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만물이 소생하고 방심이 동하는 봄이다. 매서운 꽃샘추위가 물러가고 가벼운 훈기가 도는 봄바람이 귀밑머리를 간질여 흔들어 놓고 가는 4월은, 이화도안에 가득한 꽃망울 터지듯 우리의 청춘을 번지우고 있다. 우리가 지나고 있는 이 계절의 가볍고도 따뜻한 흐드러짐처럼 가벼운 요깃거리가 필요한 한때이리라. 그래서 이번 김맛누리, 4월의 맛은 샐러드, 샐러드다.
시킨 메뉴는? 아보쉬림프 샐러드/큐브치킨 샐러드/그릭요거트:라이크베리/포테이토 수프
샐러드는 어때? 많은 메뉴를 시켰기에 제일 작은 크기인 쿼터로 시켰는데도, 양이 상당했다. 게다가 호밀 식빵 한 장을 4등분한 것 2개를 샐러드 옆에 꽂아줘서, 은근히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큐브치킨 샐러드에는 큐브 모양으로 잘게 썰어서 삶은 듯한 닭가슴살과 파인애플 슬라이스, 아몬드 슬라이스 조금, 말린 크랜베리 몇조각이 토핑으로 올라갔고, 아보카도 쉬림프 샐러드에는 삶은 작은새우 4마리와 아보카도 슬라이스, 모짜렐라 치즈와 체다치즈 간 것이 토핑으로 올라갔다. 드레싱은 두 샐러드 다 시저 소스였고, 작은 손잡이가 달린 종지에 담겨 나왔기에 샐러드에 드레싱을 뿌릴 때 손에 묻히지 않고 뿌릴 수 있어 편리했다.
가격은? 샐러드: 퀴터/하프/볼 4800원/5900원/7600원 라이크베리(그릭요거트): 4300원 포테이토 수프: 3500원 샌드위치: 3500원
특이한 것은 큐브 치킨 샐러드에 브로콜리 삶은 것과 깍지콩이 들어갔다는 점이었다. 전반적으로 샐러드에 올리는 토핑들을 전부 굽기보다는 삶아서 올렸다는 점에서 열량 한두푼이 아쉬운 다이어터들에게 호감을 살만한 요소가 아닌가 생각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무거운 시저 드레싱이 재료 본연의 맛을 다 덮어버려 샐러드 자체의 맛을 느끼기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는 점과, 시저 드레싱 자체의 높은 열량이 토핑을 삶아서 올려 낮춘 열량을 다시 원상 복구시키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다는 점이다.
그릭요거트는 어때? 가게 상호가 이니 만큼, 요거트에 상당히 주력하고 있는 모양새였다. 묵직한 그릭 요거트를 베이스로 뮤즐리, 말린 무화과, 베리류, 쿠앤크, 바나나 등 다양한 토핑을 올린 요거트들이 메뉴판을 장식하고 있다. 가격은 대동소이하다. 우리가 시켰던 라이크 베리는 복분자, 크렌베리, 블루베리 등을 올려 상큼한 맛으로 묵직한 그릭 요거트의 맛과 금상첨화의 조화를 이뤘다. 다소 부족해 보이던 달콤함은 토핑과 그릭요거트 사이에 뿌린 메이플 시럽이 채워 화룡점정을 보여주었다.
포테이토 수프는 어때? 같이 간 친구들이 만장일치로 가장 맛있다고 한 메뉴! 모짜렐라 치즈와 체다 치즈를 갈아서 수프 위에 올리고, 튀기지 않은 크루통을 곁들였다. 잘 갈아 끓인 감자 수프는 짭조름하고 고소한 치즈 토핑과 어울려 혀끝을 계속 맴돌아 숟가락질을 멈추지 못하게 만들었다. 약 14에서 18온스 사이로 추정되는 카푸치노 잔같이 생긴 도자기에 담겨 나오는데, 상당히 두꺼워서 스프의 온기가 오래가 다 먹을 때가지 식지 않는 점이 좋았다. 다만 약간 아쉬웠던 점은 다소 짰다는 것인데, 샐러드에 드레싱을 조금 덜 뿌린 다음 같이 곁들여 먹는다면 괜찮지 않을까 한다.
샌드위치는 어때? 전형적인 '사라다 샌드위치'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파와 삶은 달걀을 다져 마요네즈를 버무린 샌드위치 속과 빵의 한 단면에 발린 달콤한 딸기잼까지 딱 집에서 엄마가 방과 후 간식으로 만들어주던 '사라다 샌드위치', 그 맛이다. 이에 차별점을 두기 위해 다진 할라페뇨를 샌드위치 속과 섞은 듯한데, 달콤한 딸기잼과 고소한 마요네즈와 계란의 맛이 매콤한 할라페뇨와 어울려져 생각보다 뒷맛이 깔끔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물자마자 속이 우수수 떨어져 흩어져 지저분하게 먹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 썸남과는 샌드위치를 시켜먹으면 안되겠단 생각이 뇌리를 강하게 스쳤다. 썸을 깨고 싶어질 때 같이 샌드위치를 먹는다면, 그것도 나름 좋은 방법이다. 그 남자가 지저분한 여자를 좋아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총평은? 전부 삶아올린 샐러드 토핑, 두꺼운 도자기 그릇, 사이즈 선택 가능한 샐러드, 따로 나오는 샐러드 드레싱까지... 전반적으로 세심한 메뉴구성과 맛, 분위기를 보여주는 곳이다. 따뜻한 수프가 강점을 보이는 곳으로, 쌀쌀한 가을 겨울에 수프와 함께 샐러드와 그릭 요거트 등 가벼운 한 끼를 즐기고 싶어지는 날에 가면 좋을듯 하다. 전 메뉴 테이크 아웃 가능하니 참고할 것.
시킨 메뉴는? 지중해 한상차림: 구성(샐러드+피타+수프+요거푸룻) 수프는 격주로 단호박 수프 혹은 오트밀 수프가 번갈아 나오고, 샐러드와 요거프룻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요거푸룻으 마시는 묽은 요거트에 청포도 주스를 올린 음료이다. 이날은 닭가슴살 샐러드와 치키 샐러드와 피타 두 조각, 단호박 수프와 청포도 요거푸룻을 먹어보았다. 가격은? 13000원, 가볍게 즐기는 샐러드라고 가격까지 가볍지는 않은 점이 애석하기 그지없었지만, 엄청난 샐러드의 양이나 직접 만드는 수제 음료수, 도우, 신선한 채소에 무염, 무버터의 수프 생각해보면 이해할만한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지중해 한상차림을 시킨다면, 매우 배고프지는 않다는 전제하에 친구 두 명이서 나눠 먹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실제로 한상차림을 시켜도 사람 수만큼 포크와 숟가락, 냅킨과 빨대를 챙겨주는 세심함이 돋보였다.
샐러드는 어때? 신선하고, 많다. 아삭거리는 엄청난 양의 샐러드, 위에 쿠스쿠스와 방울토마토, 메추리알 삶은 것 드이 올라가 있다. 개인적으로 방울토마토를 싫어하는데, 이는 주문 시 다른 토핑으로 올려달라고 부탁하면 바꿀 수 있다. 드레싱은 올리브 오일에 발사믹 식초를 섞은 발사믹 드레싱으로, 가볍게 즐기기 위한 음식이라는 본 목적을 생각한다면 적절한 드레싱 초이스라고 생각한다. 특이했던 점은, 아랍에서 즐겨 먹는 파스타의 일종인 쿠스쿠스가 토핑으로 올라가 있었다는 것! 쿠스쿠스는 마치 좁쌀이나 조처럼 생겼는데, 맛도 고소하고 알갱이도 자잘해 샐러드와 곁일 때 입안에서 고소하게 터지는 점이 좋았다. 다만, 같은 탄수화물인 피타가 이미 곁들여져 있는데, 쿠스쿠스를 또 얹은 이유는 잘 모르겠다.
수프는 어때? 이 집의 수프는 다 직접 쑤며, 무염, 무버터로 가볍고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수프의 종류는 오트밀 수프와 단호박 수프로, 격주로 번갈아 나온다고 사장님께 말씀해주셨다. 다만 아쉬운 점은 본 필자는 단호박 수프를 즐기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선택권이 없어 단호박 수프를 먹어야 했다는 것! 선택권이 있었다면 더 다양한 개인의 기호를 맞추기에 쉽지 않을까 생각한다. 단호박 수프는 달콤하고 따뜻했으나, 양이 많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시중에서 파는 단호박 죽, 단호박 수프 류보다 덜 달고 더 고소하다는 점에서 수제 수프의 위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피타는 어때? 피타는 난이나 씬 피자도우처럼 고소하고 베이직한 맛으로, 반달 모양으로 구워져 나온다. 달콤한 설탕 속이 발리지 않은 덜 구운 공갈빵이나, 속을 채우지 않은 깔조네의 맛을 생각하면 쉽다. 짜거나 달거나 맵거나 느끼하지 않고 그저 고소한 기본 빵이다. 마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식전에 나오는 빵의 맛! 하지만 오히려 별맛이 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샐러드와 함께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요거푸룻은 어때? 이미 샐러드와 수프로 배가 부른 탓에 그다지 기대하지 않은 메뉴였는데! 결과적으로 가장 맛있었던 메뉴! 많이 달지도 않으면서 청량한 청포도의 묽고 고소한 요거트가 입안에서 천국의 팡파르를 울려대는 맛이다. 굳이 샐러드 때문보다도 이 메뉴 하나 때문에 위샐러듀를 방문하고 싶어질 정도이다. 청포도 이외에도 자몽 등 다양한 생과일주스 토핑이 있으니, 다들 꼭 겪어보시길 바란다.
총평은? 호방한 양의 샐러드, 한상차림으로 내오는 메뉴 구성, 다양한 종류의 요거프룻까지... 가게 실내장식에서 드러나듯 지중해 호탕하고 신선한 햇살이 떠오르는 넉넉함을 자랑한다. 주인장 아저씨가 상당히 친절하시니, 여대 앞에서 장사가 잘 되는 이유를 능히 짐작할 수 있다. 따뜻하고 뜨거운 봄과 여름에 시에스타를 즐기듯 잠시 쉬어가는 맛집으로 아주 좋다. 전 메뉴는 역시 테이크 아웃 가능하니 참고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