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4 (목)

대학알리

건국대학교

우리가 개미가 된 이유

청년들은 왜 재테크에 몰두하게 되었을까

종로에 위치한 높은 건물의 서점에 들어가 베스트셀러 칸에 가서 베스트셀러를 살펴보자. 아니면 집 근처 도서관에 무작정 들어가 추천도서 칸에 가보자. 이러한 것마저도 귀찮다면 침대에 누워 초록창에 베스트셀러를 검색해 보자. 스크롤을 내리다 보면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사실이 있다. 베스트셀러들 사이에서 빈번하게 주식과 재테크 관련 책들을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한국거래소의 시장정보 통계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2020년 3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3,700억주를 매도했고 약 3,739주를 매수했다. 이는 2019년과 비교해 매도는 약 98.25%P , 매수는 약 98.57%P 상승한 것이다.

사람들은 도대체 왜 주식에 몰두하고 없는 시간 쪼개가며 재테크를 공부할까. 특히 청년들은 왜 지친 일상 속에도 핸드폰을 눈이 빠지게 쳐다보며 그래프 추이에 대해 끊임 없이 분석하고 가상 화폐를 사고 파는 것일까.

현재 대한민국에서 10년 동안 근로소득을 저축하여 현금 3억원을 만들어도 서울에서 아파트 한 채 사기 어렵다고 한다. 반면 20대의 한 청년은 은행 대출 3억 원을 받아 산 재개발 지역 원룸이 두 달 사이 5억 원이 되며 순식간에 2억 원의 수익이 생겼다. 우리 사회에서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은 적용이 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청년들은 주식,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를 이용한 재테크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재산을 늘리고자 한다.

재테크를 통한 수익률과 개인 소득의 간극이 크기에 청년들이 재테크에 몰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3년 사이에 거의 두 배가 뛰어올랐다고 한다. 1인당 총국민소득은 약 3750만 원인데 서울 아파트 중간 가격은 9억 3000만 원에 달한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는 180%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이와 같이 집값이 폭등하는 상황이 청년들이 더욱 재테크에 매몰되는데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즉, 재테크라는 수단 없이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청년들이 부모님의 도움 없이 수도권에 자신의 집을 마련하기 어렵기에 그들이 재테크를 하는 것이라고 본다.

한국의 청년들이 부자를 바라는 것도 아니고 그저 집 한 채 사고자 하는 것인데 이것마저 사치처럼 여겨지는 현실이 밉게 여길 것이라고 예상한다.

침체된 취업 시장도 재테크 열풍에 박차를 더하고 있다. 2020년 2분기 청년 실업률은 10.1%로 전체 평균인 4.4%로 훨씬 높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구직 활동을 포기한 절반은 20대와 30대라고 한다. 공무원 채용 시험 역시 경쟁률은 40대 1로 높지만 월급은 월 1500달러 수준에 불가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재테크를 하는 것이 청년들이 자신의 보금자리를 마련할 최후의 수단이 된 것이다.

저성장, 제로금리, 집값 폭등으로 가혹해진 현실의 벽을 뛰어넘고자 그들은 끊임없이 노력하는 방법이 재테크인 것이다.

 

우리 사회의 재테크 열풍이 단순히 자기 관리의 일부로만 바라보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왜 자진해서 일명 '개미'가 되기로 했는지, 사회가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때 재테크를 하는 것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재테크라는 방법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는 현실이 문제로 삼자는 것이다. 회사 내에서 직원 중 누군가가 주식과 비트코인을 하지 않으면 대화에 끼지 못한다. 회사뿐만 아니라 어떤 모임을 가든지 주식과 비트코인을 모르면 대화하기 어렵다. 이와 같은 현실은 재테크 열풍이 사회 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자신의 일에 관해 사기가 저하되는 문제와 더 나아가 이는 한 사회의 성장 저해를 야기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재테크에 실패로 우울감에 사로잡히는 청년들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심지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청년들도 존재한다. 2018년 1월31일에는 오전 7시50분쯤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에서 대학 휴학 중이던 20대 B씨가 자신의 방 침대에서 숨져 있는 것을 어머니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당시 경찰은 시신 상태 등을 봤을 때 타살 정황은 없다고 결론 내렸다. B씨는 2017년 8월부터 아르바이트 등으로 모은 돈 2000여만원으로 가상화폐를 사서 한 때 2억원까지 불렸다고 한다. 그러나 갑자기 시세가 폭락해 원금까지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어떤 이들에게는 재테크라는 것이 자신의 재산을 단순히 불리기 위한 욕심의 수단일 수도 있지만 또 다른 이들에게는 현실의 벽을 뛰어넘기 위한 수단일 수도 있다는 점을 아래의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다.

한 달에 35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는 이모(29)씨는 왜 투자를 계속하냐는 질문에 “지금 월급으로는 미래가 그려지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이씨는 “건실한 직장에 취직했으니 걱정 없다고 생각했는데 실상은 달랐다”며 “나는 월급으로 학자금 대출을 갚고 전세자금 대출금을 갚기 위해 악착같이 돈을 모으는데, 집이 잘사는 동기는 빚도 없고 부모가 집을 사주는 것을 보고 박탈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이어 “월급만으로는 ‘이미 가진 사람들’을 따라가는 게 평생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나는 이러한 사회에 안타까움을 느끼며

이 글이 사회가 청년들이 '개미'가 되도록 조장한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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