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인하대에서 한 대학생이 동급생에 의해 성폭행당한 뒤 학교 건물에서 추락해 숨지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학생들에게 가장 안전해야 할 공간인 대학 내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만으로도 그 파장이 컸으나, 그 무엇보다도 충격적인 것은 사회가 이를 다루고 소비하는 방식이었다. 인하대 동급생 성폭행 사망사건의 가해자는 피해자와 같은 인하대 재학생이었던 ‘김XX’이라는 한 20대 남성이다. 하지만 이 사건의 가해자는 그 한 명이 끝이 아니다. 가해자 김XX 그 너머에 언론, 대학, 정부기관이라는 공범‘들’이 있었다. 언론은 사건 발생 직후부터 사건의 본질은커녕 오로지 ‘조회수 경쟁’에 치중한 자극적인 헤드라인으로 망인의 마지막 길을 어지럽혔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발표한 모니터 자료에 의하면, 선정적 표현을 사용한 언론사는 <연합뉴스>, <SBS> 등 60여 곳, 성차별적 표현을 사용한 언론사는 <중앙일보>, <뉴시스> 등 40여 곳에 달한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신문윤리실청요강 제3조 보도준칙에 따르면, 범죄·폭력·동물학대 등 위법적이거나 비윤리적 행위를 보도할 때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해서는
尹정부, 등록금 인상 허용할 가능성 커 ‘지름길’ 등록금 인상만이 대학 재정 위기 해답일까 등록금 고지서 보고 한숨을 내쉰 적이 있을 것이다. 특히나 당신이 '전액 등록금·장학금 면제자'라면 말이다. 올해 4년제 사립대(155개교) 평균 등록금은 752만 3,700원이다. BHC 치킨 뿌링클 한 마리가 1만 8천 원이다. 사립대 1년 치 등록금이 뿌링클 418마리와 맞먹는다. 실감이 가는가? 이렇게나 비싼 등록금은 대학생 혹은 부모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는 대학이 등록금을 올릴 수 있게 규제를 풀어주겠다는 입장이다. 외부 유출된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이행계획서’에서는 ‘국가장학금 Ⅱ유형과 연계한 등록금 관련 규제 단계적 개선’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지난달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2022년 하계 대학총장세미나에 참석한 장상윤 교육부 차관 역시 “등록금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데는 정부 내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지난 5일 박순애 교육부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이에 대해 “물가가 너무 오르기 때문에 우리가 공약을 만들었던 사안이더라도 시행되는 시기는 조금 여유가 있을 수 있다”며 “당장
3년 만에 개최된 오프라인 퀴어퍼레이드, 모두의 행사 되다 지난 7월 16일, 서울광장이 무지갯빛으로 물들었다. 수많은 퀴어가 서울광장에 모여 슬로건인 "살자, 함께하자, 나아가자"를 외쳤다. 이번 제23회 서울퀴어퍼레이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3년 만에 열린 오프라인 축제다. 그만큼 참가자들의 기대도 컸다. 들뜬 분위기 속, 트렌스젠더 활동가 박에디, 비건 퀴어 페미니스트 연극배우 이리가 사회를 맡은 무대 위에서는 브라질리언 앙상블 퍼커션 '호레이', 국내 유일 LGBTQ+ 보이그룹 '라이오네시스', 소수자연대풍물패 '장풍' 등 다양한 퀴어 공연 팀이 화려한 공연을 선보였다. 한편, ‘혐오 집회’ 도 이날 서울광장 반대편에 자리했다. 혐오 집회는 매년 퀴어퍼레이드가 열릴 때마다 찾아오는 불청객이다. 혐오 집회자가 부르는 아리랑 소리가 너무 커 귀가 먹먹했다. 그럼에도 퀴어퍼레이드 현장에 참여한 이들은 불쾌한 기색을 크게 드러내지 않았다. 그들이 혐오에 맞서는 방법은 ‘웃음’ 이었다. 서울광장 진입 횡단보도 앞, ‘부모님은 여전히 여러분을 사랑하십니다’ 라는 피켓을 든 혐오집회자에게 축제 참가자들은 ‘힘내라’ ‘파이팅이다’ 라며 웃는 얼굴로 인사를 건넸다.
글러브에 안착하는 야구공처럼 캐치볼을 하고 있는 세 친구의 관계는 끈끈해 보인다. 이렇듯 기태, 동윤, 희준은 우정을 다지며 추억을 쌓아나간다. 하지만 괜한 자존심에, 마음은 그게 아니지만 자꾸만 엇나가는 행동에 좋았던 관계는 틀어지기 시작하고 한 친구는 죽음을, 한 친구는 전학을, 한 친구는 자퇴를 하며 추억은 비극으로 전환된다. 기태의 죽음의 이유를 알기 위해 아버지가 친구들을 찾아가는 이야기로 전개되는데 이는 추리소설의 전개 방식과 비슷해 보인다. 죽음으로 영화가 시작돼 죽음의 이면을 추리하는 서사 방식은 유명한 고전영화 <시민 케인>을 떠오르게 한다. 섬세한 심리묘사, 사람과의 관계, 그리고 죽음 뒤 숨겨진 이면을 나타낸 영화 <파수꾼>은 2011년에 개봉된 윤성현 감독의 독립영화 데뷔작이다. 윤성현 감독은 <아이들>, <여행극>, <바나나쉐이크>까지 그동안 남성 위주의 관계에 대한 서사를 얘기하는 영화를 만들어 왔다. 그렇기에 <파수꾼>은 2008년부터 찍혀져 온 단편영화의 연장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약 3편의 영화를 함께한 변봉석 촬영감독은 카메라를 손으로 들고 찍는 방식
짠, 여기 우연한 계기로 만난 두 남녀가 술잔을 부딪친다. 살짝 붉어진 얼굴로 꽤 즐거워하는 두 사람. 초록색 소주병들이 테이블 구석탱이에 쌓이고, 주인공들은 혀가 꼬인 목소리로 진솔하고 대범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급격히 마음의 벽을 허문다. 계산하고 나와서도 집에 가기 아쉬운지 술집 밖 담벼락에서 갑자기 키스를 시작하고, 키스는 남자주인공(거의!) 집 침대에서 이어진다. 애석하게도 방심위 심의 문제로 중간 과정은 생략. 그리곤 아침에 눈을 뜨는 두 사람. 어제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고, 여자는(혹은 남자도) 너무 쪽팔린 나머지 급하게 자리를 피한다 -남자는 벗고 여자는 꼭 나시를 입고 있다. 대체 왜..?- 집 와서 쪽팔림에 이불킥 한 번 날려주지만, 거짓말처럼 두 주인공은 원나잇을 계기로 가까워진다. 미디어 속 원나잇 연출은 더는 낯설지 않다. 섹스 묘사하는 장면 좀 나왔다고 19금 딱지 붙는 건 옛날이야기다. 원나잇은 보통 주인공 두 명의 서사에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한 장면으로써 쓰인다.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원나잇 이후 드라마 속 여자주인공의 걱정이라곤 ‘아, 앞으로 저 남자 어떻게 보냐’ 뿐이다. 과연, 술김에 원나잇 한 여자들이 부끄러워하며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