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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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학교

[알권리] 더불어숲의 또 다른 나무, 성 베드로 학교

더불어숲의 또 다른 나무, 성 베드로 학교

이상진 교감 선생님과 함께 이야기 해보았습니다.

 

ⓒ 김연준 기자.

 숲에는 나무만 있는 게 아니다. 풀뿌리, 시냇물, 사람들의 발자국과 제각기 흩어져 있는 돌멩이. 모두가 숲의 구성원이다. 더불어숲 또한 마찬가지다. 성공회 교육 구성원에는 성공회대만 있는 게 아니다. 성 베드로 학교도 더불어숲의 구성원이다. 더불어숲의 든든한 나무, 성 베드로 학교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 김연준 기자.

 성 베드로 학교는 1974년에 개교했다. 성공회대학교와 같은 재단인 대한성공회에 속한 교육기관이며, 성공회대와 캠퍼스도 함께 쓰는 교육 공동체다. 성공회대 운동장 뒤 쪽에 있는 건물이 바로 성 베드로 학교다.

 성 베드로 학교는 지적장애인들을 가르치는 특수학교다. 한국 최초의 종단 설립 특수학교라는 의의도 갖고 있다.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은 174명이다. 다른 학교와 비교했을 때 적은 편이지만, 더 깊게 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져줄 수 있으니 오히려 더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

 

ⓒ 김연준 기자. 성 베드로 학교 내부는 마음대로 들어갈 수 없다. 꼭 안내소에서 용무를 말하자.

 교육과정은 일반학교와 비슷하다. 초등6년, 중등3년, 고등3년의 교육과정을 거쳐 졸업한다. 졸업 후에도 학교에 더 남고 싶다면 1년간 전공과 수업을 들을 수 있다. 교과목은 일반학교와 비슷하다. 국어, 수학, 영어 수업과 탐구 과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교육방향은 실용성에 맞춰져 있다.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다양한 교육활동이 진행된다. 자립능력을 기르기 위한 기능적 생활교육,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한 직업교육과 학생들의 사회 적응을 돕는 공동체교육이 있다. 또한 성공회의 가치를 반영한 사랑과 섬김의 인권교육이 있다.

 

ⓒ 김연준 기자. 성 베드로 학교의 교실.

ⓒ 김연준 기자. 성 베드로 학교의 복도.

 이상진 교감 선생님(이하 이상진 교감)은 회대알리와의 인터뷰에서 잠재능력 개발 및 사회 진출까지 고려한 교육이 성 베드로 학교의 특별한 점이라 말한다. 이상진 교감은 “학교 구성원 모두의 행복을 꿈꾼다. 장애학생들의 잠재능력을 계발하고 졸업 후 당당한 사회인이 되도록 개인별 맞춤형 교육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한다. 또한 성 베드로 학교는 끊임없이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들이 소통한다. 곧 진행될 학부모와 교직원들이 공동 진행하는 아나바다 운동처럼, 모두가 교육 구성원으로서 참여하고 있다. 이 외에도 학부모의 의견은 항상 학교 행사에 반영되고 있다.

 

ⓒ 김연준 기자. 운동장에 건설자재가 가득 찼다. 성공회대 학생들과 성 베드로 학교 학생들 모두 운동장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법적으로 모든 학교는 체육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 성 베드로 학교는 행복기숙사 공사 때문에 운동장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을 통해 체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을까? 이상진 교감은 “현재 성 베드로 학교의 체육활동은 교내 특별실(체력 단련실, 놀이실, 재능교실)과 서울 푸른 수목원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운동장에서 하던 활동이 많았는데 현재 사용하지 못해 아쉽다는 말도 덧붙였다.

 또한 이상진 교감은 “아이들의 쾌적한 체육공간을 확보하고 싶다. 체육관 건설에 재정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다. 전국의 특수학교는 나라의 지원금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처에 체육관을 건설할 땅이 없다는 게 문제이고 현실이다.”라며 아쉬움을 이야기했다.

 

ⓒ 김연준 기자. 5월 1일부터 주차장 유료화를 시행하기 위해 차단기를 설치했다.

 성공회대에서는 비민주적인 과정의 주차장유료화 결정으로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성 베드로 학교 또한 주차장 유료화로 주차장 이용에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성공회대와 성 베드로 학교가 같은 주차장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이상진 교감은 “성 베드로 학교의 학부모들이 기존의 무료 이용(10분)시간으로는 아이들을 등하교시키기 어렵다. 하지만 현재 성공회대학교에서 장애학생 통학차량 무료 이용(30분) 등 장애학생 학부모님들에 대한 배려를 해주셔서 현재까지 큰 어려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성 베드로 학교와 성공회대학교는 가까운 이웃이기도 하다. 학교를 오가며 생긴 몇 가지 에피소드도 있다. 이상진 교감은 “오래전이지만 총장배 축구대회에 성공회대학교 대학생, 교직원과 우리 학교 선생님들이 함께 축구시합도 하고 서로 얼굴을 익혔던 추억이 있다. 앞으로 운동경기가 아니라도 성공회대학교 행사에 성 베드로 학교를 초청해주셨으면 한다. 또, 과거에는 성 베드로 학교 학생이 종종 성공회대학교 강의실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었다. 최근에는 성 베드로 학교 보안을 강화해서 그런지 그런 상황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덧붙여 “성공회대학교 대학생들이 자원봉사도 많이 나오고 현재 국가근로장학생으로 4명의 학생들이 근무하고 있다. 또한 성공회대학교 동아리에서 우리 학교 행사에 찬조공연을 해주고 있어 늘 감사하다.”고 했다. 덧붙여 “대학교와 특수학교가 같은 공간에 있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바로 이곳이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는 공간이 아닐까하는 마음이 든다.”라고 했다.

 

 나무만 있어서는 숲이 살 수 없다. 비옥한 토양, 따뜻한 햇빛과 가끔씩 식혀주는 비. 이 모두 숲의 구성원이다. 성 베드로 학교와 성공회대는 같은 숲의 나무다. 같이 햇빛을 받고 비를 맞는다. 성공회대를 넘어 다른 성공회 교육 구성원들과도 사랑과 섬김이라는 가치를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이상진 성 베드로 학교 교감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취재, 글, 사진 = 김연준 기자 (1334dusw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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