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7일 오전 11시, 잠실센트럴파크 청년주택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강제 경매 중인 청년안심주택 세입자의 보증금 반환 및 주거권 보장을 위한 서울시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청년안심주택은 서울시에서 주거 안정 및 주거난 해소를 위해 청년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공공임대·민간임대 주택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공공임대의 경우 주변 시세 대비 30~70%, 민간임대의 경우 75%~85% 수준의 낮은 임대료가 책정되기 때문에 많은 참여자들이 입주를 희망한다.
그러나 청년안심주택으로 공급된 잠실센트럴파크 청년주택이 강제경매에 넘어가는 사태가 발생하며, 입주 청년 134세대가 총 238억 원 규모의 보증금 피해를 볼 위기에 처했다.
기자회견에서 민달팽이유니온 서동규 위원장은 “서울특별시는 전세사기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자체인데 정책사업에서조차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고 경매 사태가 발생했다”며 “서울시가 당장 책임 있는 자세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보증금 미반환 위기에 처한 당사자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잠실센트럴파크 청년주택 비상대책위원회 노OO 공동대표는 “전세사기가 많아 불안하다는 부모님을 ‘서울시 청년안심주택’이니 믿어도 된다고 설득했지만, 서울시의 관리·감독 부재로 강제경매집행이라는 사태를 맞았다”며,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청년들의 인생을 담보로 한 정책적 실패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하고 책임 있는 조치를 당장 실행하라”고 촉구했다.
전세사기 피해자와 시민단체 활동가의 연대발언도 있었다. 전세사기·깡통주택 전국대책위원회 이철빈 위원장은 “서울시에서 안심하고 살 수 있다고 하니까 그걸 믿고 계약한 건데, 이렇게 발을 빼버리면 이건 허위·과장광고, 불공정거래 아니냐”며 “서울시는 우리 세입자들에게 얼마나 적극적으로, 구체적으로 문제 해결을 약속하는지 즉각 답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민달팽이유니온 김가원 사무처장은 “시의 이름을 걸고 세입자를 모집하며, 규제를 풀어 시행사가 막대한 인센티브를 챙겨가는 임대주택 정책 운영에서 공급과 관리를 나누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느냐”고 꼬집으며 “주거 정책이라면 적어도 지금 민간임대차시장을 가장 위협하고 있는 전세사기 문제로부터 안전한 공간이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발표하면서, ▲정책 실패에 대해 서울시장이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 ▲현재 임대사업자가 반환 지연 중인 보증금을 즉시 반환할 것 ▲서울시가 거주기간 보장과 공공매입 등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 ▲서울시청 내에 TF를 구성하고 비대위와 정기적으로 간담회를 개최할 것 ▲청년안심주택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기자회견을 마친 참여자들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면담을 요청하는 민원을 서울시청에 제출했다.
원지현 기자(krchloe123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