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나는 이맘때에 참 헛헛했다. 쉴 새 없이 거리마다 울려 퍼지는 캐럴, 시골 여자앤 가본 적도 없는 여느 대도시들의 번화한 트리 장식, 엄마가 일 나간 방구석에 들어와서 내복 차림으로 TV를 켜면 나오던 케빈, 브리짓, 그런 이국 소년 중년은 참 더럽게도 끝없이 명랑했고, 다만 나는 그것들과는 별개로 헛헛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라서, 나는 어쩐지 이맘때만 되면 온 우주의 기운이 살을 쏴대기라도 하듯 그냥 끝없이 침잠하고 싶어진다. 그래서인가, 이미 환절기와 함께 지나간 몸의 감기는 12월 초엽에 이르러서야 언제나 마음의 감기로 돌아온다. 몸이 감기에 걸리면 우리가 으레 약방을 찾아 약을 짓고 뜨순 밥을 먹고 때마다 알약이나 한약 한 첩씩 목구녕을 때리며 털어넣듯이, 마음에 감기가 찾아들 때 나는 술을 먹는다. <어린 왕자> 속 술주정뱅이처럼 슬퍼서 술을 마시고, 술을 마셔서 슬프고, 그래서 또 술을 먹는 멍청한 짓거리를 벌인다. 좀 멍청하면 어떤가. 좀 취하면 어떤가. 좀 슬프면 어떤가. 좀 과하면 어떤가. 세상엔 이보다 더한 이들과 일들이 쌔고 쌨는데. 나는 이 나쁜 술을, 어쩌면 나쁜 세상을 마셔서 다 없앨 테다. 다만 내가 그럴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나는, 참 잘 먹고다녔다. 그런데 나는 내가 잘 먹고 다닌다는 사실에 대하여 주변 사람들로부터 정말이상한 감탄사를 곁들인 말들을 많이 들어왔다. 그 말들 대부분은 요약건대 이러하다. 넌 정말,잘 먹고 다니는구나!그것도 혼자! 이 문장을 발화함으로써 혹자는 나를 대견해하고, 혹자는 나를 괴이하게 보았으며,혹자는 내가 돈이 철철 흘러넘치는 금수저의 자식이라 오도하였다. 왜 그들은 먹는행위를 깎아내리거나 지나치게 비범하게보는 우를 범하여 나를 민망하게 하였나?이에 대해 지난 이십 평생 귀찮아서 말하지않았던 내 삶과 먹음에 대한 개똥철학을 이제 이 지면을 빌어 펼치려 한다. 내가 나를위해 먹는 행위에 대하여 타인이 가타부타평가하는 것이 불쾌하고, 이를 불쾌하지 않은 척 어색한 웃음으로 비비고 넘어가는 것을 더는 스스로 용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 나는 타인이 나의 식이 행동에평가를 하는 것이 불쾌하다. 나 자신의 복리후생을 위해 잘 먹고 다니려 하는 것이도대체 왜 칭찬받거나, 손가락질받을 일이란 말인가? 이것은 누구도 범할 수 없는 오롯한 내 영역이다. 이러한 필자의 주장은 사람, 특히 나 자신을 모든 것의 우선에 두는 인간애, 자기애에서
바야흐로 만물이 소생하고 방심이 동하는 봄이다. 매서운 꽃샘추위가 물러가고 가벼운 훈기가 도는 봄바람이 귀밑머리를 간질여 흔들어 놓고 가는 4월은, 이화도안에 가득한 꽃망울 터지듯 우리의 청춘을 번지우고 있다. 우리가 지나고 있는 이 계절의 가볍고도 따뜻한 흐드러짐처럼 가벼운 요깃거리가 필요한 한때이리라. 그래서 이번 김맛누리, 4월의 맛은 샐러드, 샐러드다. 시킨 메뉴는? 아보쉬림프 샐러드/큐브치킨 샐러드/그릭요거트:라이크베리/포테이토 수프 샐러드는 어때? 많은 메뉴를 시켰기에 제일 작은 크기인 쿼터로 시켰는데도, 양이 상당했다. 게다가 호밀 식빵 한 장을 4등분한 것 2개를 샐러드 옆에 꽂아줘서, 은근히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큐브치킨 샐러드에는 큐브 모양으로 잘게 썰어서 삶은 듯한 닭가슴살과 파인애플 슬라이스, 아몬드 슬라이스 조금, 말린 크랜베리 몇조각이 토핑으로 올라갔고, 아보카도 쉬림프 샐러드에는 삶은 작은새우 4마리와 아보카도 슬라이스, 모짜렐라 치즈와 체다치즈 간 것이 토핑으로 올라갔다. 드레싱은 두 샐러드 다 시저 소스였고, 작은 손잡이가 달린 종지에 담겨 나왔기에 샐러드에 드레싱을 뿌릴 때 손에 묻히지 않고 뿌릴 수 있어
김맛누리 세 번째 맛 - 파스타 대전 No.1 빠네 <부제 : 파스타에 빠네 빠네 버렸어요~> 파스타란 어떤 음식일까? 파스타의 발상지인 이탈리아에서는, 파스타가 우리가 쫄면, 라면, 짜장면을 시켜먹는 것처럼 매우 대중적인 분식이다. 크림파스타의 일종인 ‘Carbone' (까르보네, 까르보나라)는 이탈리아어로 석탄을 뜻하는데, 이는 광부들이 파스타를 먹다가 옷에서 떨어뜨린 석탄가루에 착안하여 통후추를 뿌려 먹은 데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어쩌면 이탈리아에선 우리가 해장하러 해장국 집에 가서 “이모 여기 뼈 해장국 3개에 들깻가루 잔뜩 올려서 주세요~!”하는 것처럼 “이모 여기 까르보나라 3개에 통후추 잔뜩 뿌려 줘요~!”할지도 모른다. 이것은 오로지 내 추측일 따름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단 하나, 파스타는 맛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이탈리아에서도, 미국에서도 파스타를 접할 수 있는 것은 서양문화의 일변도적 수용, 간편함, 기타 등등의 이유는 부수적이라고 생각한다. 파스타가 널리 퍼질 수 있었던 이유는, 파스타가 맛있기 때문이다. 혀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이대생들의 혀 또한 거
[단독] “얼빠진 해병대”…군복 입고 여성 3명 성추행 혐의 2016-03-13 16:45 휴가를 나온 해병대 소속 장병이 지나가던 여 성들을 잇따라 성추행한 혐의로 붙잡혔습니다.서울 서대문경찰서는 강제추행 혐의로 해병 대 1사단 소속 김 모 상병을 현행범으로 체포했 다고 밝혔습니다.김 상병은 지난 12일 오전 0시 40분쯤 술에 취한 상태로 서울 창천동의 한 거리에서 여성 3 명의 신체 부위를 잇따라 만지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군복을 입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김 상병은 검거 당시 혐의를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 으며 군 헌병대로 인계됐습니다. [ 김순철 / liberty@mbn.co.kr] 나는 성추행을 당했다.그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3월 12일, 나는 자정 즈음 친구와 함께 술집 계단에 서서 입장을 기다리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친구에게로 몸을 돌리며 내 앞의 사람과 등을 진 자세로 서 있었다. 한참 얘기를 나누다가, 문득 엉덩이와 다리 사이에서 무언가 닿는 느낌이 들었다. 워낙 사람들이 많이 오가니, 내 패딩이 닿는 것이거나 타인의 신체가 의도치 않게 잠시 닿았나 보다 생각하고 다시금
“원청이 책임지고 생활임금 보장하라!” 지난 2월 26일 이화여대 학내 미화·경비·주차·식당 노동자들은 2016학년도 이대 신입생 입학식에 맞추어 이화여 대 정문에서 생활임금 보장을 위한 시위를 벌이며 학생들의 지지를 호소하였다. 이들이 부르짖는 생활임금이란 무엇인가? 법적 최저임금을 넘어서, 실질 주거비·문화비· 교육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및 반영하여 노동자들의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 다. 그렇다면 원청은 누구를 가리키는가? 이는 학내 노동자들 을 고용한 삼구·에스넷·동서 등의 용역업체와 계약한 원 청, 즉 이대를 뜻한다. 지난 2010년 이대 학내 최초로 미화·경비·주차·식당 노동자들로 이루어진 노조 설립 이후 노동자들은 생활임금 보장 을 위해 끊임없이 협상하고 씨름해왔다. 다음은 지난 3월 18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 지부 이화여대 분회와의 인터뷰를 통해 간략히 정리해본 학내 노동자의 투쟁 실태이다. 버티기 학교와 용역업체는 버틴다. 노동자들의 끊임없는 생활임금 협상 및 처우개선에
즐거운 이화, 편안한 이화 학교에 등록금을, 하숙이나 자취에 숙식비를, 국가에 공과 금을 버는 족족 갖다 바치고 달리는 지하철에 교통카드를 멋지게 찍고 다니다 보면 우리는 궁핍해진다. 대학가 같지 않은 우 리 학교 물가 앞에서 우리 강건한 이화인들이여, 움츠러들 필요가 없다. 아리따운 2D 남정네들을 찾아 중앙도서관 시청각실에서 즐거운 여흥을 즐기자. 중앙도서관 시청각 자료실 헬렌관 앞 중앙도서관 출입구의 좌측에 위치. 이용시간 학기 중 : 평일 09:00~22:00 / 토 09:00~15:00 방학 중(여름) : 평일 09:00~19:00 / 토 09:00~15:00 방학 중(겨울) : 평일 09:00~17:00 / 토 09:00~15:00 일요일, 공휴일 휴실 나는 사람이다. 사람은 잠잔다. 나는 잠잔다. 그렇다. 아무리 강건한 신체와 명석한 두뇌를 가진 이화인이라 할지라도 가끔은 제 몸을 가누지 못할 때가 온다. 기사마감과 이별의 아픔이 겹친 본 필자의 현 상태와 같이 말이다. 애써 작성한 원고를 날리지 않기 위해 중간중간 임시저장 버튼을 누르듯, 우리의 신체도 가끔 쉬어줘야 한다. 의자도 뒤로 꽤 젖혀지고 발걸이도 편한 것이 잠이 솔솔 오더라. 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