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배달 어플 상에는 군부대는 배달료 추가 1000원이 없었는데 가게에서 전화와서 배달료를 더 내야 한다고 하니 의아했어요. 돈을 더 내야 한다면 내겠지만 고지 받지 못한 돈을 내야 한다고 하니까 좀 불편하네요. 1000원을 더 지불해야 하는 설명 없이 1000원 더 보내달라고 하면 누구라도 불편해하지 않을까요? 가게가 어플에 미리 이유 등을 공지했다면 주문에 참고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습니다.” - 수도권 지역 공군 A 병사
“제가 복무하고 있는 곳은 군부대 밀집 지역인데, 옆에 있는 아파트는 배달료가 3000원인데 반해서 저희 부대는 1000원 더 받아요. 상식적으로 바로 옆에 있는데 배달료를 더 받는 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 충청권 지역 공군 B 병사
 
최근 일부 음식점에서 군부대에 배달료를 더 받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주거 지역 배달료에 비해 군부대의 배달료다 더 높게 책정되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면서 국군 장병들의 불만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와 관련 관계자들의 미온적 대처가 불편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달료는 배달 기사 인건비 뿐만 아니라 여러 추가 비용의 총합으로 책정된다. 음식점주가 배달 플랫폼에 지불하는 비용을 포함할 경우, 배달 거래에서 발생하는 주요 비용은 크게 중개 수수료, 배달 대행 수수료, 광고 수수료, 결제 수수료로 나뉜다. 여기서 배달료를 가장 크게 좌우하는 것은 배달 대행 수수료다.
배달 대행 수수료는 배달 기사 호출 및 배달 서비스에 대한 직접적인 비용으로 배달 기사 인건비, 거리, 시간대, 날씨 등 여러 변수를 종합해 정해진다. 일반적으로 배달 대행 수수료는 고객과 업주가 일정 비율로 분담한다. 기본 배달 가능 거리를 초과하거나, 주문이 폭증하는 시간대, 배달하기기 어려운 기상 조건 등에 따라 배달료가 추가된다.
이렇듯 유동적인 할증 조건들은 배달료를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며, 소비자가 배달료를 추가 지불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지난 2021년 공군 모 부대에서 배달료 추가 지불과 관련해 군부대 소속 병사로 추정되는 리뷰 작성자는 “우리 부대는 도심 근처에 있고 주변 치킨집에서는 추가 배달료를 받지 않는데, 이 업체만 사전 고지 없이 1000원 더 보내달라고 요구했다”며 배달앱에서 업주와의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배달 대행사 ‘바로고’는 “배달 수수료는 회사에서 측정하지 않고 업주들이 개인적 상황에 따라 책정하고 있어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며 “수수료는 가게로부터 배달지까지의 거리, 기상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지지만, 일반적으로 군부대는 접근이 힘들고 배달 장소에서 배달 받는 분과 만나는 데 드는 시간이 오래 걸려 배달 수수료가 더 높게 책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군부대가 아니더라도 거리가 멀거나 고속터미널 같이 복잡한 곳, 고층 건물에 배달하는 경우 배달 수수료는 추가적으로 붙을 수밖에 없다. 배달 시간이 오래 걸리면 배달 기사 분들의 배달 가능 건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라면서 “콜이 잡히지 않아 배달료를 올릴 수밖에 없는 업주들의 사정이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군부대에 배달료를 의도적으로 더 많이 받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런 업주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회사에서 주기적으로 추가 배달 수수료를 받지 말아달라고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군부대 배달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배달료를 올리거나 다른 가게에서 일부 올려받는다는 점을 이용해 덩달아 배달료를 올리는 등의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명확히 파악되지 않아 통제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서울에 있는 모 군부대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했던 박민우(가명) 씨는 “요즘 분위기는 잘 모르겠지만, 업주들이 군부대는 콜이 잘 잡히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추가 요금을 얹어 배달 기사를 부른 후 군부대에 청구하는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의도적으로 돈을 더 받기 위해 배달료를 추가하는 업주는 많진 않겠지만, 있다면 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취재팀이 추가조사한 결과, 앞선 2021년 치킨집 배달료 추가 지불 논란이 벌어졌던 수도권 지역 외에도 충청권, 경상권 등에서 군부대 배달료 추가 지불이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군에서 장교로 복무 중인 C 씨는 “병사들에게 음식을 주문해줄 때 배달료가 부담돼 차로 운전해 직접 음식을 받아온다”며 “1000원 때문에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이 싫어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배달보다 직접 음식을 수령해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군부대에 배달료를 고의로 더 받는 가게가 있다면 국방부나 관련 부처에서 조사를 통해 문제를 바로잡아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문제와 관련해 국방부는 “해당 문제에 대해 인터뷰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며 답변을 유보했다.
최민혁 기자(fhtsgy71@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