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02 (월)

대학알리

학생자치⋅복지

‘학생자치의 현주소와 미래’를 나누다.

학생자치 전환 및 지속가능성을 위한 연속공론장 라운드 테이블 취재

 

   현재, 대학은 학생자치 활동 소멸 상태다. 총학생회 선거는 단일후보로 이루어져  제대로된 공약운동이 이행되지 않거나 아예 후보자가 없어 궐위가 지속되기도 한다. 총학생회뿐만 아니라 단과대학, 과 학생회장 자리도 비어있는 경우가 허다해 비상대책위원회가 최소한의 실무를 보충하고 있다. 

 

   위 상황의 심각성에 대해 공감하는 대학생들이 ‘학생자치 전환을 위한 모임’(이하 ‘학생자치 전환 모임’) 주관 행사 ‘학생자치 전환 및 지속가능성을 위한 연속공론장’으로 모였다. 행사는 지난 4일 오후 2시, 온라인 줌으로 진행되었으며 라운드 테이블의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  라운드테이블 진행 중 ZOOM 화면 캡쳐. 

 

   행사의 총괄 진행은 김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전 총학생회장이 맡았으며, 각 퍼실리테이터는 문민기 중앙대학교 교지편집위원회 편집장, 신민준 예술대학생네트워크 활동가, 차종관 대학언론인네트워크 집행위원장, 김정우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기획국장으로 라운드테이블을 촉진시켰다. 

 

   1부에서는 참여자들 각자 ‘학생자치’에 대해 스스로 정의를 내려보며 주제를  환기시킨 후, 학생자치의 통념과 관행을 짚으며 ‘학생회비’, ‘선거’, ‘대표성과 다양성’을 의제로 두어 라운드테이블을 이어갔다. 

 

   ‘학생회비’ 테이블에서는 최근 학생회비를 미납을 독려하는 학내 분위기가 가세되어 학생회의 재정을 전담하는 학생회비 납입이 점점 주는 추세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였다. 이는 복지사업이 주를 이루는 학생회 사업을 학생회비를 낸 학우들만 누릴 수 있을지에 대한 토론으로 이어져, 모든 학생들에게 사업을 누릴 기회는 열어두되 학생회비를 낸 사람들이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등의 논의가 나왔다. 학생회비 납입률을 올리는 방안으로는 학교에 학생회의 권리를 잘 피력하고, 학생들에게 직접 닿을 수 있는 사업을 통해 학생회 및 학생회비를 홍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선거’ 테이블에서는 단일선본이 일상화된 학내선거는 학생들이 학생자치에 대한 관심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학생들이 선거 뿐만 아니라 학생자치에 대한 효능감을 느낄 수 있게 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선거관리위원회가 중앙운영위원으로 구성되는 행태가 관권선거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계하고 이에 대한 세칙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오갔다. 대학언론에서도 학내선거를 활발히 하기 위해 정책토론회 등의 공론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대안도 있었다. 

 

▲ '대표성과 다양성' 발제 중 PPT 캡쳐. (학생자치 전환을 위한 모임 제공)

 

   ‘대표성과 다양성’ 테이블은 학생들의 의견이 국가나 대학본국에 수용되지 않는 현실을 지적하며 학생회의 정치제도적 구조가 다양성을 띄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그 원인으로 정리하는 발제로 시작되었다. 현재 총학생회가 죽어가는 이유를 하나의 대표성만 가지는 총학생회가 모두가 동의할 수 밖에 없는 복지나 표풀림즘 등 납작한 의제만을 포용할 수 밖에 없다는 가설에서 찾아, 학내정치가 다양한 의제를 포괄할 수 있는 의회의 성격으로 바뀐다면 학내정치가 풍부해지지 않겠냐는 대안을 내놓았다. 이에 당적을 가진 총학생회장에 대한 가치판단이나 학생회가 가질 수 있는 대표성이 어디까질 일지에 대한 논의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2부에서는 학생자치의 전환방향을 제시하며 ‘민주성과 다양성’, ‘지속가능성’, ‘제도 및 정책’으로 각 세 소그룹으로 다시 나누어져 적은 인원으로 심도깊은 논의를 이어갔다. 

 

   ‘민주성과 다양성’ 테이블에서는 건강한 학내 공론장에서 뻗어져나온 다양한 의견을 제도적으로 관철시킬 필요에 대해 논의하였다. 하지만 학생들이 위 내용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하지 못하고, 학교 측에서의 지원 및 제반규칙이 미비하다는 것이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학생들의 소극적인 태도를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학생자치 스스로를 성찰하고, 혐오로부터 자유롭은 커뮤니티에서 제안된 의견들을 제도화 할 수 있도록 학칙을 재정립해야 하며, 학내 다양한 의견을 공론화 하기 위해 대학언론의 역할이 강조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지속가능성’ 테이블에서는 총학생회부터 단과대, 학과 학생회까지 후보자가 나오지 않는 실태에 학생자치가 지속가능성을 가지고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원인을 톺아보기 위해 현직 학생회 임원들과의 인터뷰를 자료로 제공하였다. 자료에 따르면, 학생자치 활동가들이 활동을 그만두는 이유로 취업준비나 그로 인한 불안감, 국방의 의무 등 외적요인도 있지만, 주로 학생자치활동에 효능감을 느끼지 못하거나 막대한 업무비중으로 인한 부담감도 크게 작용했다. 활동가들은 활동을 계속 하기 위해서는 물적보상도 필요하지만 학생회에 대한 애착이나 효능감, 적절한 업무 분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학생자치가 지속가능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사회운동이 주된 활동이었던 과거 학생회와 달라진 학생회 성격을 인지하고 학생회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세워야 한다고 논의되었다. 

 

   ‘제도 및 정책’ 테이블에서는 법안이 아닌 학칙으로만 학생회 권리를 보장하고 있고 학칙 제정 역시 그 권한이 학생이 아닌 총장에 있기 때문에 학생자치활동이 학교본부의 탄압에 취약하다며 문제의식을 환기하였다. 이에, 정부 - 대학교육협의회 - 학생단체 간 공식적인 협의체 마련하고, 민주시민 양성을 목적으로 정부에서 초중고등학교 학생자치활동을 지원해준 것과 같은 맥락에서 대학에서의 학생자치활동도 재정적 법률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었다. 더불어 지역사회 연계와 대학축제 상업화 등을 고려하여 축제 특성화 지원 등으로 논의가 확장되었다.  

 

   진행을 맡은 김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전 총학생회장은 행사를 마무리하며 예상보다 긴 시간동안 많은 논의가 오갔다며 논의된 내용들을 바탕으로 추후 자료집이 제작될 것을 밝혔다. 참여자들 역시 학생자치 활동을 하며 겪은 고민을 공유해볼 수 있는 시간이 뜻깊었다는 등의 피드백을 남겼다. 이번 행사는 학생자치 현장에 있는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현재의 학생 자치가 어떤 방식으로 변화되어야 할지 자세한 방안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특히 의의가 있다. 

 

 

   9월 4일, 라운드테이블로 시작된 본 행사는 9월 9일, 9월 16일에 진행될 국회토론회와 10월 9일에서 10일에 진행될 컨퍼런스를 통해 학생자치 전환 및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점차 풍부해져갈 것이라 기대한다. 3차 토론회 ‘열악한 대학생 자치 여건 실태와 개선 방향’ 국회토론회는 해당 링크(bit.ly/2022대학생)를 통해 사전신청 후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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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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