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코로나19 이후 완화된 평가 방식으로 대학가의 평균 학점은 높아졌다. 높아진 학점은 대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안겨준 듯 보인다. 그러나 모두가 높은 학점을 받는 현실에서 A 학점은 더 이상 경쟁력이 되지 못한다. 학생들은 성적이 아닌 또 다른 기준을 찾아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학점 인플레이션이 경쟁을 없앤 것이 아니라 경쟁의 무대를 성적표 밖으로 옮겨 놓은 셈이다. <대학알리>는 이러한 ‘A 학점의 역설’을 추적했다. 대학알리미 성적평가 데이터를 비롯해 학생과 인사담당자,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학점 인플레이션 이후 대학생들의 현실을 들여다보고, 성적표가 잃어버린 의미와 신뢰를 되짚어본다. 높아진 학점은 대학생을 더 자유롭게 만들었을까. 아니면 성적표 밖에서 또 다른 경쟁을 시작하게 했을뿐일까. 최근 기업들의 채용 기조는 학점보다 직무 경험과 실무 역량을 중시하는 경향이다. ‘몇 점 이상의 학점’이 마치 취업을 위한 필수 조건처럼 여겨졌던 과거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이러한 변화의 주된 요인으로는 코로나19 시기 심화된 대학의 ‘학점 인플레이션’이 지목된다. 이 시기를 겪은 학생들이 본격적으로 취업에 뛰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의 성적 평가 방식이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뀌고 있다. 상대평가는 학생 간 성적을 비교해 일정 비율에 따라 학점을 부여하는 평가 방식인 반면, 절대평가는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그에 따른 학점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절대평가를 경험한 학생들은 경쟁에 대한 부담이 줄고 학습 자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학기 절대평가 과목을 수강한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A 씨(22)는 가장 크게 느낀 변화로 학습에 더 집중하게 된 것을 꼽았다. 그는 “학생들 간 경쟁이 줄어 수업 분위기가 편안해졌다”라며 “결과 보다 과정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라고 답했다. 특히 “그동안 석차를 가르기 위해 나오던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문제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에 절대평가 제도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학생 B 씨(21)는 절대평가가 학생 간 경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느냐는 질문에 “어느 정도 그렇다”라고 답했다. 가장 크게 체감한 부분 역시 ‘학점 경쟁에 대한 스트레스 감소’였다. 학생들 사이에서 협력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상대평가에서는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이 경쟁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절대평가에서는 다른
* 해당 기사는 '외대알리 지면 41호: 틈'에 실린 기사로, 2026년 8월에 작성되었습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전경 <사진=한국외국어대학교 홈페이지> 한국외국어대학교(이하 ‘한국외대’) 어문계열 학생이라면 졸업을 준비하며 한 번쯤 마주하는 시험이 있다. 외국어능력시험 FLEX(Foreign Language Examination)다. FLEX는 한국외대가 외국어 능력을 객관적이고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개발한 공인 외국어능력시험으로, 1999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영어뿐 아니라 독일어·러시아어·스페인어·일본어·중국어·프랑스어 등 여러 언어를 평가한다는 점에서 다른 어학시험과 차별성을 갖는다. 2005년부터 대한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시행해 왔으나, 2025년부터 한국외대가 시험 운영을 전담하고 있다. 한국외대에서 FLEX는 학생들의 외국어 능력과 졸업 요건 충족 여부를 검증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그러나 국가공인 시험이라는 제도적 지위를 오랫동안 유지해 온 것과 달리, 기업의 채용 과정이나 취업 준비 현장에서 FLEX를 접하기는 쉽지 않다. 시험에 부여된 공적 지위와 사회에서의 실질적인 활용도 사이에 틈이 벌어져 있는 것이다. 졸업 요건은 왜 F
* 해당 기사는 '외대알리 지면 41호: 틈'에 실린 기사로, 2026년 8월에 작성되었습니다. “학생회가 대학 생활에 필요한 존재인 건 맞아요. 하지만 그게 제 취업이나 진로에 당장 도움이 되진 않잖아요.” 서울 소재 한 대학에 재학 중인 A씨는 학생회 활동을 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과 행사나 성적 산출 방식 개편 등 학생회가 꼭 필요한 순간들이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취업난 속에 당장 학점과 스펙을 챙기기도 벅찬 현실에서 시간과 에너지가 크게 소모되는 학생회 활동은 자연스럽게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연말 대학가 선거철만 되면 캠퍼스 곳곳을 수놓던 화려한 선거 포스터와 유세의 함성은 이제 옛말이 됐다. 학생들의 권리를 대변하고 대학 문화의 중심에 섰던 학생회는 이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효율성’을 중시하는 요즘 대학생들의 냉혹한 평가 앞에 설 자리가 없다. 10곳 중 5곳은 ‘후보 없음’… 엇갈리는 필요와 참여 학생 사회의 위기는 특정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치로 드러난 현실은 캠퍼스 전반에 걸친 '자치 붕괴'를 명확히 보여준다. 2025년 기준 서울 소재 4년제 종합대학 3
* 해당 기사는 '외대알리 지면 41호: 틈'에 실린 기사로, 2026년 8월에 작성되었습니다. * [알못 주제에]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섣불리 기사를 쓰지 말자는 마음에서 기획했습니다. 저희는 어설픈 '잘알'보다는 '알못'이 되기로 했습니다. 한 번의 경험에서 모든 것을 알 수 는 없겠지만, 한 번의 취재로도 당사자와 외부인의 어려움은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알못 주제에]는 우리가 일상에서 놓쳤던 것들을 만나고 체험합니다. 이 기사를 통해 지금까지는 몰랐지만 조금이나마 알아가며 공감할 수 있도록 저희가 느낀 현장 그대로를 전달하겠습니다. 셔틀 없이 캠간 이중전공생이 되어봤다 7월 26일 오후 5시 31분, 외대알리 취재진은 글로벌캠퍼스 도서관을 나섰다. 목적지는 서울캠퍼스였다. 이날 하루만큼은 두 캠퍼스를 오가며 수업을 듣는 ‘캠간 이중전공생’이 돼보기로 했다. 취재진이 선택할 수 있는 이동 수단은 광역버스와 지하철뿐이었다. 한여름 더위 속에서 긴 배차간격을 견디며 버스를 기다렸고, 버스에서 내린 뒤에는 다시 지하철로 갈아탔다. 버스에 올라탄 뒤에도 상당한 시간을 도로 위에서 보내야 했다. 처음에는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목적지까지는 멀
* 해당 기사는 '외대알리 지면 41호: 틈'에 실린 기사로, 2026년 8월에 작성되었습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참정권 보장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촉발했다. ‘나의 한 표’가 올바르게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제도와 행정 전반의 개선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러나 선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참정권 침해 문제는 이러한 일회성 행정 차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선거가 치러질 때마다 제도적·환경적 이유로 권리 행사에 어려움을 겪어온 장애인 유권자들의 현실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과제로 남아있다. 투표권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모든 시민에게 동등하게 보장돼야 할 기본권이지만, 장애인 유권자들은 이를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축약된 점자 공보물, 경사로나엘리베이터가 미비한 투표소 환경, 현장 보조 지원 규정의 불명확함 등이 대표적이다. 다수와 소수 사이에서 여전히 남아 있는 참정권의 틈을 짚어보기 위해 본지는 장애인 유권자의 선거 참여 환경을 살펴보았다. 장애인 참정권, 선관위의 대응은 충분했나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장애인 유권자들은 후보와 정당의 공약을 파악하는 데 있어 비장애인 유권자와 동등한 수준
* 해당 기사는 '외대알리 지면 41호: 틈'에 실린 기사로, 2026년 8월에 작성되었습니다. 2020년, 「청년기본법」의 시행으로 청년정책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청년정책을 꾸준히 확대해 왔으며, 중앙정부는 올해 48개 중앙행정기관이 참여하는 389개 청년정책 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약 30조 원을 투입한다. 정책의 규모와 종류가 확대되는 가운데, 실제 청년들의 삶에는 어떻게 다가오고 있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외대알리는 청년들과 전문가를 취재해 정보 접근성, 정책 설계, 지역 간 환경을 중심으로 청년과 정책 사이에 놓인 ‘틈’을 살펴봤다. 정부 홈페이지보다 SNS를 통해 청년정책 찾는 청년들 “관련 정보가 여러 사이트에 흩어져 있고 홈페이지 안쪽에 공고문이 숨어 있는 경우도 있었다.” 대학생들은 정부 홈페이지보다 SNS를 통해 청년 정책을 주로 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NS에서는 숏츠나 카드뉴스를 활용해 분산되어있는 청년 정책들을 쉽게 정리해서 알려주기 때문이다. 대학생들은 정책을 신청하기 이전에 어떤 정책이 있는지 찾는 과정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실제로 알리와 인터뷰를 한 한 대학생은 “관련 정보가 여러
* 해당 기사는 '외대알리 지면 41호: 틈'에 실린 기사로, 2026년 8월에 작성되었습니다. 청년정책은 중앙정부뿐 아니라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지역의 여건과 청년 수요에 맞춰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같은 청년이라도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정책을 접하는 기회와 문화·교육 등 생활에 필요한 기반에는 차이가 나타난다. 외대알리는 지역을 옮겨 생활한 청년들의 경험을 통해 거주 지역에 따라 청년정책의 접근성과 이를 둘러싼 환경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봤다. 남양주에서 청주로, 체감한 인프라 격차 경기도 남양주에서 생활하다 충북 청주로 이주한 대학생 A씨는 지역이 바뀌면서 청년정책을 접하는 환경과 생활 여건에서 차이를 체감했다고 말했다. A씨는 “남양주에서는 SNS나 인터넷에서 청년정책을 접하면 경기도나 서울에서 운영하는 사업 정보가 함께 노출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청주에서는 ‘청주시 청년정책’이나 ‘충청북도 청년정책’을 직접 검색해야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었다”며 “정책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찾는 과정이 번거롭고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가장 크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생활환경에서도 차이를 체감했다. 그는 “남양주는 서울과 가까워 공연·전시, 취업 설
* 해당 기사는 '외대알리 지면 41호: 틈'에 실린 기사로, 2026년 8월에 작성되었습니다. 외대앞역 개찰구를 나서면 정문까지 이어지던 정겨운 골목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왔다. 김밥집과 커피집이 늘어선 그 상가, 그리고 역사 아래 있던 오래된 철도 건널목까지, 다소 불편하면서도 정겨웠던 이 풍경들은 이문동 하면 떠오르는 추억의 일부였다. 하지만 2026년이 된 지금, 이제 그 흔적들은 하나둘 사라졌다. 신축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들어서며 상권의 중심축은 신축 단지 주변으로 옮겨갔고, 임대료 격차를 감당하지 못한 기존 상인들은 문을 닫거나 다른 지역으로 밀려났다. 재개발 이전부터 살아온 주민들 역시 상당수가 동네를 떠났다. 익숙했던 풍경들이 지워지는 사이, 이문동을 이문동답게 만들어 온 요소들도 함께 사라진 것이다. 외대알리는 달라진 학교 앞 상권의 구조를 취재하는 한편, 재개발 전후의 모든 변화를 지켜본 한국외대 학생들과 이문동 주민을 만나 사라진 '이문동다움'의 의미를 짚어봤다. 외대 앞 뒤흔든 '신'상권의 그늘, 옮겨간 상권 중심축 새 아파트가 들어서고 입주가 시작된 지는 이제 겨우 2년 남짓. 하지만 이 짧은 기간 동안 외대앞역에서 정문으로 이어지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