께 심의 기구인 교육청의 승인을 받은 한국 천주교회 최초의 종교 교과서라는 데에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종교 교과서를 발행 배경에 대해 조영관 신부는 “주교회의 교육위원회에서 종교 교과서 발행에 대해 필요성을 느끼게 돼 가톨릭 학교 교육 포럼에 교과서 제작을 위탁했다”며, “재작년 1월부터 중고등학교 종교 교사와 대학교 종교 교수 등이 제작에 참여하여 발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중학교 교과서인 ‘청소년의 삶과 종교’에서는 인간의 삶과 종교의 의미, 종교의 기원과 역사, 교리와 다양한 관점, 문화유산과 변화하는 사회와 종교에 대해서 다룬다. 고등학교 교과서인 ‘삶과 종교’에서는 인간과 종교의 존재의미, 다양한 종교에 대한 기원과 배경과 궁극적인 의미와 실천, 예술을 음악, 문학, 미술 등으로 분류하여 종교와 결합하여 소개하고 현대사회의 다양한 문제점과 종교의 공동선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와 관련해 가대알리는 교과서의 저자 중 한 명인 조영관 동성고등학교 교장 신부와 인터뷰를 가졌다.

중학교 교과서 ‘청소년의 삶과 종교’와 고등학교 교과서 ‘삶과 종교’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발행된 두 책은 과거에는 “종교학”이라는 과목으로 개설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2022 개정 교육과정으로 변경되면서 ‘삶과 종교’라는 과목으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교육과정의 변화에 따라 교과서를 개발할 필요성을 느껴 약 2년 정도 주교회의 교육위원회의 위탁을 받아 가톨릭 학교 교육 포럼에서 중고등학교 종교 교사와 대학교 종교 교수 등이 참여하여 교과서를 발행하게 됐습니다.
주교회의 교육위원회에서 종교 교과서를 만들게 된 계기를 듣고 싶습니다.
우선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종교학’이라는 이름으로 과목을 개설해 가르쳐야 했습니다. 당시 교육당국은 종교학 자체가 ‘종교에 대한 이론’을 담고 있어서 종교적인 색채는 빼고 중립적인 교과서를 만들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미션스쿨에서 쓰는 종교 교과서다 보니 개신교, 불교, 천주교 각각 미션스쿨에서 필요로 하는 종교 교과서를 발행하게 되었고 최종 승인 심사에서 통과가 되지 못했습니다. 학문적 이론의 종교학을 가르치는 것을 의도했기 때문에 통과가 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따라서, 당시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들이 편찬한 종교 교과서만이 통과됐습니다.
하지만, 통과된 교과서는 종교적인 이론뿐 아니라 종교와 관련된 심성이나 복음적인 가르침을 가르쳐야 하는 가톨릭 미션스쿨에서는 현실적으로 맞지 않았습니다. 이에 “실질적으로 가톨릭 미션스쿨에서 쓸 수 있는 교과서를 만들자”는 생각을 가지고 교육당국의 승인도 받을 수 있는 교과서를 제작해 보기로 했습니다. 이에 주교회의 교육위원회 차원에서 의도하고 제작하게 됐습니다.
교과서를 집필하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신 주제와 반대로 가장 주의하신 사항이 있을까요?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우리는 인간을 다양하게 정의할 수 있지만 종교적이고 영성적인 존재’이기에 우리 삶에 필요하고 밀접하게 연관된 종교에 대해서, 종교가 가지고 있는 지혜들이 있기에 이와 관련된 다양한 사회적 모습을 다루고자 노력했습니다. 더불어 우리 사회는 ‘다종교’ 사회에 살아가다 보니 타 종교에 대해 이해하고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제작했습니다.
한 편으로는 복음적 가치에 의거해 인간의 존엄성, 생태 환경, 정의와 사랑에 대해서 보편적인 모습을 종교 교과서에 담고자 노력했습니다.
가장 주의를 기울였던 부분은 교육청 승인을 받고자 노력했다 보니 가톨릭적으로 편향적인 교과서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어떤 사람이든 이 교과서를 보게 된다면 보편적인 종교가 가지고 있는 중요성, 종교가 가지고 있는 지혜에 대해서 알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실제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과서를 통해 수업을 진행했을 때 기대되는 효과가 있을까요?
실제 동성중학교와 동성고등학교에서는 이 교과서를 활용해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하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종교 교과가 선택과목이다 보니 이 과목을 선택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하게 됩니다.
이에 기대되는 효과로는 종교가 우리 삶에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종교가 가지고 있는 지혜, 종교를 이해하며 관련된 문화적인 모습을 학습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삶과 죽음, 사회적 책임이나 삶에서 해결되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더불어 가톨릭 미션스쿨에서만 쓰는 것을 넘어, 개신교나 불교 미션스쿨에서도 본 교과서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 편으로는 가톨릭만을 위한 교과서가 아님을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학생이 진정으로 종교와 삶에 대해서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을, 교과서를 통해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청년과 청소년들에게 삶과 종교에 대해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자주 느끼지는 않지만, 인간은 영적인 갈망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인간은 종교적이자 영성적인 존재입니다. 전인적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덕체도 중요하지만, 영성 또한 필요하기에 학생들에게 영성적인 측면을 키워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삶과 종교 교과서를 가지고 수업할 때 인간이 종교적인 존재고 종교가 가지고 있는 긍정적 가치에 대해서, 다종교 사회에서 타 종교를 이해하는 모습과 사회적 책임을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종교가 가진 긍정적 가치를 이해한다면 서로의 화합과 우리가 미래적으로 해 나가야 할 것들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동현 기자(mvp2450@naver.com)
이서은 기자(leesueene-@naver.com)
편집인: 조우진 편집국장 (국제 21)
담당 기자: 김동현 기자 (신학 22), 이서은 기자 (경제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