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라는 말이 있듯 일상생활에서 안전은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안전문제가 발생하기 전까지 우리는 안전의 중요성을 쉽게 잊고 살아가지만, 안전사고는 조용히 곁에 있다가 ‘방심’이라는 틈을 비집고 들어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한국외국어대학교는 과연 안전한가? 학내 구성원들은 학내 안전 문제에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지금부터 ‘외부인 문제, 자치공간 개방, 기숙사 통금, 학생 순찰대’ 네 가지 주제에 대한 학생과 학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외부인 문제
본교 서울캠퍼스는 2004년, 지역주민의 생활환경 개선과 도시경관 향상을 위한 서울시의 ‘담 허물기 운동’에 동참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녹지 공원을 조성하여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학교와 지역주민이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외부인이 자유롭게 교정에 드나들게 되면서 학내 구성원에게 위협이 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외부인에게 캠퍼스를 개방하면서 일어났던 사건사고를 알아보자.
그동안 외대는
# 예수는 평화의 상징 아니었나요?
2017년 4월 11일, 잔디광장에서 중년 남성이 외대 재학생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가해자는 스스로를 ‘4월에 부활한 예수’라 칭했고, 잔디광장 중앙 가로등 아래에서 음악을 틀고 춤을 췄다. 이후 가해자는 잔디광장 계단에 앉아있던 학생들에게 욕설을 퍼부은 후, 한 학생을 발로 가격했다. 그가 밝힌 폭행 이유는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는데 여학생이 떠들며 방해했기 때문”이었다.
# 열람실 아래에서 담배 피우지 말아 주세요.
2017년 10월 31일, LD학과 면학실 앞에서 흡연을 하는 고등학생들을 발견한 LD학부 학생이 학교 경비실 측에 문제 해결을 요청했다. 경비실 측은 처벌을 위해 증거 사진을 요구했고, 이에 LD학부 학생은 흡연하는 학생들을 촬영했다. 사진에 찍힌 학생들은 면학실을 찾아가 화를 내며 동영상과 사진을 지워달라고 말했고, 이 과정에서 욕설과 신체적인 위협이 있었다고 한다. 신고를 받은 경찰과 순찰 중이던 외대사랑순찰대도 현장에 도착했지만 격해진 분위기는 진정되지 않았고, 오히려 흡연을 한 학생들이 경찰관에게 반말과 욕을 하고 순찰대원의 멱살을 잡았다. 그러나 문제를 일으킨 고등학생들은 특별한 조치를 받지 않았다.
그렇다면 학우들은 외부인의 캠퍼스 출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외대알리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1월 20일부터 31일까지 2주 동안 본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내 안전 문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고, 이를 통해 해당 문제에 대한 학생의 의견들을 들을 수 있었다.
내가 학교 학생인데 학교시설을 못 쓴다고?
설문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외부인 출입으로 인해 가장 불편한 부분 중 하나로 외부인이 캠퍼스 시설 이용을 들었다. 이로 인해 정작 학생들이 필요할 때 시설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재 도서관 리모델링 중인 서울캠퍼스는 재학생들을 수용할 만한 열람실 좌석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시험기간이 되면 경쟁이 더 치열해져 자리 잡기는 더욱 힘들어진다. 하지만, 좌석 예약을 하지 않은 외부인의 열람실 사용이 빈번하여 할 수 없이 학생들은 외부로 나가 공부를 하는 상황까지 발생한다.
학생들은 열람실 이외에도 사이버관, 화장실, 학생식당을 외부인의 사용이 잦은 공간으로 꼽았다. 또한 외부인 사용으로 인해 학교 시설이 더욱 지저분하게 이용되는 것 같다고 응답했다. 가격이 싸고 맛있기로 유명한 학생식당에는 타학교 학생과 외부인들 많이 찾아온다. 학교 학생식당의 저렴한 가격은 학생복지의 일환인데, 정작 복지 대상인 학우들이 자리가 없거나 음식이 품절되어 학식을 먹지 못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내가 학교 학생인데 캠퍼스를 안전하게 못 다닌다고?
설문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외부인 출입으로 인한 불편한 점 중 하나로 캠퍼스 내 소란을 꼽았다. 또한,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따라와 설문조사를 해달라거나, 특정 종교를 권유하는 일에도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밖에 도난사고 및 음주, 난동으로 불편을 겪는다고 응답했다.
반려동물 출입 또한 빈번히 언급되는 문제이다. 교내에 반려동물 출입을 제한한다는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지만, 권고일 뿐 법적 강제성은 없다. 문제가 되는 건 반려동물의 목줄 미착용이다. 목줄을 채우지 않은 견주는 최대 50만 원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하지만 교정을 걷다 보면 반려견에게 목줄을 채우지 않은 견주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목줄을 채우지 않은 반려견은 누군가에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누구를 위한 학교인가?
'본교의 외부인 출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 중 ‘부정적이다’가 77.3%로 ‘긍정적이다’보다 훨씬 많았다. 긍정의 답변을 보인 학생들은 ‘외부인을 막을 구체적 방법이 없다’, ‘캠퍼스를 개방함으로써 지역주민이나 다른 외부인에게 친근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한편, 부정적으로 응답한 학생들은 ‘검증되지 않은 외부인들이 출입함으로써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는다’, ‘학교시설이 본교 학생들을 수용하기도 벅찬데 외부인까지 이용해서 시설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설문조사를 통해 대다수의 학생들이 외부인 출입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외부인 문제 해결 및 예방을 위해 학교 측에 바라는 점’을 묻는 질문에 학생들은 크게 ‘경비 강화와 시설 사용 제한’을 들었다. ‘외부인 출입을 완벽히 막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캠퍼스 폴리스 순찰 빈도를 늘렸으면 좋겠다’고 답변했다. 수시로 순찰한다면 문제가 발생 시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고, 사고 예방 차원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외부인의 학내 시설 사용 제한’을 요구한 학우들은 ‘모든 또는 일부 학교 건물 출입 제한’, ‘출입 시간 또는 출입 구역을 제한’, 그리고 ‘시설 사용에 대한 우선권을 학생에게 부여’할 것을 요구했다.
외부인 문제, 해결 방법은 있을까?
이렇듯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외부인 출입 관련 문제. 해결방안은 없을까? 학생지원팀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학생지원팀은 “24시간 캠퍼스 폴리스 가동, 24시간 비상연락망 구축, 안내 표지판 설치 등의 방법으로 외부인 출입으로 인한 학내 안전문제에 대응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나아가 “최근 외부인에 의한 사건사고가 줄어들었다”며 “이와 같은 결과는 학교 측의 노력의 성과로 볼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학생지원팀은 소기의 성과를 밝히면서도 안전대책의 한계점을 짚었다. 담벼락이 없고 평지인 학교 특성상 외부인 문제를 완벽히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외부인이 즉각적으로 위해를 가하기 전까지는 특별한 대처를 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학생 vs 학교: 안전 어젠다
한국외대에는 안전과 관련해 학생과 학교의 의견이 충돌하는 이슈들이 다수 존재한다. 이 문제들은 대부분 학생 측이 내세우는 ‘자치권, 자유 보장’과 학교 측이 주장하는 ‘안전 확보’ 가치가 상충하여 발생한다. 외대알리에서는 대표적 이슈인 자치공간 개방 문제, 기숙사 통금시간문제, 그리고 학내 안전 대안으로 제시되는 학생순찰대에 관한 학생과 학교의 주장을 들어보고자 한다.
(보다 효과적인 내용 전달을 위해 구어체로 작성하였음을 미리 밝힙니다.)
첫 번째, 자치공간 24시간 개방: 뭐야, 내 자치공간 돌려줘요.
자치공간 24시간 개방 이슈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엇갈렸다. 학교와 학생 측의 의견만이 아니라, 양 캠퍼스 학생회의 의견까지 대립하는 양상을 보였다. 자치공간 24시간 개방에 대한 서울캠퍼스 학생회, 글로벌캠퍼스 학생회, 그리고 학생지원팀의 의견을 들어봤다.
학생 says
서울캠퍼스 학생회 ‘새벽으로부터’ says
"자치권은 학생들의 권리라는 점에서 자치공간 24시간 개방은 마땅히 이뤄져야 합니다."
우리 학교의 학생 자치공간은 자치되고 있지 않습니다. 자치(自治)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그 주체가 스스로 다스릴 수 있는 권한을 명시합니다. 그러나 우리 학교의 학생자치공간들은 ‘자치’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학교로부터 많은 통제를 받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동아리실이 위치한 지하캠퍼스, 사범대학 학생회실 및 각 학과 과방이 위치한 교수학습개발원 지하, 사회과학관 2층, LD/LT학부 면학실 등 국제학사를 제외한 모든 자치공간의 야간 및 휴일 출입이 통제되고 있습니다. 해당 공간들이 근본적으로 학교 건물 내에 위치한다는 점에서 학교에게 어느 정도 자치권 범위의 설정 권한이 존재함을 받아들일 수는 있으나, 그 범위는 각 공간의 성격을 고려하여 학생과의 합의를 통한 합리적인 기준에 의해 신중히 설정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학교는 임의로 공간 개방 시간을 설정하고 자치공간의 이용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자치권 본연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학교는 마땅히 자치공간 개방의 제한을 철폐해야만 합니다.
물론 자치공간을 이용하면서 발생하는 사건사고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는 학생들이 공간을 직접 이용하는 주체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해당 문제에 대해 이용 주체들 간 자치규약을 제정하는 등 내부적인 체계를 건설함으로써 사건사고 방지를 위해 노력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상황을 가정하여 대비책을 마련할 수는 없기에, (사건사고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24시간 개방을 제한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안전권과 자치권은 동시에 실현되어야 하는 것이며, 택일해야 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학생들이 자치 공간을 온전히 자치할 수 있게끔 보장하는 것과 캠퍼스 내에서 안전하게 학습하고 생활하게끔 하는 것 모두 학교의 책무입니다. 학교는 여전히 캠퍼스가 충분히 안전하지 않다며 자치공간 개방을 거부하고 있으나, 그 기준도 모호한 안전문제의 ‘완전한 해결’이 24시간 개방을 위한 전제조건이 되어야 한다는 듯한 학교 측의 태도는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학교가 진정으로 학생들의 안전을 우려한다면 이를 핑계 삼아 자치공간 운영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 예산을 확충하고 각종 시설 및 시스템을 개선함으로써 안전 보장을 위해 힘써야 할 것입니다.
글로벌캠퍼스 학생회 '더 본' says
"특수한 상황에서만 24시간 개방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자치공간이라 함은 학생들의 자율권이 보장되는 공간이 맞으나, 이는 단순히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를 넘어 학생들 스스로 그 공간을 안전하고 책임감 있게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과방, 동아리방, 학생회실 등과 같은 자치공간에서 사용해서는 안 되는 물품들, 예를 들면 부탄가스 버너와 같이 사고위험이 높은 제품을 사용한 사례가 있습니다. 또한, 자치 공간 내에서 끊임없는 사건, 사고가 발생하는 상황과 현재 학내 경비인력의 한계, 그리고 현행 근로기준법을 고려했을 때 학생 자치공간에서 발생하는 모든 상황을 관리하고 감독하기 어렵다고 판단됩니다. 따라서 시험기간과 같은 특수성이 존재하는 시기 외에는 학우들의 안전과 효율적인 학교의 경비를 위해서 24시간 개방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학교 says
"이미 대부분의 자치공간은 24시간 개방되어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자치공간 24시간 개방을 요구하지만, 교수학습개발원 지하와 오바마홀 자치공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자치공간이 24시간 개방 중입니다. 특히, 가장 많은 학생 자치기구가 운집해있는 학생회관이 24시간 운영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학생들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미 24시간 개방이 된 자치 공간에서는 이 자리에서 밝히기 어려울 정도로 충격적이고 심각한 사건들이 매일같이 발생합니다. 고성방가, 음주로 인한 문제는 일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 자치공간을 개방할 시 얼마나 더 큰 문제가 발생할지 모르겠습니다. 학생들은 “학생에 대한 안전은 학교가 책임져야 한다”라고 일관합니다. 하지만 학교가 모든 것을 책임져 줄 수는 없습니다. 학생들도 안전에 대한 책임의식을 어느 정도는 지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기숙사 통금시간 조정: 성인입니다. 존중해주시죠.
학교 says
"통금시간은 질서와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제도입니다."
학교는 기숙사 통금시간에 관해 ‘질서와 안전 유지를 위해서 통금시간은 필수적’이라는 입장으로 일관했다. 심야 시간대 기숙사 내부 소동, 외부인 출입으로 인한 문제 등 기숙사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통금 제도는 유의미하다는 것이다.
학생 says
"학생 편의에 맞춘 통금시간 조정이 필요합니다."
현재 통금시간은 학생들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합니다. 많은 대학생들이 늦게까지 술자리에 참석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시험기간에는 일주일 간 통금시간을 완화해주지만, 그 기간이 너무 짧다는 생각도 듭니다. 학교 측에서 학생들의 생활 패턴을 고려해주지 않는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통금시간 완전 폐지에 대해서는 학생들 간 의견이 엇갈렸다.
기숙사생 says
"그래도 통금시간은 필요합니다."
통금시간에 불편을 겪고 있지만, 통금시간 폐지보다는 조정이 더 괜찮은 해결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숙사는 공동생활공간이므로 무분별한 출입은 다른 사생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통금이 폐지된다면, 새벽 중 기숙사 출입 등으로 인해 사생들의 수면권이 침해받을 위험이 있습니다.
서울캠퍼스 학생회 ‘새벽으로부터’ says
"학생 개인의 삶 제한하는 시대착오적인 통금시간은 폐지되어야 합니다."
통금시간이 모든 안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비약이 심합니다. 대학은 성인인 대학생들을 각각의 인격적 주체로서 인정하면서 학내 제도를 운영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질서와 안전을 이유로 통금시간 제도를 통해 일방적으로 학생 개인의 삶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학교가 진정으로 사생들의 안전을 우려한다면, 무작정 통금을 시행할 것이 아니라 심야 시간에 경비 인력을 확충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미 서울대학교는 학생의 자율성과 학습권을 보장한다는 이유로 2000년대 초반에 기숙사 통금제도를 폐지하였고, 여러 타 대학에서도 비슷한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학교는 이처럼 전근대적 제도인 통금제도를 폐지하고, 학생들은 자율성을 기반으로 상호 간의 질서와 안전을 약속하는 자체적인 규율을 만들고 지켜나가는 문화를 조성해나가야 합니다.
세 번째, 학생순찰대: 안전문제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학생 says
"형식적 산책대일 뿐, 해결책이 되지 못합니다." (87.5%)
학생 순찰대는 실효성 없는 보여주기식 행정에 불과합니다. 일개 학생들로 이루어진 순찰대는 위험 상황이 발생할 때 효과적 대응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죠. 학생들은 경찰처럼 보장된 신분을 가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외부인이 문제를 일으켰을 때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지도 못하고요. 그냥 돈 받고 산책하는 ‘산책대’ 아닌가요?
응답자 중 다수는 학생순찰대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응답했다. 이는 작년 발생한 ‘훕스폴리스 사건’ 등으로 인해 순찰대의 존재 의의에 대한 학생들의 회의감이 높은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해 당시 학생회 ‘리액션’의 입장을 들어봤다.
*글로벌캠퍼스 학생순찰대 훕스폴리스는 근무 중 음주 및 근무 태만을 저질러 2019년 해체되었다.
전 글로벌캠퍼스 학생회 '리액션' says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 학생순찰대 ‘훕스폴리스’는 지난 2019년, 여러 논란 끝에 사라지게 되었다. 총학생회 리액션은 “캠퍼스 치안 유지와 봉사에 힘써야 할 순찰대가 어느 순간부터 장학금만을 목적으로 하게 되었다”며 “이는 업무태만으로 이어져 순찰대의 본질을 해쳤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훕스폴리스 단원 역시 우리 모두와 같은 학생들이기에 전문성 측면에서 많이 부족하다. 사설 경비 업체와의 새로운 계약을 통해 보다 캠퍼스 내의 순찰을 강화해 나간다면 학내 안전 증진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교 says
"순찰대의 의의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외대사랑순찰대가 출범한 지 5년이 되었습니다. 학생순찰대는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봉사하는 학생들이죠. 순찰대에 대한 날 선 비판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과거 서울캠퍼스) 학생회 측에서도 순찰대를 공식적으로 비난한 적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순찰대가 순찰을 돌며 문제 상황을 파악하고, 상황을 신고하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여깁니다. 순찰대원들이 온몸을 내던져 학내 안전을 책임질 수는 없습니다. 무작정 비난하기 이전에 순찰대원들도 똑같은 학부생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주세요.
학내 안전문제, 이제 ‘프로 불편러’가 되어야 할 때
이렇게 다양한 가치판단과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학내 안전문제, 학교와 학생이 모두 만족하며 안전한 캠퍼스를 구축할 방도는 없는 걸까?
학교 측은 학생사회 차원의 적극적 안전문제 대응을 해결책으로 들었다. 학생지원팀은 “타 대학은 총학생회 차원에서 학내 안전 자치기구를 만들기도 한다”며 “외대 학생사회도 안전국 설치, 학생 자율방범대 운영 등 적극적 행동에 나서야 한다”라고 밝혔다. 학교 측은 학생 또한 안전 책임의 주체로서 역할해줄 것을 부탁했다.
반면 학생들의 의견은 달랐다. 설문에 응답한 한 학우는 “학내 문제는 학교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문제이므로 학생들에게 책임을 돌려서는 안 된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이외에도 많은 학우가 ‘학교가 주도하는 안전문제 해결’을 학내 안전문제 해결책으로 들었다.
한자리에서 같이 자면서도 서로 다른 꿈을 꾼다는 뜻의 사자성어 동상이몽. 학내 안전 문제를 인식하고 대처하는 생각이 서로 다른 학교와 학생들의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인 듯하다. 결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활발한 소통이 필요하다. 안전에 대한 책임을 서로 미루지 않고,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여 안전 문제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
또한 안전 문제는 적당히 타협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최근 학내에 커다란 안전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해서, 학내 잔존해 있는 안전의 빈 구멍을 대충 덮어두어서도 안된다. 빈 구멍이 존재하는 한, 안전사고는 언제든 예고 없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안전문제에 관해서는 학내 구성원들 모두 ‘프로 불편러’가 되어야 한다. 안전 구축의 주체가 되어 사소한 문제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적극적으로 ‘안전한 권리’를 요구한다면, 보다 나은 캠퍼스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픽토그램 출처: www.flaticon.com)
(로고 출처: www.hufs.ac.kr)
김철준 기자(kcjoon0711@gmail.com)
이지원 기자(jione0519@naver.com)
정지우 기자(star_dust_j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