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6 (수)

대학알리

가톨릭대학교

[청년과 종교] 저는 ‘개신교’를 믿는 청년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가능성’의 존재
김진수 총무 “종교개혁 당시의 마음가짐을 돌아보고 끊임없이 성찰해야 한다”

 

 최근 종교를 믿지 않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2024년 한국리서치 정기조사에 따르면 18세부터 29세까지의 인구 10명 중 7명이 무교라고 응답했으며 종교를 믿는 청년 중 개신교는 13%, 천주교는 7%, 불교는 8.5%, 기타 종교 2%에 그쳤다.


이러한 청년층의 종교 이탈 현상은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외부적으로는 몇 년간 한국 사회에서 종교계가 보여준 각종 범죄행위와 과도한 정치 참여, 저출산과 경제적 여건 등이, 내부적으로는 기성세대와의 소통 부재와 갈등, 수직적인 구조, 제도의 규율화와 종교의 재정적 세속화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반대로 청년들의 ‘종교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불교의 나는 절로(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에서 주관한 미혼 남녀 커플 매칭형 템플스테이), 뉴진스님(오랜 불교 신자였던 코미디언 윤성호 씨가 승복을 입고 활동하는 캐릭터), 불교박람회는 청년세대의 큰 관심을 끌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청년층의 종교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시점에도 자신의 종교를 믿고 종교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청년들이 있다. 이번 코너에서는 자신의 종교를 믿는 청년들의 신앙적인 이야기와 종교활동을 하며 겪은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종교는 ‘개신교’다. 개신교는 하느님과의 관계를 중요시 생각하며 구원과 믿음과 실천을 강조하는 종교다. 개신교의 이야기를 듣고자 한국기독청년협의회 김진수 총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국기독청년협의회에 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기독청년협의회는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원 교단들의 청년협의회입니다. 1976년에 설립돼 올해로 50회기를 맞이했습니다.


저희 단체는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한국기독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 대한성공회, 기독교한국루터회 소속 전국 청년연합회들이 회원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저희는 암흑기였던 1970년대 이 땅의 민주화와 정의, 평화의 문제에 관해 기독 청년으로서 응답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입니다. 설립 초기에는 독재 정권에 맞서 민주화운동에 앞장섰으며, 현재는 생명과 평화, 기후 위기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노력하는 개신교 운동 단체입니다.


특별히 개신교를 선택하고 믿게 된 계기가 있나요?


종교를 선택한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 모태신앙은 아니나 어머니가 데리고 교회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인생의 첫 시작을 개신교 교회에서 맞이하게 됐습니다.


저는 신학교를 졸업했고 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면서 (교회에 대한)여러 가지 고민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평생 개신교를 믿어왔고, 개신교인으로 살아왔던 게 한편으로는 제 정체성의 일부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예수에 관한 그림들, 하나님에 관한 이야기, 성령과 이 세상의 이야기들이 저에게는 세상을 살아가는 기준점이 됐기에 현재도 개신교를 믿고 있습니다.


개신교의 신앙과 영성이 일상생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어느 설문조사를 보니 종교의 가치를 일상생활에서 실천하고 있는 비율이 가장 높은 게 ‘개신교’라고 합니다. 개신교는 종교와 일상을 크게 구분하지 않고 일상에서 종교를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종교라고 생각합니다.


배경 음악이 밑에 깔리고 배경 화면이 나오듯이 개신교의 신앙과 영성 은 전체적인 틀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같습니다. 그래서 저에겐 종교적인 가치들이 생각의 근거와 판단의 근거, 더 나아가서는 실천의 근거들이 됩니다.


개신교를 믿는다고 밝혔을 때 겪었던 오해나 편견이 있나요?


현재 개신교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는 ‘극우와 보수’입니다. 실제로 여러 가지 통계가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개신교인임을 밝혔을 때 “어떤 시선이 느껴진다”기 보단 “내가 스스로 어떤 시선을 만들어 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저 같은 경우에는 평화와 관련된 공부를 하러 평화학에 관한 그룹 스터디를 한 적이 있습니다. 평화를 공부하면서 평화를 저해하는 요소들로 언급되는 실제 사례들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개신교가 핵심적인 역할을 많이 해 왔다는 사례들이 다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모임에서 자기소개를 하거나 제 이야기를 하게 될 때 “저는 교회를 다닙니다”라고 소개를 한다면 동료들이 저를 “폭력과 혐오와 평화를 저해하는 사람”으로 인식되겠다는 생각을 먼저 하지 않을까 지레 염려하게니다.


실제로 평화 그룹 스터디에서 “저는 교회를 다닙니다”라고 이야기했을 때 서로 조심하는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쉬는 시간이 되면 참여한 사람들이 “저도 교회 다녀요”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이분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사회적인 이미지와 개신교를 향한 낮은 신뢰도가 많은 개신교 성도들을 힘들게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반면 자랑스러워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는 다르고 이러한 행위는 세상의 기준이 아니라 하나님의 법이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 내용이 차별과 혐오, 배제인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청년으로서 개신교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개신교를 하나로 묶어서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하나의 공통된 조직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한국 개신교의 문제점이라 한다면 수직적인 의사결정 구조, 남성 중심, 장년과 노년 중심 문화가 많은 문제점을 야기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교회 내 권력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2024년 종교 인식 조사에서 밝힌 개신교 키워드는 ‘이기적 집단’이었습니다. 개선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키워드와 인식이 강화될 것입니다.


하나 더 원론적인 문제를 이야기한다면 개신교는 천주교로부터 나름의 개혁을 하기 위해 이탈한 조직입니다. 종교개혁은 전통의 모순을 고발하고 신 앞에 더 정직하게 살아가겠다는 취지의 선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우리는 개혁하고 있는가?”라 묻고, 또 개혁하고 있다면 어떤 도전을 하고 있으며, 자신을 돌아보고 개혁하고 쇄신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지 물어야 합니다. 우리는 “예수를 믿는 예수교인데 예수를 닮아가는 용기가 있는지”를 꾸준히 물어야 하고 문제의식을 구조적으로 제기하고 자정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개신교 교회는 구시대적인 조직으로 남을 것입니다. 도전하고 쇄신하려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당신에게 ‘예수 그리스도’는 어떤 존재인가요?

 

가능성입니다.


예수라는 존재는 2000년 전에 있던 한 남성이지만 우리가 그를 신으로 고백하고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존재로 고백합니다. 이는 예수라는 인간이 보였던 새로운 구원 세계의 가능성, 가능성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존재로 바라봅니다.


인간과 신을 연결할 수 있는 새로운 존재라 믿습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이 단순히 고백이 아닌 살아가는 일상과 조직 속에서도 구원의 가능성을 구현할 힘을 주는 것이 개신교가 아닐지 생각합니다.

 

 

 

김동현 기자(mvp2450@naver.com)


편집인: 조우진 편집국장 (국제 21)
담당 기자: 김동현 기자 (신학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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