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05 (화)

대학알리

한국외국어대학교

(1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푸름’ 사퇴의 건... 전학대회 내용 들여다보기

  지난 1월 8일 ‘총학생회 사퇴의 건’을 안건으로 임시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가 열렸습니다. 임시 의장에 아시아언어문화대학 김송은 학생회장, 임시부의장에는 서양어대학 권준한 학생회장이 선임된 가운데 총학생회 사퇴 의결 및 후속 조치 방안에 대한 논의가 4시간 넘게 이어졌습니다.

 

지난 8일 열린 임시전체학생대표자회의 현장 (사진 = 외대알리)

 

  해당 사안들에 대한 첫 문제 제기는 12월 5일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문제를 제기한 중앙집행위원회(이하 집행위원)뿐만 아니라 총학생회 역시 사안에 대하여 중앙운영위윈회(이하 중운위)에 알렸습니다. 이후 중운위가 이에 대한 소명 책임을 묻기로 결정했으며, 이 과정에서 총학생회는 중운위에 직접 사퇴 의지를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중운위는 제기된 문제들을 조사한 후 충분히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으며, 총학생회의 사퇴 의사를 받아들여 12월 21일 총학생회의 책임 소명 및 사퇴에 대한 전학대회를 열었습니다. 그러나 정족수 미달로 사퇴 여부를 결론짓지 못했습니다. 이후 1월 8일, 해당 사안에 대한 두 번째 전학대회가 열리게 되었고 12월 21일과 마찬가지로 조사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총학생회의 사퇴 안건을 논점으로 올렸습니다.

 

총학생회장단에게 제기된 주요 사안들 (정리 = 한달수 기자)

 

  당시 논의에서 쟁점이 된 사안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총학생회장단이 사퇴를 상정한 배경 △‘농활 격려금 30만원 관련 증빙자료 부재 및 회칙 위반’ △ ‘총학생회장의 젠더 감수성 부족 발언 및 성희롱’ △ ‘일부 집행위원 대상 언어폭력’ △문제 제기 이후 피해 호소인들에 대한 총학생회와 중앙운영위원회의 대응 미흡 등입니다.

 

  먼저 총학생회장단의 사퇴 상정 배경과 관련해, “사퇴를 하고 싶어서 결정한 것인가”라는 몽골어과 학생회장의 질문에 안중헌 총학생회장과 전병수 부총학생회장은 “저희의 사퇴 의지는 중요하지 않으며, 문제가 제기된 부분에 대해 책임을 지는 방식이 사퇴라 생각해 결정했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임기를 계속 수행할 의지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남아 있는 역할과 책무를 끝까지 하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고 했습니다. “사퇴 외에 책임을 질 수 있는 다른 방안은 고려하지 않았는가”에 대해서는 “주어진 권한과 역할에 대한 책임이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퇴를 결정했으며, 특정한 방법으로 책임지겠다고 밝히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날 전학대회에서는 문제로 제기된 사안들에 대한 질문과 답변의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이에 해당 내용들을 일문일답 형식과 대의원들의 의견을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논의 내용은 1부와 2부에 걸쳐 보도됩니다.

‘농활 격려금 30만원 관련 증빙자료 부재 및 회칙 위반’

Q. [참관인] 농활 격려금 30만원을 사용할 당시 회칙 위반임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궁금하다.

A. [총학생회장] 총학생회 내부 집행위원들을 위해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여유자금으로 인지하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공금은 돈을 제공한 주체에게 사용내역을 증빙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왔었는데, 자치회비나 교비와 달리 격려금은 (돈을 제공한) 학생처에서 따로 증빙을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돈이라고 당시에 인식하고 있었다.

Q. [사회과학대 학생회장] 9월초에 처음으로 격려금 관련 문제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나와있는데, 그 이후인 10월에도 이를 사용한 것인가?

A. [총학생회장] ‘문제제기’라기 보다는, 30만원을 정기총회 결산 보고 내역에 포함시킬 것인지 아닌지를 두고 재정사무국장과 논의를 했었고, 최종적으로 포함시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을 했다. 이후 전, 현직 집행위원들이 문제를 제기한 12월 초까지는 문제가 없었다고 인식했다.

 

[사과대 학생회장] 단순히 증빙불가가 문제가 아니라 이를 회식비로 쓴 후 채우겠다고 했으나 하지 않았다. 또한 30만원 중 얼마를 어떤 용도로 썼는지 계속 말이 바뀌었고 9월 결산 당시 재정사무국장이 30만원의 내역을 물었지만 이후에도 별다른 문제의식이 없었으며 10월에 또다른 지출이 있었다. 회칙에 대해 이를 인지 못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재정 운용에 대한 기본적인 원칙을 알고 있는지 의문이다.

Q: [참관인] 이전에 문제가 있었음을 알았는데도 시정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A. [총학생회장] 총학생회 내부적으로 사용가능한 금액이라 생각해서 문제를 인식하지 못했다.

[부총학생회장] 저의 경우 회칙 내용은 알고 있었으나, 30만원의 존재는 9월 결산 중 국, 차장들을 통해서야 처음 알았다.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 판단해 총학생회장에게 몇차례 (30만원에 대한) 질의를 했다. 하지만 이미 지출이 된 상황이었고, 이 사안에 대해서 다른 방안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시정이) 미뤄졌다고 말씀드린다.

[집행위원] 2017년에 회칙 개정을 통해 ‘기타 수입’ 항목이 생겼고, 개정 당시 총학생회장이 서양어대 부학생회장, 부총학생회장은 영어대 학생회장으로 참여하고 있었는데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사퇴 여부와 관계없이 책임을 제대로 이행하길 바란다.

‘성희롱 관련 내용’

Q. [한국어교육과 학생회장] ‘성욕, 물욕이 없다’는 발언의 대상이 특정인이 아닌 본인이라고 지칭했는데, 이 발언이 나온 상황을 설명해달라.

A. [부총학생회장] 발언 당시 총학생회실에 총학생회장과 저 외에 제3자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누군가를 지칭하지 않은 말이지만, 당시 이를 들은 3자가 불쾌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사회과학대 학생회장] ‘성욕, 물욕이 없다’는 발언은 특정 대상을 지칭하지 않아도 듣는 사람이 불쾌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변명이 될 수 없다. 또한 특정 동아리 성적 대상화에 대해 “성적 대상화를 할 이유가 없고 순수한 팬심에서 나온 말이며 인권연대국 설치를 통해 젠더 관련 담론을 외대 학생 사회에 스며들게 했다”고 표명했는데, 해명과 관계없이 해당 발언은 성적 대상화, 희롱의 소지가 있기에 충분히 문제가 있다. 본인의 발언을 인정하거나 당사자에게 사과한 것이 아닌 ‘그런 발언이 있었다’는 정도의 애매모호한 태도와 피상적인 변명이 학생 대표자의 태도인지 의문이 든다. 총학생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바이다.

[총학생회장] 인권연대국 설치가 논란이 된 발언의 참작사유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다만 누군가가 제 말로 인해 기분이 나빴다면 저는 그에 대해 충분히 사과할 수 있는 사람이며, (폭언의 경우) 실제로 사과를 했다. 다만 당사자가 직접적으로 요청한 사과 혹은 소명 요청에 대해서, 전직 집행위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자 논의할 테니 총학생회장단에게 참석하라고 요구한 것은 어폐가 있다고 판단했다. 전, 현직 집행위원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문제를 파악하고 사과를 한다 해도 그 이후 총학생회 운영에 있어 차질이 빚어질 것은 당연한 문제일 것이라 생각한다.

‘언어폭력 관련 내용’

Q. [베트남어과 비대위장] 폭언과 관련해서 총학생회장의 입장이 궁금하다.

A. [총학생회장] 당사자 면전 앞에서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은 없으며, 친분이 있는 사람들끼리 있을 때 하거나 혹은 총학생회실에 있을 때 혼잣말을 한 상황에서 누군가가 이를 들었다는 것으로 보아 (폭언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Q. [사회과학대 학생회장] 소명절차를 진행한 중운위의 사실관계 문건에서는 욕설을 한 당사자들에게 모두 사과를 했다고 한 반면, 총학생회장의 입장문에서는 언어폭력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작성되어 있다. 두 내용이 다른 이유에 대해 설명해 달라.

A. [총학생회장] 개인적인 친분에서의 대화와 업무상 대화 사이의 구분이 필요하다. 업무상 대화의 경우 진행에 차질이 생기거나 개인의 실수가 있을 때 비롯된 발언으로, 잘못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욕설이 있었으나 이후에 모두 사과했다. 반면 개인적으로 욕설이나 언어폭력을 한 적은 없다.

Q. [참관인] 언어폭력과 관련해 총학생회장도 욕설을 들었다고 입장문에 나타나 있는데, 언어폭력이 일어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A. [총학생회장] 총학생회 내부에서 업무를 하다 보면 갈등이 표출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집행위원들과 일을 하면서 욕설을 하게 된 상황을 설명하면, 총학의 내부 질서나 집행체계를 위협할 만한 말들을 간접적으로 많이 전해 들었다. 예를 들면, 집행부 회의에서 총학생회장단과 일을 못하겠다고 비토 안건을 상정한다는 경우 등이 있는데, 총학생회장단과 갈등을 빚는 집행위원이 아님에도 불만을 나타내는 일들이 임기 중에 있었다.

[LD학부 학생회장] 총학생회 운영질서를 위협한다고 발언한 것은 유감이다. 운영에 문제가 있다면 이를 확인하고 논의를 통해 변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총학생회장의 역할인데, 그러지 않았다는 것은 총학생회장이 그동안 가져온 비민주적인 인식이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총학생회장] 집행위원들과 일을 하면서 위원들이 충분히 가질 수 있는 불만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따져 묻거나, 몰아세우지 않았다고 말씀드리겠다. 그리고 비민주적으로 운영했다는 부분은 납득하기 어렵다.

[집행위원] 언어폭력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은 구체적인 발언 하나 때문에 터진 것이 아니다. 이전부터 계속 뒷담화가 오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제가 하지 않은 말에 대해서도 오해가 있었고 그로 인한 뒷담화가 갈수록 심해지다 보니까 욕설이 오갔다.​

(2부에 계속됩니다)

 

​한달수 기자(hds80228@naver.com)

허예진 기자(abastravv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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