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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도 다시 보는 사람들> : 네트워킹포럼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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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NPO 지원센터 비영리스타트업 네트워킹포럼 스케치 열려

바다와 산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무엇이 그려지시나요? 빛을 받아 부서지는 푸른 파도나 선명한 녹색이 이루는 자연이 떠오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런데 여기, 아름다운 풍경에 가려진 것들을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바다와 산 곳곳에 묻힌 쓰레기인데요. 뛰고, 헤엄치고, 오르고, 만들면서 쓰레기를 다시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쓰레기를 줍고, 가지고 놀고, 재활용하며 지구를 깨끗하게 만드는 네 분을 만나 보았습니다. 바로 와이퍼스의 황승용 대표, 세이브제주바다의 한주영 대표, 클린하이커스 김강은 파운더, 재주도좋아 조원희 대표입니다. 우리 모두의 숙제인 쓰레기 문제, 어떻게 하면 즐겁게 해결할 수 있는지 들어 보았습니다.

걸으면서 지구도 닦는 사람들

와이퍼스

 

출처 : 와이퍼스 인스타그램 (@wiper.th)

 

첫 번째로 황승용 와이퍼스 대표님이 포럼의 문을 열어주셨는데요. 황승용 대표는 우연히 환경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다 ‘나도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집 앞 쓰레기를 한개씩 줍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타인과 환경활동의 즐거움을 나누고 싶어졌고, 어느덧 와이퍼스를 운영하는데까지 도착했다고 합니다. 와이퍼스는 닦다의 wipe와 사람들 -ers이 합쳐진 단어인데, 말 그대로 ‘지구를 닦는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와이퍼스는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커뮤니티로 작년 3월에 소소하게 시작했습니다. 네명이서 오픈채팅방과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하며 소통창구를 열었는데요. 마음 맞는 몇 명의 작은 움직임이 지금은 오픈채팅방 인원 500명, 인스타 팔로워 2500명, 카카오플러스친구 200명이 넘을 정도로 커졌다고 합니다.

와이퍼스는 ‘같이’의 가치를 중요시합니다. 누군가 환경을 위한 작은 실천을 소통 채널에 공유하면, 모두가 박수를 쳐주는 따뜻한 모임으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궁극적으로는 다음 세대에 조금이라도 좋은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플로깅을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플로깅이란 조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다는 뜻으로, 등산을 하거나 길을 걸으면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일이 와이퍼스의 주요 활동입니다. 다양한 캠페인이나 정보 공유도 진행하는데요.

출처 : 와이퍼스 인스타그램 (@wiper.th)

 

길에서 주운 꽁초를 손편지와 함께 KT&G에 보내는 ‘꽁초어택’같이 사회나 정부, 지자체, 제조사등에 목소리를 내고 타지역과 연계해서 산불피해 지역에 나무를 천 그루 심고, 쓰레기 자체를 만들지 않기 위한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고, 지속가능한 식사를 가능하게 해주는 비건 식사법을 공유하는 등 약 1년 3개월 동안 다양한 궤적을 만들어 왔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은 EBS 다큐멘터리, KBS 아침마당 등 다양한 매체에 소개되어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기도 했습니다.

환경에 무관심한 분들에게 환경 활동을 알리는 법도 약간은 다릅니다. 지구의 평화, 이런 것이 아닌 신체적, 정서적 도움이 된다는 지극히 사적인 부분을 이야기해 관심을 유도합니다. 이들에게 지구를 아껴야 한다는 말은 너무 멀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인데요.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니 생활비가 절약되고, 비건식을 했더니 살이 12킬로나 빠지고, 매너리즘에 빠진 직장생활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나며 얻는 에너지가 컸다는 본인만의 경험담을 전합니다.

 

우리에겐 부족한 환경운동가가 필요하다

황승용 대표는 우리나라에 유독 100점이 아니면 시작하기 꺼리시는 분들이 많다며 안타까움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지구에는 ‘지속가능한’ 환경 활동이 필요합니다. 평소 익숙했던 생활 양식을 한순간에 바꾸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꾸준히 환경을 고려해서 행동하는, 조금은 부족한 활동가로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요? 한순간에 100점짜리 환경운동가가 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지속가능한 환경은 20~30점이었던 사람들이 60점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에서 자리 잡게 됩니다.

와이퍼스는 플랫폼 구축을 통해 환경 활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더 넓은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 삼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 플로깅 가이드와 와이퍼스 앱을 개발하는 것을 도구로 삼았는데요. 와이퍼스는 가이드 제작과 앱 개발 모두 외부 전문가의 손을 빌리지 않고, 와이퍼스 내 팀원들이 담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 플로깅을 하는 분들이 만드는 어플이니, 더 전문적이고 촘촘한 플랫폼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어플 내에는 활동을 원하는 사람들이 빠르게 모일 수 있는 활동 찾기, 활동 주최자/참여자 에티켓 메뉴얼, 채팅 기능, 각종 활동 가이드를 포함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추후 비건식당 및 환경 관련 전시 찾기, 업사이클링 체험 등 다양한 채널도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밝히며 현재 계획을 공유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줄곧 기다려온 사람들이다"

-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황승용 대표는 사람들이 버려진 쓰레기를 직면할 때마다 정부나 지자체가 해결해주기를 기대하고, 기다리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직접 눈앞에 있는 쓰레기를 하나씩 줍고, 이걸 적극적으로 주변에 알리는 순간부터 그 사람들이 기다려오던 히어로는 바로 우리가 되는 것입니다. 황승용 대표는 그런 사람들이 천명 만 명 더 많아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하며, 와이퍼스의 색이 담긴 위 문구와 함께 발표를 마쳤습니다.

 

바다 살리기 프로젝트

세이브제주바다

 

두 번째로 세이브제주바다 한주영 대표님이 마이크를 잡았는데요. 세이브제주바다는 ‘내가 버리지 않은 쓰레기라도 내가 먼저 줍자’라는 메시지와 함께 바다 정화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멀리서 봤을 때는 깨끗하고 아름답기만 한 제주 바닷속에는 사실 플라스틱, 비닐, 부표, 담배꽁초 등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넘실대고 있습니다. 한주영 대표도 앞선 황승용 대표와 마찬가지로 우연한 경험이 동기가 되었다고 하는데요. 발리에서 서핑을 하다 쓰레기 가득한 바다 사이를 가로지르며, 육지에 있던 쓰레기가 이렇게나 바다로 많이 흐르는구나를 깨닫고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 후 제주도로 돌아와 해양쓰레기에 관심을 갖고 마음 맞는 사람들과 달에 한 번 비치클린을 다짐하고 환경활동을 시작했다고 해요.

출처 : 세이브제주바다 인스타그램 (@savejejubada)

그렇게 세이브제주바다 인스타그램을 2017년 12월에 개설하고, 2018년 1월 7일 단 두 명이 활동한 첫 비치클린 게시물을 올리게 됩니다. 그 이후, 환경에 관심은 있지만 어떻게 시작할지 고민이셨던 분들이 세이브제주바다의 활동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면서 횟수가 점차 늘어나고, 결국 매주 비치클린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세이브제주바다의 활동은 따로 신청을 받지 않고, 시간과 장소를 공지하고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쉽게 참여할 수 있습니다. 제주 도민분들, 여행객분들, 어린이와 함께하는 가족 단위 분들이 관심을 보였고 가장 많이 참여했던 인원이 백 명, 평균적으론 20~30명이 비치클린 활동을 함께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2018년부터 2년 동안 실천한 비치클린 횟수가 67회, 1882명의 봉사자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약 10톤가량의 쓰레기를 수거할 수 있었습니다.

 

#나혼자한다_비치클린

한주영 대표는 ‘쓰레기를 줍는 것보다 내가 만들어내는 쓰레기를 줄이는 것’을 강조하며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자는 캠페인 또한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최근엔 코로나로 인해 단체 비치클린은 잠정적으로 중단한 상태인데요. 애석하게도 해양쓰레기는 계속 쌓여만 가니,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비치클린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작년에 제주 김녕에 4인 이하로도 비치클린을 할 수 있도록, 무인 비치클린센터를 설치한 후에 <#나혼자한다_비치클린>이라는 활동을 만들었습니다. 방역 지침에 맞게 1인에서 4인까지, 소규모의 인원이 비치클린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죠. 센터에는 집게, 장갑, 자루 등 비치클린에 필요한 다양한 물품들이 구비되어 있어서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고, 활동이 끝나고 지정된 장소에 주운 쓰레기를 두면 읍사무소에서 수거해 가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한주영 대표님은 “앞으로 서쪽과 남쪽에도 비치클린센터를 마련해서 더 많은 분들이 활동에 참여하실수 있게 도울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제주바다의 쓰레기는 크게 어업용 폐기물과 일반 생활쓰레기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어업용 쓰레기로는 폐그물, 밧줄, 플라스틱 부표, 스트리폼 부표, 트랩 등이 있는데요. 코로나 이후 바다엔 마스크와 물티슈 쓰레기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페트병, 플라스틱, 담배꽁초가 일반쓰레기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요. 해양쓰레기는 염분 뿐만 아니라 각종 이물질에 오염되어서 재활용이 힘들고 줍기도 힘든 실정입니다. 어렵게 수거된 쓰레기들은 중간집하장으로 갑니다.

출처 : 세이브제주바다 인스타그램 (@savejejubada)

 

이게 다 다시 묻힌다고요?

세이브제주바다는 어느날 중간집하장에 방문하고, 2층 정도의 높이로 가득 쌓인 쓰레기 더미를 보게 됩니다. 따로 분리된 플라스틱과 스트리폼 부표는 거의 매립된다는 기사는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한주영 대표는 해양쓰레기 처리를 위한 시스템 구축 및 실천을 관에만 맡긴 채, 매립될 해양쓰레기를 계속 수거만 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어 보여 무기력해졌다고 전했습니다.

그래서 작년엔 중간집하장에 방치된 쓰레기들에 대해 제주도에 탈염 처리시설이 없고 해당 시설 구축이 시급하다는 내용을 국민청원에 올렸지만, 안타깝게도 주목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그렇게 세이브제주는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해양쓰레기 재활용률을 높이는데에 직접적으로 기여하자는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지정기부금 단체로 법적 형태를 갖추고 지난 5월, 제주도민 자원봉사자분들과 함께 중간집하장에서 플라스틱 부표중에서도 폴리프로폴린을 선별하여 0.5톤을 골라냈습니다. 이후 육지에 있는 공장으로 보내 세척하고, 재활용원료로 만드는 작업을 마쳤습니다. 이후 재활용된 원료로 테라사이클과 협업하여 캠핑 박스를 제작해, 해피빈 펀딩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세이브제주바다의 최종 목표는 제주도 해양쓰레기로 관광상품을 만들어 해양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재활용률도 높이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요. 이 날 포럼에 참여한 모든 환경 단체가 입을 모아 같은 지점을 공유했습니다. 세이브제주바다는 그 답이 교육에 있다고 판단하고 다양한 교육도 진행할 예정인데요. 환경 교육용 애니메이션을 제작하여 <#나혼자한다_비치클린>활동의 사전교육에 활용하며 올바른 인식 개선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소비, 생활습관을 돌아보게 하고, ‘어떻게 하면 쓰레기를 줄일 수 있을까’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만드는 다양한 교육을 기획하고 있으며, 자료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공개된 상태입니다.

세이브제주바다는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이 비치클린에 참여하도록 돕고, 대체품 사용 캠페인을 진행하며 그 경험이 일상에서 작은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보이는 쓰레기를 수거하는 습관, 환경을 고려하는 소비, 제로 웨이스트 실천 등이 환경오염에 대처하고 변화를 만드는 가장 쉽고 빠른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깨끗한 바다와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세상을

저희 세이브제주바다와 함께 꿈꿔주세요."

- 세이브제주바다 한주영 대표

 

 

환경을 놀이로, 쓰레기를 예술로

클린하이커스

 

이번엔 산으로 가 볼 텐데요. 산의 쓰레기를 줍는 클린하이커스 김강은 파운더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클린하이커스는 <환경을 놀이로, 쓰레기를 예술로>라는 슬로건 아래, 건강한 아웃도어를 위해 노력하는 단체인데요. 쓰레기를 줍는 것을 시작으로 친환경적인 활동을 기획하고 실천하는, ‘쓰레기 가지고 노는 사람들’이라고 소개합니다.

김강은 파운더도 개인적인 ‘불편한 경험’을 통해 클린하이킹을 시작했습니다. 산을 좋아해서 여느때처럼 등산을 하고, 취사장 문을 벌컥 열었는데 플라스틱과 페트병, 기타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는 모습을 마주했다고 합니다. 직원분이 익숙하다는 듯 쓰레기를 치우시는 모습을 보고,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SNS에 “우리가 자연을 즐기는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행동이 없을까요?”라는 문장과 함께 해당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공감했고, 그렇게 청계산에서 6명의 사람이 모인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그렇게 한 달에 한 번씩 클린하이킹을 시작했고, 누적참여자는 약 8백명입니다. 현재는 쓰레기 수거양이 총 1톤을 넘은 상황인데요. 객관적 수치가 절대적으로 높진 않지만, 이렇게 꾸준히 활동을 지속한 것이 결국 다른분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었습니다.

‘Leave no trace’ 는 등산객들에게 유명한 ‘흔적을 남기지 않기’라는 슬로건입니다. 야외활동을 하거나 자연을 방문할때, 내가 오지 않은 듯 최대한 깨끗하게 왔다 가고, 흔적을 남기지 말자는 뜻의 문구입니다. 야영장 지정장소만 쓰기, 쓰레기 가져오기 등이 있죠. 하지만 김강은 파운더는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내 흔적만 남기지 않는다고 깨끗한 자연, 혹은 지구가 될까요?”

이미 버려진 쓰레기가 너무 많고, 앞으로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인식과 문화가 변해야 ‘Leave no trace’,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도 숙제가 되는데요. 그래서 클린하이킹의 모토는 한 단계 나아간 ‘Leave good trace’라는 가치관을 지향합니다. 바로 선한 영향력의 흔적을 남기자는 뜻입니다. 발자국을 남기고, 또 누군가에게 영향을 퍼뜨리자는 뜻의 ‘Leave good trace’는 내가 버린 게 아니더라도, 쓰레기를 꾸준히 줍는 사람을 꾸준히 늘려가고, 그들의 개선된 인식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렇다면 산에서는 무슨 쓰레기가 나올까요? 클린하이커스는 단순 쓰레기를 줍는 게 아니라 주로 흙 속에 파묻힌 것들을 캐게 되는데요, 25원짜리 라면 봉지를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70~80년대 쓰레기임에도 썩지 않았다는 것에 심각성을 느끼고, 활동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이렇듯 산에선 정말 이상하고 썩지 않는 쓰레기들이 많이 나오지만, 사람들은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에 김강은 파운더는 이미지를 통해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을 생각했는데요.

출처 : 클린하이커스 인스타그램 (@clean_hikers)

 

그렇게 수거한 쓰레기로 산 정상이나 공터에서 쓰레기로 작품을 만드는 정크아트를 시작했습니다. 정크아트는 원래 존재하는 예술 장르지만, 클린하이커스 보존할 수 있는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때 주운 쓰레기들을 사람들에게 이미지로서 각인시킬 목적으로 작품을 구성합니다. 제2 창작을 통해서 문제를 다시 새로운 시각으로 인지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굴업도의 주인은 과연 누구인가

출처 : 클린하이커스 인스타그램 (@clean_hikers)

 

캠핑의 성지라 불리는 굴업도의 쓰레기로 만든 ‘굴업도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작품은 월간 산이라는 매거진 표지가 되기도 했는데요. 이례적으로 쓰레기 사진이 잡지 표지로 실린,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었습니다. 이런 활동들은 국내 매체뿐 아니라 BBC나 CNN 등 100개가 넘는 해외 채널에 보도되었습니다.

너무 방대한 양의 쓰레기를 보면서, 김강은 파운더도 ‘쓰레기를 평생 줍는다고 지구가 깨끗해질까?’라는 고민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속가능한 환경에 대해 고민하게 됐는데요. 쓰레기나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자연 속에서 문제를 직접 체감하며 행동하고, 또 그런 활동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과 다양한 분야의 환경 정화 활동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지구를 함께 지키는 법

클린하이커스는 여행이랑 환경을 결합한, 걸으며 쓰레기를 줍는 <클린워킹>이라는 행사를 한국관광공사와 기획하기도 하고, 환경 담론을 이야기하기 위해 월간 산 매거진에서 ‘do it now’라는 꼭지에 환경기사를 취재해서 기고하는 등 다양한 협업사례가 있다고 합니다. 또, 클린하이커스가 가장 잘 하는 산에서 쓰레기 줍고, 놀고, 생각을 나누는 활동에 이어 아이들과 함께 정크아트와 클린하이킹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의 시대를 살아갈 어린이들에게 환경 문제를 고민하게 하고, 실천할 수 있게 만들었던 중요한 교육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식물성 소비를 장려하기 위해 풀무원, 잇츠베러와 브랜드 파트너쉽을 맺으며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행사를 기획했다고 소개했습니다.

김강은 파운더는 환경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놀이와 문화처럼 여겨지기 위해서 클린하이커스가 추구하는 <일상, 지속가능성>, <함께, 즐거움>, <공유, 선한영향력> 이라는 세 가지 핵심 가치를 공유했습니다. 일상 속 실천 가능한 환경활동의 범위를 넓혀가며 꾸준히 환경을 지키는 것, 심각하게 접근하지 말고 즐거운 활동을 함께할 것, 환경 활동을 꾸준히 주위에 공유하며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 김강은 파운더는 이 세 가지 키워드를 마음에 담고 활동한다면 깨끗한 지구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발표를 마쳤습니다.

 

재주도 좋고 제주도 좋은 사람들

재주도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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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재주도좋아 인스타그램 (@jaejudojoa)

마지막 발표는 창작 집단 <재주도좋아> 조원희 대표님이 맡아 주셨습니다. <재주도좋아>는 올해 9년 차 단체로, 그간 진행 및 구축해온 것들, 현재 고민을 공유했습니다.

<재주도좋아>는 끊임없이 밀려오고 쌓여가는 제주바다 쓰레기 문제를 문화예술로 풀어가보고자 한다는 의지를 내세우며 활동 중인 단체입니다. 처음엔 제주한수풀해녀학교에서 누군가 수면 위로 올라올 때, 통발에 물고기 대신 쓰레기를 담아 오는 것을 보고 너무 멋지다고 생각했고, 모두가 따라 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제주도가 좋았고, 제주도에 살기 위해 만든 명분이 <재주도좋아>였다는데요. 뜻이 맞는 사람끼리 제주도에 남아 캠핑도 가고 쓰레기도 주우며 활동을 이어나갔다고 합니다.

먼저 비슷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2013년에 처음 제주문화예술제단 비치프로젝트를 지원받아서, 7년 동안 비어있던 감귤선과장을 리모델링해서 <재주도좋아> 의 첫 번째 활동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활동 공간은 바다에서 주운 나무, 유리, 플라스틱 이런 것들을 재가공할 수 있는 공방과 작가들이 생활할 수 있는 레지던스로 구성했다고 해요.

공간 구성 이후 <재주도좋아>는 본격적으로 비치코밍이라는 단어를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바다쓰레기를 재가공해서 교육이나 워크샵에 활용하는 활동들을 하고, 기념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유리, 원목, 플라스틱, 폐그물 등 재료에 맞게 해마다 전시를 기획하고 해마다 작가들을 뽑고, 초청해서 전시하는 방식으로 <재주도좋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쓰레기를 보석으로 만들어 드려요

바다 쓰레기 금속 전시를 열기도 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제주 바다에 가서 쓰레기를 주워서 오시면 보석을 만들어 드립니다’라고 안내한 뒤, 쓰레기를 주운 시민분과 작가를 매치해서 작업을 진행했어요. 작가들이 쓰레기로 주얼리를 만들고, 그걸 전시하는 활동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작품을 구성한 쓰레기들은 다양합니다. 샴푸 뚜껑, 폐부표나 폐그물을 사용하기도 했는데요. 이 전시를 통해 쓰레기도 정성과 시간을 들여서 제 위치를 찾게 해주면 아름다운 보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조원희 대표는 전했습니다. 쓰레기도 떠밀려 내려오기 전까지는 어디선가 쓰임이나 기능을 하는 것들인데, 이게 표류하고 그곳에 있기 때문에 쓰레기가 된 것이니까요. 그래서 쓰레기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창작의 재료가 될 거라고 주문을 건 순간 다르게 보일 거라생각했고, 그 감정들을 참여자가 느끼길 바라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일주일 제주바다 레지던시 & 비치코밍 페스티벌 ‘바라던바다’

조원희 대표는 환경문제를 어떻게 예술로 이야기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를 만나서 제주로 초대하고, 바다와 바다 쓰레기에서 영감을 받을 수 있게 공간을 제공하면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매년 여름 8팀의 예술가를 초대하고 5년 동안 8팀씩, 40팀 정도가 같이 작업을 하 무용, 연극, 작가, 사진작가 등 다양한 분야의 분들이 예술가가 참여했고 그만큼 다채로운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비치코밍 페스티벌 ‘바라던바다’는 자연에 무해한 축제를 만들고 사람들과 이야기하자는 취지에서 매년 진행되고 있는데요. 매년 5월 바다정화활동, 워크샵, 전시, 공연이 결합된 캠페인으로 진행합니다. 코로나로 작년에는 소규모로 진행했으며, 올해도 작게나마 열어보려 준비 중입니다. 2018년에는 참여해준 뮤지션들의 곡을 받아서, ‘바라던바다’라는 재생플라스틱 LP를 만들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출처 : 재주도좋아 인스타그램 (@jaejudojoa)

 

<재주도좋아>는 이제 이런 활동이 앞으로 어떻게 확장될 수 있을 것인가를 꾸준히 고민합니다. 비치코밍 활동도, 아이나, 아이를 데리고 있는 부모나 몸이 불편한 사람도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하는 것에 초점을 두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재주도좋아>가 포섭하고자 하는 부류는 ‘환경에 관심은 있지만 뭘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고민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부분에 있어 사소하지만 환경을 위해 내가 이런 행동을 했다는 경험을 선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재주도좋아>는 최초의 벽을 넘어 중간진입자로 들어가는 분들에게 어떤 힌트를 줄 수 있을지 계속 생각합니다. 그렇게 제주에 있는 환경운동가를 만나서 각자 단체가 가지고 있는 고민들도 나누고, 다이빙 포인트는 어디가 좋은지, 뭐가 맛있는지 따위의 가벼운 이야기도 하면서 활동의 즐거움을 공유하며 독려나 응원도 주고받습니다.

조원희 대표는 “서로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끼리 자주 만나는 일은 정말 중요하다”며, “같은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가진 농축된 에너지들이 있다. 이들은 행사를 주최하고 늘 기획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계획이 있고, 이런 분들을 꾸준히 만나는 게 서로에게 중요했다”고 전하며 발표를 마쳤습니다.

 

Q&A

 

발표가 모두 끝난 이후 사전질문과 현장 질문을 통한 Q&A 시간도 가졌습니다. 많은 활동가분들이 비슷하게 고민했던 지점들을 나누고,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방향을 제시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활동에 있어서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히시는 활동가 분들의 고민에 각 대표님들은 진심을 담아 조언해 주셨습니다.

- 지역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이나 전술이 있다면?

이 질문에 <재주도좋아> 조원희 대표님은 “그들에게 익숙하고 편한 행동 양식을 내 방식으로 바꾸는 일이기 때문에 시간과 정성을 많이 들여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덧붙여 “임대료를 내고, 공간을 점유하기도 쉽지 않다. 예전과 다르게 제주도에 빈 공간이 많이 없어서, 결정권자인 이장님, 청년회장님 같은 분들을 만나서 우리가 어떤 일과 활동을 하는지 설명했다. 시간을 들여 마을 분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는 경험을 공유해 주었습니다.

플로깅 중 관리가 미흡하여 일반 시민들이 처리하기 힘든 부분을 지자체에 문의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지자체에서는 사유지라 손을 쓸 수가 없다고 했을 때 대처 방안이 있다면?

황승용 대표는 도심 플로깅에 변수가 많은 점을 언급하며, “지자체 직원분들에게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개인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쓰레기의 경우는, 눈 딱 감고 신고하면 시민의 의무는 다한 것이지만, 계속 해결이 안 되면 지속적해서 찍어 민원에 올린다든지, SNS에 올린다든지, 담당 공무원에게 꾸준히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쓰레기를 줍는 게 장기적으로 과연 지속 가능한 환경보호 활동인가?

김강은 대표는 “이미 발생한 쓰레기들을 줍는 것에도 한계가 있고 계속 만들어진다면 지속 가능하지 않겠지만, 환경 활동의 흐름을 만드는 데에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쓰레기 줍는 활동 자체만으로 환경이 개선되진 않겠지만, 플로깅 활동을 기점으로 사람들이 환경 문제에 심각성을 느끼고 관심을 갖게 하는 발판으로 삼으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4분기 계획 공유

 

네트워킹 포럼을 마무리하며 각 단체의 4분기 계획을 공유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먼저 클린하이킹 김강은 대표는 여행과 환경을 접목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여행을 좋아하는 이들이 자연스럽게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역주민 삶을 체험하면서 우리 농산물을 이용해 같이 요리를 해본다든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지역을 방문하고 즐겼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또, 지역에서 일주일 정도 살아보면서 지역 청소 활동, 농산물을 수확 체험, 환경영화제라는 컨셉으로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일정을 담아낼 계획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구를 닦는 사람들 와이퍼스 황승용 대표는 어플 출시와 플로깅에 대한 계획을 말씀하셨습니다. 11월 중에 채팅 기능을 제외한 1차 테스트 버전을 출시하고, 환경 관련 단체들과 함께 자유롭게 플로깅을 진행하며 봉사활동 시간으로까지 인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세이브제주바다 한주영 대표는 해양쓰레기를 재활용한 제품 개발 및 비치클리닝 센터 확장을 계획 중이라고 하셨습니다. 비치클리닝 센터를 서쪽 및 남쪽에 추가로 마련하고, 교육 프로그램과 연계해서 더 많은 분들이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하셨습니다. 제주도에 오지 않고 해변에 가지 않아도, 우리 집 앞 쓰레기를 줍는 것 만으로도, 강으로 바다로 가는 쓰레기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나 혼자 쓰레기를 줍는 행동으로도 남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교육을 진행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마지막 <재주도좋아>의 조원희 대표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교육 프로그램 진행과 제주도에서 ‘바라던바다’ 4분기 페스티벌이 예정되어 있다고 말씀을 전했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환경 문제’라는 말을 들으면 괜스레 마음이 무거워지고, 내가 환경 파괴에 일조하고 있다는 생각에 어딘가 불편해지곤 하는데요. 하지만 오늘 포럼에 참여한 활동가 네 분 모두 강조한 지점이 있습니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하나씩 실천할 것. 환경을 위하는 마음이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도록 할 것. 무엇보다 즐겁게 활동할 것. 개인의 작은 경험을 시작으로, 선한 영향력을 무한히 펼치고 계신 네 분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던 <쓰레기도 다시 보는 사람들> 네트워킹포럼 현장이었습니다.

※ 이 콘텐츠는 서울시NPO지원센터와 비영리스타트업 3기 대학알리의 협력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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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하연 기자

구석진 곳을 왜곡 없이 비추고, 가려진 세상을 섬세하게 묘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