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커뮤니티까지 들어온 구인 글

- 꿀알바? 그게 뭔데?

 

지난 15일 새벽, 대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 글이 하나 올라왔다. 제목은 ‘꿀알바 모집합니다.’ 쪽지를 달라는 짧은 내용의 글로, 이용자들의 관심을 유발했다. 글을 본 여러 학생은 작성자에게 쪽지를 보냈고, 쪽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이상한 점이 발견되었다. 먼저 성별을 묻고, 남자라 대답하면 여자만 모집한다는 답장을, 여자라 대답하면 일할 수 있는 시간을 물어보는 답장을 보냈다.

 

여러 차례 쪽지를 이어간 사람들의 캡처 사진을 보면, 간단한 주점 알바라며 서초와 강남 일대에서 점심시간대와 금요일 야근하는 직장인을 위해 주류 제공과 함께 휴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한다고 했다. 시급은 2만 5천원이며 고객들 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쪽지 내용을 공개 한 사람들의 글엔 “위험한 듯”, “이상한 곳 같다” 등등 여러 의견의 댓글이 달렸다.

학교 인증이 있어야 사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는 것은 학교 학생이 글을 올렸거나 아이디를 거래한 사람이 글을 썼을 가능성이 높다. 채용사이트를 넘어 학교 커뮤니티에 와서까지 학생들을 현혹하는 아르바이트, 그 정체는 무엇일까.

 

- 건전마사지샵? 힐링카페? 토크카페? 그게 뭐야?

힐링카페 = 토킹카페 = 대화카페 = 테마카페 = 테라피 = 건전마사지샵

 

모두 같은 유사 성행위 업소를 나타내는 말이다. 직접적인 성관계는 맺지 않지만, 그 외 여러 신체접촉이 이루어지는 곳으로 경찰의 눈을 피하기 위한 신변종 성매매 업소이다.

성매매 행위는 성매매알선등행위처벌에관한법률에 의하여 때와 장소를 구분하지 않고 일반적으로 처벌된다. 반면 음란행위는 행위 유형이 성매매 행위보다 넓고 대가관계와도 무관하게 성립되는 것이나, 그 개념에 해당하더라도 개별규정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처벌되고 있다.

따라서 음란행위 적발을 위해서는 성행위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런 업소에서는 성행위를 제외한 신체접촉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경찰 단속이 쉽지 않다. 또한 2017년 경찰청에 따르면 성매매 검거 건수는 총 10,732건, 검거 인원 22,845명이지만 구속은 493명, 불구속은 22,352으로 구속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다.

 

※ 참고 : 학술논문 풍속사범의 개념에 관한 연구 : 성매 매·음란행위, 도박·사행행위를 중심으로

 

 

-이들의 타겟은 누구?

 

구직사이트에 같은 이력서를 올리더라도 남자에게는 문자가 가지 않지만 여자에게는 하루에 10통도 넘는 이와 같은 문자들이 빗발친다. A씨(남, 20세)는 자신은 그런 문자를 받은 적이 없지만 누나는 그런 문자로 스트레스를 받아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았다고 답했다. 업소의 주된 목적은 사회경험이 없고 업소에 대해 잘 모르는 여성이다. 주로 급전이 필요한 대학생부터 학자금을 벌어야 하는 대학생까지, 20대 여성들이 타겟이 된다.

 

-업소들의 전형적인 홍보 수법

 

그들이 주로 사용하는 키워드는 총 5개이다. 높은 시급, 자유로운 스케줄관리, 터치 ‘절대 없음’ 강조, 새벽 운영, 페이 당일지급.

 

1. 높은 시급

다른 알바보다 시급이 훨씬 높다. 평균적으로 최저임금인 8,350원의 4배인 3만원에서 5만원까지의 시급을 지급하며, 하루 평균 40만원 이상을 받을 수 있다.

 

2. 시간 날짜 조절 자유

근무 요일과 시간은 개인 사정에 따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으며, 본인 스케줄에 따라 맞출 수 있음을 강조한다.

 

3. 손님 응대 시 터치 ‘절대 없음’ 강조

보통 유흥업소를 생각하면 여러 수위 높은 스킨십이 이루어지는 곳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터치가 절대 없다 하지만, 이는 사람들에게 거부감 없이 접근하기 위한 거짓 정보이다.

 

4. 새벽 운영

보통 업소는 술을 먹고 늦은 밤에 찾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새벽 3-4시까지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5. 페이 당일 지급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주로 현혹되는 조건이다. 업소들은 대부분 당일 지급을 하며 그날 벌어 그날 돈을 받을 수 있음을 강조한다.

 

업소들은 주로 높은 시급과 자유로운 스케줄 관리라는 조건으로 성인이 된 지 얼마 안 된 학생들을 유혹한다. 구인 수법도 점차 다양해져 신경을 쓰지 않고 보면 일반 카페인지 구별이 안 되는 공고도 여럿이다.

바(BAR)는 유흥주점으로 분류되지만, 대화 카페나 데이트 카페 같은 경우는 유해업소로 분류되지 않고, 다른 업종으로 바꿔 등록하는 경우도 더러 있기 때문에 제재 자체가 어렵다. 그뿐만 아니라 이런 업소에 개인정보가 한 번 노출되면 업소 자체에서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다가 주기적으로 연락을 보낸다.

 

“손님이 이야기 하나 하면 그 주제에 맞게 공감대 형성 좀 해주면서 이야기 잘 풀어 나가면 되는 거예요”

 

알바천국 측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이력서 열람 신청 전 기업인증 제도를 통해 사업자등록증 확인을 진행하고 있으나, 업체에서 파악하기 어려운 방법으로 이력서 열람 서비스를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력서는 비공개로 전환하고 원하는 업체로 지원하는 방법으로의 이용 부탁드린다”고 답했다.

또한 경찰에 신고를 원할 경우 수사를 위해 당사로 공문접수, 수사 담당자 인입 시 업무협조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