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4 (화)

대학알리

이화여자대학교

김맛누리 3월의 맛 : 탕수육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나는, 참 잘 먹고 다녔다. 그런데 나는 내가 잘 먹고 다닌다는 사실에 대하여 주변 사람들로부터 정말 이상한 감탄사를 곁들인 말들을 많이 들어왔다. 그 말들 대부분은 요약건대 이러하다. 

넌 정말, 잘 먹고 다니는구나! 그것도 혼자! 

이 문장을 발화함으로써 혹자는 나를 대견해하고, 혹자는 나를 괴이하게 보았으며, 혹자는 내가 돈이 철철 흘러넘치는 금수저의 자식이라 오도하였다. 왜 그들은 먹는 행위를 깎아내리거나 지나치게 비범하게 보는 우를 범하여 나를 민망하게 하였나? 이에 대해 지난 이십 평생 귀찮아서 말하지 않았던 내 삶과 먹음에 대한 개똥철학을 이제 이 지면을 빌어 펼치려 한다. 내가 나를 위해 먹는 행위에 대하여 타인이 가타부타 평가하는 것이 불쾌하고, 이를 불쾌하지 않은 척 어색한 웃음으로 비비고 넘어가는 것을 더는 스스로 용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 나는 타인이 나의 식이 행동에 평가를 하는 것이 불쾌하다. 나 자신의 복리후생을 위해 잘 먹고 다니려 하는 것이 도대체 왜 칭찬받거나, 손가락질받을 일이란 말인가? 이것은 누구도 범할 수 없는 오롯한 내 영역이다. 

이러한 필자의 주장은 사람, 특히 나 자신을 모든 것의 우선에 두는 인간애, 자기애에서 비롯한다. 나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즉 삶을 살아가는 주체로서의 ‘나’이다. 그렇다면 “나”가 존재하기 위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생존이다. 생존은 동력이 필요하다. 생존의 동력은 영양분이고, 우리는 영양분을 음식으로부터 얻는다. 그렇기에 먹는 것은 우리의 삶에서 가장 근간이 되는 요소이자 동시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작작 먹어” “대충 먹어” 따위의 삿된 말로(!) 좌시될 수 없는, holy performance이다! 

갑자기 지난 1학년 1학기에 뭣도 모르고 수강신청을 했다가 큰코다치고 drop하였던 “일상의 모든 것이 performance”라는 우리 학교 영문학과 교수님의 교양강의가 떠올랐다. 아아 교수님. 그때의 제 그릇은 술과 마른안주로 가득 차 교수님의 강의력을 담기에 한없이 부족했나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엄청난 명강의였던것을……. 그렇다고 해서 다시 들을 생각은없다. 왜냐면, 지금의 내 그릇에 이미 재수강 과목과 각종 맛집 음식과 일거리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나는 앞으로 김맛누리 칼럼을 주야장천 쓰며 잘 먹고 잘살 것인데, 이 글쓰기 행위와 식이 행위가 단지 자기만족에서 끝나지 않고 내 주변 사람들과 이 글을읽는 독자들 모두가 삶과 먹음의 즐거움에 동참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되어 모두가 만족하길 바란다. 그리하여 그 결과로 나 또한이십 평생 나 혼자만 잘 먹고 잘살던 시대를 넘어 다 같이 잘 먹고 잘사는 대동사회를 건설하는 동량지재로 쓰이길 바란다. 절대 필자의 단과대학이 인문대학이라 대동을 갖다 붙인 건 아니라는 사실을 쓸데없는 정보이지만 알아줬으면 한다.
*인문대학의 FM 구호는 “대동”이다.

 

main: 탕수육

아아, 구닥다리 표현을 하나 붙여 2016년의 오늘을 불러보자면 꽃피는 춘삼월이다(실제로 꽃이 폈든 말든 전혀 상관없다). 아아. 그리고 이화와 대학언론 역사에 길이 남을 전대미문의 비범함을 보이는(이라쓰고 ‘보이길’이라고 읽는다) 이대 알리의 창간호는 바로 여러분이 들고 있는 이 3월호이다. 이대 알리도, 이화인의 학업도 새로이 시작하는, 처음이 도래하였다. 무릇 처음에는 환영이 진심이든 아니든 뒤따르기 마련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나는 문득 2015년, 내가 새내기였을 때 입학식에서 받았던 환영이 떠올랐다. 작년은 양의 해였던가, EWHA와 2015가 새겨진 양 인형과 이화여자대학교 입학처가 각인된 초록색 망사파우치를, 그때의 환영이라 여겼다. 그 이후로 학교가 3.75 장학금 폐지, 파빌리온 건축, 프라임, 코어사업 추진(이에 대해서는 이번 3월호 본지의 기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더욱 자세히 알 수 있다) 등 각종 이벤트를 팡팡 속전속결로(=다른 말로는, 학교의 구성원인 학생의 동의를 자세히 구하지 않고) 행하며 나에게 충격을 안길 때 양 인형과 망사파우치는 톡톡히 제 몫을 해주었다. 양 인형은 살다가 지친 나의 베개가 되어주었다. 그리고 이화초록빛 망사파우치는 화장품을 가득 담고선 어떤 자리에서도 나의 화장을 지켜주며 나에게 위로와 도움이 되어주었다. 이렇듯 ‘처음’의 ‘환영’은 우리에게 이토록 중요한 위상을 차지한다.


그리고 다시 3월이다. 2016년 3월, 우리에겐 어떤 음식이 우리의 “처음”을 열어주는 특별한 greeting menu, greeting performance로 마땅한가? 나는 이에 탕수육을 떠올렸다. 그렇다면 왜 탕수육인가?요즘에야 우리 학교 앞 포장마차에서도 변형된 형태로나마 오가다 사먹을 수 있을 정도로 흔해진 음식이다. 하지만 원래, 탕수육은 그런 음식이 아니었다. 입학과 졸업이라는 학생들의 큰 event가 벌어질 때마다 시내(서울 사람들은 모르는 시내의 번화함이란! 참고로 본 필자 는경상도 어촌출신이다.)의 중국집들은 미어터졌고, 자취생이 이사를 거듭할 때마다 이삿날 친구를 도와주러 무보수로 와준 친구들이 고마워 대접하던 음식이 바로 중화요리, 더 정확히 말하자면 중국“집”음식이요, 탕수육은 그 특별한 부류의 음식 중에서도 단연 정점에 있다 할 값지고 소중한 일품요리였다. 탕수육이야말로 진정 특별한 그대 벗들이 맞이한 새로운 일상을 greeting 하는 최고의 음식이 아닐까 하는, 탕수육 소스만큼이나 새콤달콤한 생각으로 이대-신촌 지역의 탕수육 맛집들에 대하여 감히 평하려 한다.


<바비슉슉>


가격은? 이 집에 가면 가장 많이 먹는 구성이 오므라이스 두 개와 탕수육 하나이다. 이리하여 2인 세트가 모두 15,000원, 인당 7,500원 되시겠다. 탕수육치고 상당히 기갈나게 저렴한 가격이다.
튀김옷은? 상당히 잘 튀겼다! 특별히 오감이 깨어나서 탭댄스를 출 정도의 독특한 튀김 스타일은아니지만, 깨끗한 기름에서 정직하게 튀겨낸 스타일의 튀김옷이다. 즉 탕수육 튀김옷계의 최태성, 베이직 하우스, 뭐 그런 느낌이다.
밑반찬은? 깍두기 모양의 잘게 자른 단무지와 키위 소스를 얹은 채 썰린 양배추 샐러드, 그리고 우동 국물 되시겠다. 바비슉슉 자체가 오므라이스와 탕수육에 주안점을 둔 분식집이니만큼, 깔리는 밑반찬도 분식답다. 그래서 필자는 좋다.
양은? 많긴 한데, 죽을 정도로 많지는 않다. 굉장히 굶주린 이화의 두 딸이 가서 다 먹어치우고서는 이게 배부른 것인가 아닌가 싶은 그런 양이다. 그러니까 학점으로 치자면 B- 정도? 재수강을 할 수도 없고 할 수 있다 쳐도 하기는 좀 모호하되 뭔가 개운하지는 않은 그런 기분이다. 결론은 배가 부르기는 하다.

접근성은? 이대 앞의 수많은 맛집 중 접근성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일단 이대역부터 이화여대 정문까지 뻗은 길의 바로 근처에 있으며, 가게도 그렇게 작지는 않으며,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런지 중국인을 위시한 관광객 rush도 없다. 정말 아는 자들만이 가는 곳이라 사료하는 바이다. 말하자면 수강신청 광클 실패하고 결국 나를 구원해주는 3 학점짜리 교양합창과도 같은 접근성이라 말할 만하다. 꿀이긴 꿀이되 뭔가 지금 가서 먹기에는 계륵인. 딱 교양합창 같은 접근성을 가졌다.

소스는? 선택의 폭이 가히 넓다. 세 가지인데, 탕수육소스치고는 특이하게 매콤/매콤달콤/달콤의 3단계로 나누고 있다. 필자는 여리디여린 필자의 성정만큼이나 연약하고 섬세한 미뢰를 지녔기에 무조건 달콤달콤파를 지향하나 갈 때마다 다른 벗들은 나 빼고 다 매콤달콤을 지향하기에 그냥 언제나 매콤달콤 맛으로 먹는다. 이것이 오늘날 대의민주제도의 문제인 것일까. 그러나 매콤달콤한 탕수육 소스가 타 탕수육 집들과의 차별점이자 이 집 탕수육의 관건. 이 집이 더 유명해지기 전에 꼭 드셔 보시길 바란다.

고기 총평은? 충실하되 특별한 맛을 기대하지는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아이덴티티는? 어느 가수의 노래였던가, ‘넌 내꺼중에 최고~’. 난 바비슉슉의 탕수육을 가히 분식집 탕수육 중에 최고라고 칭하고 싶다.*편집장 주: 편집장 본인이 일주일에 한 번씩 가는 집이다.

                                                                                                                                     
<탕트리스>


가격은? 일단 싸다. 매우 싸다. 종이컵(소): 1,300원, 종이컵(중): 2,500원, 종이상자(대): 6,000원의 아주 저렴한 가격. 주머니 사정 가벼운 학생들에게 있어 이 중 가장 접근성이 높은 탕수육이다.

튀김옷은? ……내가 싸다고 애기하지 않았던가. 다소 딱딱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그래도 튀김기름의 청결도는 상당히 높은 편. 튀김옷에서 길거리 포차 특유의 찌든 냄새와 쩐맛이 나지 않는 점에서 사장님의 쉐프로서의 소명의식 또한 이 집의 튀김 기름만큼이나 투명하고 순수한 것이 아닐까 짐작한다. 이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밑반찬은? 없다. 이곳은 포장마차다.

양은? 가성비 대박이다. 이곳의 이름이 왜 탕트리스인줄 아시는가? 용기에 고전 미인의 길고도 뽀얀 섬섬옥수같이 탐스러운 탕수육을 마치 테트리스 게임마냥 빈틈없이 채워준다는 점에서 착안하여 탕트리스(탕수육+테트리스)라 학생들이 명명한 것에서 유래하였다.

접근성은? 더할 나위 없이 우수하다. 지하철 이대역에서 하차하여 이화여대 정문으로 향하는 인도에 있다. apm상가와 아트박스가 있는 그 부근이다. 기억하도록.

소스는? 칠리소스와 간장소스 두 가지 소스를 미리 튀긴 탕수육과 함께 철판 위에서 버무려 개인의 기호에 따라 치즈 소스를 가감하여 뿌려준다. 보통의 탕수육이 특유의 달착지근한소스를 끼얹거나 볶거나 따로 내오는 방식과 달리, 탕트리스의 탕수육은 포장마차에서 판매하는 방식이라 수분이 많은 소스의 경우 위생관리와 판매 및 섭취에 있어 쉽지 않기에 이러한 전략을 취한 듯하다.

고기 총평은? 학교급식에서 먹었던 딱 그 정도의 고기 질과 맛이라고 생각한다. 입속에서 만개하듯 넘치는 육즙을 기대하거나 응달에 쌓인 눈마냥 사르르 녹아내리는 육질을 기대하지는 말 것. 그것을 포기한다면, 가히 만족스럽다.

아이덴티티는? Snack. 한 끼 식사로는 어려우나 한창 배고플 나이인 우리 이화인들에게 어울리는 고급스러운 간식으로 생각되는 바이다.

 

<화상손만두>

가격은? 13,000원. 정통 중국집 탕수육의 가격이 고작0.76470588235 뿌링밖에 안된다
*뿌링은 BHC 뿌링클 치킨의 준말로, 뿌링클 치킨의 정가는 17,000원이다. 이를테면 본 지면에서 뿌링클 치킨은 빅맥지수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치킨이 비싼 것인지, 탕수육이 싼 것인지……. 나는 치킨도 비싸고 탕수육도 싸다는 황희정승식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뿌링클 탕수육 얽혀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혀 백 년까지 먹어보세. 아인방원 만세로다. 이렇게 계속 아인 오빠 부르다 보면 언젠간 아인 오빠 눈에 좀 더 잘 보이는 새우젓이 되어 뿌링클 한 번 얻어먹을 수있을지도 몰라.

튀김옷은? 반죽이 상당히 충실하다. 반죽이 두꺼워 마치 이마트 새우튀김 같다는 얘기가 아니니 안심하라, 반죽이 맛있고 튀김도 충실하다, 바삭하되 이와 입천장이 아프지 않고 부드럽되 질척거리는 밀가루 덜 익은 내가 나지 않는다, 대통이로다. 학점을 주자면 에이쁠 주고 싶다. 이래 봬도 나 상당히 장미칼 같은 사람임.                                            

밑반찬은? 중국식 밑반찬인 짜사이(오이를 절여 고춧가루와 식초 등으로 무친 것)와 일본식 밑반찬인 단무지가 나온다. 아 한 식탁 안에 모여앉은 한국 손님, 그리고 일본과 중국 출신의 밑반찬들이여. 동아시아의 정상들이 이 식탁 위의 화합을 배워가야 하지 않을까? 어쩌면 이런 아부를 주인장께 하면 만두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흑심이 들어간 것은절대 아니다.
*삼생: 전생, 현생, 후생을 통틀어 일컫는다.

양은? 상당하다. 이 집의 모든 식사류도 싸서 전부 5,000원인데, 굶주린 이화의 벗들이 두 명이서 식사류 하나와 탕수육 하나를 시키면 배를 우리네 성적표 위의 C학점의 그 우아하고 팽팽한 곡선처럼 불리고 갈 수 있다. (C학점이 없으신 고결한 벗들에게는 미리 심심한 사죄의 말씀 전한다)

접근성은? 도쿠가와 이에야스 집권 전 히데요시와 히데요리가 살던 오사카 성의 그 철옹성, 해자, 뭐 그런 걸 생각하시면 된다. 그냥 겁나 어렵다는 뜻이다. apm 뒤편의 인적 드문 위치에 좁은 내부와 6개 남짓한 테이블, 주인장 혼자서 운영하시는 운영방식과 그로 인한 보헤미안 스타일의 영업시간, 언제나 칭다오 걸치는 어른들이 많은 이곳.

소스는? 흔히 동네 중국집 탕수육 소스에서 느끼는 저렴한 케첩 맛은 잊어주시길. 뭘 넣고 연금하셨는지는 미천한 식객 따위인 내가 알 리는 없지만 아주 청아하고 후레쉬하고 참이슬같은… 아, 아니 참된 상큼한 쥬이시한 맛이다. 굳이 떠오르는 비유를 대자면. 스킨푸드 광고에 출연한 임시완의 이미지와 비슷하다.

고기는? 충실히 쥬이시하도다                                                                                                              

아이덴티티는? 화상(화교 출신 상인)의 맛이다. 방방곡곡 먼이국땅에서 뿌리내려 살면서도 그들의 본연의 모습을 잃지 않은, 화상의 맛이다. 그냥 삼생의 덕이 쌓여 언젠가는 우리 벗들도 꼭 먹어보시길 바란다. 무슨 말이냐고? 여는 시간 맞춰가기 어려움에도 필자는 먹어봤다는 뜻이지롱!

 

<란주탕슉>


가격은? Regular Size는 13,000원. Large Size는 18,000원이다. 앞서 언급한 다른 탕수육 맛집들과 다르게 사이즈 선택권이 두 개다.

튀김옷은? 정통 중국식 탕수육인 꿔바로우답게, 쫄깃하고 바삭한 찹쌀 반죽으로 튀김옷을 입혔다. 이 점이 타 탕수육 맛집들과의 차별화이자 란주탕슉이 이대 앞 최강 탕수육 맛집을 넘어 최대 번성 맛집으로 자리 잡은 일등 공신이라고 할 수 있다. 상당한 수준이다. 쫄깃한데 바삭하고, 바삭한데 쫄깃하다니! 와룡과 봉추, 대교와 소교를 둘 다 내 입안에 가진 기분이랄까? 그러니까. Hen hao!

밑반찬은? 앞서 언급한 화상손만두와 같은 구성으로, 짜사이와 단무지를 내준다. 다른 점은, 여기 짜사이가 조금 더 오일리한 느낌이다.

양은? 미친 듯이 많다. 역시 장사가 잘되는 집은 다 이유가 있다. 굉장히 배고픈 이화의 두 딸이 가서 이것만 먹어도 배부르며, 여기에 짬뽕도삭면까지 시켜버리면 남기고도 배부르다. 정말 배부르니 꼭 3인 이하로는 R사이즈로 시킬 것.      

접근성은? 음……. 학점에 비유하자면 D+맞았던 강의를 재수강을 통해 B-로 끌어올린 느낌이다. 과거 아리랑 컵밥과 같은 골목에 란주탕슉이 위치했던 시절은 가게도 매우 협소하거니와 접근도 어려웠고 대기는 최소 30분이었다. 지금은 반대편 아비꼬 근처의 골목으로 옮겼는데 가게가 이전의 두 배 이상 확장되고 골목으로의 접근이나 대기 시간도 확연히 개선되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체적으로 평가할 때 절대 만만한 접근성은 아니라고 장담한다.

소스는? 이 소스 역시 한낱 식객에 불과한 내가 어찌 알겠느냐마는, 분명히 기존의 탕수육과는 다른 진한 깊고 달큰한 맛이 난다. 사실 소스의 비밀을 내가 지금 알 수 있다면 이렇게칼럼을 쓰고 있겠는가? 당장에라도 투자금을 확보하여 가게를 차리고 대성하고 말지. 거기에 아마도 청양고추와 건홍고추의 영향으로 짐작되는 진득한 매운 기운이 어우러져 매근달근한 맛이 난다. 다시 말하지만, 매콤달콤과는 확연히 다른 매근달근이다!

고기는? 충실히 쥬이시하나, 역시 이 집은 튀김옷과 소스와 그 유명세가 다 해먹었다. 비유하자면 이 집의 특징들 중 고기가 맡은 파트는 꽃보다 남자 속 송우빈이 맡고 있는 비중과 비슷하다. 그러니까. 4, 5화에 한 번씩 잔디와 준표가 시답잖은 자기들만의 사랑놀이로 모두를 도탄에 빠트릴 때만 등장하는 눈물겹게 작은 비중말이다.                              

아이덴티티는? 꽃보다 남자, F4 같은 맛이다. 굉장히 잘 팔리고 굉장히 유명하며 용모와 재능도 아름답지만, 뭔가 그 지명도보다는 약간 아쉬운 맛이로다.

*와룡과 봉추는 각각 중국3국시대 천재적 책사로 불리우던 제갈량과 방사원을 일컫는 말이다.
*대교와 소교는 자매로, 중국 3국시대 오나라 교공의 딸로, 둘 다 절세미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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