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5 (월)

대학알리

세종대학교

안녕, 나는 인벤션 센터. 만나서 반가워!

 

 학생들이 없어 조용한 여름방학의 학교, 그런데 올해는 어쩐지 조금 소란스럽다. 바로 인벤션 센터 공사 탓이다. 운동장에 쳐진 담 너머로 언뜻 엿보이는 저 공사현장엔 과연 어떤 건물이 들어서는 걸까?

 

최근 학교에 공사가 한창이다. 세종 인벤션센터라는 새로운 건물을 짓는 공사이다. 이 건물은 건축면적 2,542㎡(769평), 연면적 51,981m²(15,724평), 지하 5층 지상 12층의 규모에 달한다. 이는 연면적 15,735평인 광개토관과 슷한 규모이다. 작년 11월 6일 광진구청의 허가를 받아 올해 6월부터 시작된 이 공사는 2018년 7월 준공되어 2018년 2학기부터 건물을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즉 빠르면 내후년부터 이용이 가능하다. 세종 인벤션센터라는 이름은 발명하다라는 뜻의 영어 단어 ‘invent’에서 착안 됐다.

 

 

인벤션센터는 종합강의연구동으로 강의실이나 연구실, 실습실 등으로 쓰일 예정이다. 이 건물의 가장 밑의 층인 지하 5층부터 지하 3층은 주차장으로 활용되며, 지하 1, 2층은 글로벌지식평생교육원, 전자정보공학대학의 강의실, 전산실습실, 또 호텔관광대학의 조리실습실로 이용될 예정이다. 지상 1, 2층은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로 구성되며 3층은 벤처, 창업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한 기존에 율곡관과 충무관에 있던 전정대의 교수연구실과 실험실이 4층부터 8층까지 들어서게 된다. 9층부터 11층은 게스트하우스, 12층은 다목적실 또는 회의실들로 구성된다. 학교 측은 이 신축공사로 교수 연구실 부족 현상과, 연구실 폐수 처리 문제 등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한편 이 공사는 기존의 새날관을 철거한 부지와, 운동장 일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문제는 안 그래도 좁아 이용하기 불편했던 운동장이 더 좁아졌다는 것이다. 좁아진 운동장은 인벤션 센터가 완공된 후 세종관을 철거하고 난 부지를 이용해 넓힐 예정이다. 현재로선 운동장이 좁아졌기 때문에 기존처럼 축구나 야구를 하기는 어렵다. 남아있는 공간에 핸드볼 골대를 놓아 축구 등의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고, 족구장, 농구장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또한 학교 측은 좁아진 운동시설을 보완하기 위해 기숙사 뒷쪽의 공간에 풋살장을 만드는 등의 대안을 모색 중이다. 인벤션 센터 공사로 인해 아사달 연못은 2/3 정도로 축소된 상태다.

 

 

세종 인벤션센터 공사와 운동장, 그리고 학생들

 

 인벤션센터 증축과 관련해 학생들이 겪게 된 문제는 학교 운동장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새날관 철거로 인해 새날관에 입주해있던 소모임들은 운동장 한 켠 컨테이너에 자리 잡았고 교내 운동 모임, 동아리들의 고민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와 관련해 상대적으로 넓은 부지를 필요로 하는 운동 동아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구 새날관에 있던 소모임들이 운동장의 컨테이너 박스로 이전했다.

 

운동장 부지 축소, 일부 동아리는 본질마저 흐려져

 야구 동아리 ‘세종킹스’의 회장 허덕형(나노신소재학과,13학번) 학우는 “학생들을 위한 투자이기도 하니 어느 정도는 이해는 하지만, 최소한의 공간이나 대안 정도는 만들어줬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면서 말을 시작했다. 야구는 좌측과 우측이 모두 최소한 70m가 되는 부채꼴 모양의 공간이 있어야 가능한 운동이다. 기존 우리학교 운동장의 넓이는 농구 코트를 포함해 약 가로 130m, 세로 79m다. 가장자리의 계단식 벤치 등을 제외하면 세로 측이 70m를 겨우 넘어 야구할 여건이 최소로 만족된다. 그런데 공사가 시작되면서 가로 측이 약 53m 정도로 줄어들었다.

 이렇게 되면 정식으로 야구를 할 수가 없다. 그 작아진 운동장도 컨테이너가 들어서고 공사 자재들을 두어서 아예 쓰지 못하는 날이 더 많았다. 세종킹스 부원인 김단하(식품공학과,13학번)학우 또한 “학교에서 야구를 할 수 없다는 것은 불편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동아리의 본질마저 흐트러지는 문제이기 때문에 빠른 개선이 필요합니다”라며 불만을 호소했다. 현재 운동장은 간단한 수비 연습을 하기에도 공간이 넉넉지 않다. 이 때문에 다른 팀의 경기에 개인적으로 참여하거나 다른 학교로 원정경기를 가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 비용이 만만치 않다. 한 번 참여할 때마다 평균 한 사람당 만원에서 만오천원 사이, 팀으로는 10만원에서 15만원 사이로 학생들에게는 부담되는 비용이다.

▲ 인벤션 센터 공사로 성균관대 운동장에서 경기를 하고 있는 세종킹스

 

새로운 농구코트는 언제? 농구동아리의 기약 없는 기다림

 이러한 사정은 농구동아리 ‘러쉬’도 다르지 않다. 이에 대해 러쉬의 회장 이민범(응용통계학과, 13학번)학우에게 사정을 들었다. 우리 학교 농구장은 운동장 맨 가장자리, 새날관에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었다. 그래서 이미 1학기가 시작할 무렵부터 공사로 인해 사용할 수 없었다. 그래서 훈련이나 연습은 뚝섬이나 중랑천의 공공 농구장을 이용 했는데, 공공 농구장은 다른 사람들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불편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서울숲 근처 체육관을 빌려서 정기적으로 훈련을 했는데 이에 따라 많은 대관비용을 지불해야했다. 농구장 대관은 평균 15만원선으로 학생들에게는 부담이 되는 가격이다. 또 정기모임을 제외하고도 동아리원끼리 간단하게 학교에서 농구를 하며 친목을 쌓아왔는데 그마저도 힘들어지자 평소보다 모이는 횟수가 적어졌고 동아리 활동 자체가 줄어들었다.

 학교 측에서는 1학기가 시작할 때 농구장을 지어준다고 했었으나 1학기가 끝나도록 공사는 시작조차 되지 않았다. 이 후 학교 측은 2학기가 시작할 때까지는 만들어준다고 전달했고, 결국 방학이 끝나기 전까지도 농구장은 완성되지 않았다.

 

빛 좋은 개살구, 있어도 사용하기 힘든 운동장

 축구 동아리 ‘태클’의 사정은 이와는 조금 달랐다. 태클의 A부원은 “저희는 공사 때문에 피해본 것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축구는 경기장의 면적이 길이가 최소 90m, 너비는 최소 45m 이상이 되어야 가능한 스포츠다. 현재 운동장의 면적은 축구를 하기엔 턱 없이 부족하다. 그렇다면 왜 태클에서는 공사로 인해 피해본 것이 없다고 말하는 것일까?

 태클은 운동장 전체를 대여해야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학교 운동장 대여에는 너무 많은 조건이 있었다. 먼저 운동장 대여는 한 달에 두 번이라는 제약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마저도 체육수업 및 체육학과 교수가 사용하는 요일이 정해져있어 그 요일은 아예 대여가 불가능하다. 거기다가 학교 행사나 단과대 행사 혹은 타동아리의 사용 등이 겹치면 거의 사용하기 어렵다. 그래서 태클은 외부 운동장을 돈을 지불하고 대여하거나 타 대학과의 교류를 통해 사용해왔다고 한다.

 이러한 사항에 대해서는 동아리연합회를 통해서도 여러 번 건의했으나 학교 측에서는 체육학과 관리 소관이므로 그 쪽으로 문의를 하라는 이야기만 해주었을 뿐 어떠한 사항도 나서서 개선점을 마련하는 노력은 없었다. 체육학과 측에서도 수업이나 교수의 사용은 어찌 할 수 없으니 그 외에 부분에서 알아서 조율하라는 식으로 일관했다고 한다. 인벤션센터 공사와 무관하게 운동장 사용에 관한 학교의 정책이 미흡했던 것을 유추할 수 있다.

 

학교의 무심한 운동장 사용정책

 학교에서 내놓은 운동장 사용 대안은 남은 운동장 부지에 농구장, 간이 축구장, 족구장을 마련하고, 가능하면 어린이대공원을 대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아리연합회를 통해 전달받은 바로는 실제로 어린이대공원은 교내 대형 행사가 아니면 대관이 어렵다고 한다. 또 운동장의 남은 부지라면 매우 협소한 공간인데 그곳에 농구장, 핸드볼골대, 족구장이 들어서는 것은 야구나 축구, 달리기 등의 다양한 운동에는 오히려 방해가 된다.

 이러한 학교의 대안은 학생들의 기존 활동을 고려하지 않은 학교의 일방적이고 배려가 부족한 모습을 보여준다. 허덕형 학우는 “등록금을 내고 학교에 다니는 만큼 제대로 된 복지시설을 누리고 싶습니다. 구체적인 대안을 동아리 혹은 소모임 나름대로 생각하여 해결해야 한다는 점도 말이 안 되는 일입니다” 라며 한탄했다. 이렇게 드러난 공사와 운동장 문제는 학교가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고민하고 대안을 찾아 실현했어야 하는 문제다. 그러한 생각도 없이 공사를 진행했다면, 학생들은 이제라도 그에상응하는 보상과 책임을 다 해주기를 염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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