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8 (일)

대학알리

[기고] 당신의 대학 언론은 안녕하십니까?

지난 11월, 대구가톨릭대학 신문사에 일방적인 지면 폐지 통보가 내려졌다. 그러자 본 기자는 질문했다. "신문을 만드는 것은 우리(기자)들인데, 왜 기자들을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결정하는가" 이에 대해 담당 교직원은 단정했다. "너희는 준 직원이니까 학교에 맞춰야 한다. 우리 학보사는 언론사가 아니라 홍보실이다" 신문사 스스로가 신문이기를 포기한 것이다.

 

 

잃어버린 정체성
 
현 학보의 전신인 <대학정론> 시절 우리는 탄압을 당했다. 당시 <대학정론>은 학교 비판 기사, 교수 임용 문제, 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기사 등의 게재 여부를 두고 주간 교수와 마찰을 빚었다. 이후 1999년 6월 8일 주간 교수로부터 일방적인 기자 전원 해임과 신문사 폐쇄를 통보받았다. 같은 해 8월 9일, 대학 본관의 남자 직원 30명이 들어와 신문사의 집기와 기자들의 개인용품까지 모두 강제 철거했다.


<대학정론> 탄압 사태 이후 <대학신문>으로 제호를 변경하면서 신문사는 명목상 ‘신문’이지만 실질적으로 홍보실 산하로 편입되었다. 편집의 자율성보다 학교 방침이 우선되는 구조가 고착된 것이다. 과거 공지 사항을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정책의 맹점을 짚던 지면은, 이제 공지 내용을 한 번 더 되풀이하는 홍보 창구가 되었다. 1면과 2면에는 학교 공지 사항에 게시된 홍보 기사가 절반을 차지한다. 3면에는 재학생의 미담을 인터뷰한 기사가 두 개 게재된다. 4면은 학교를 홍보할 수 있는 인터뷰와 취재 기사를 담는다. 이들을 합치면 8면 신문의 약 70%가 학교와 학생을 긍정적으로만 조명하는 콘텐츠다. 홍보 기사의 비중이 이 정도라면 우리는 여전히 학보사인가, 아니면 학교의 홍보 부서인가.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1999년 탄압 이후 26년간 신문사는 점진적으로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해 왔다. 2025년은 그 과정의 결말이다. 지난 4월, 학우들의 목소리를 설문해 담았던 7면(여론)이 다수의 목소리가 아닌 2명의 교내 일상을 공유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7월에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관련 카드뉴스를 게시하려 하자 정치·정책 관련 주제는 전부 금지했다. 이유는 “정치적인 내용은 민감하기 때문”이었다. 2025년도 실무 교육은 예산 부족, 일정 조율 문제라며 진행하지 않았다. 카메라 장비는 15명의 기자가 한 대를 돌아가며 사용한다. 그리고 11월, 기획 회의에서 지면 신문 발간 중단 및 인터넷 신문 전환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불과 8개월 사이의 일이다.

 

대학 언론 전체의 위기
 
대학언론인네트워크의 자료에 따르면 1991년부터 2022년 사이 31년간 일어난 대학 언론 탄압 사례는 38건에 달한다. 2021년 11월 <숭대시보>가 학교를 비판하는 기사를 발표했다. 그 결과 기자 전원이 해임되고 종이신문 배포가 중단됐다. 2024년 12월 <카이스트신문>은 12.3 사태 관련 호외 출간으로 불이익을 받았다. 2025년 동덕여대의 <목화> 교지는 편집비 지원마저 끊겼다. 이제 이것은 특정 대학 언론만의 위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위기가 된 것이다.
 
대학신문을 읽는 모든 이에게
 
조셉 퓰리처는 말했다. "잘못된 일을 공격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이 말은 기자들에게만이 아니라 신문을 읽는 모든 학생에게 해당한다. 학교 신문을 펼쳤을 때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느낀다면, 침묵하지 말고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학내 게시판, SNS에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한 기자의 의문이 아닌 학생들의 공감으로, 개인의 저항이 아닌 집단의 행동으로 변해야 한다. 이는 개별 신문사의 문제가 아닌 학생 언론의 생존이 달린 문제다. 침묵이 새로운 탄압을 정당화하지 않도록, 학생들이 목소리를 외쳐주길 바란다.

 

 

김현 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신문 부장기자 (hyeon2005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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