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대, 대선
이번 대통령 선거는 ‘87년 개헌 이후 최악의 선거’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고개 돌리지 않고 우리 20대 목소리가 세상에 소멸되지 않기 위해 크게 외칩니다. 독자 여러분 역시 ‘20대, 대선’ 필진이 될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참혹한 국정(國政) 실패 자행한 정치인들의
대국민 매표(賣票)행위…
국민을 졸(卒)로 보기에 가능한 일 일것
전세계 문명사 뒤져도 우리나라 같은
위대한 승리 거둔 나라 없는데 정치권이
나라 희망 자진(自盡) 부추겨
20대 청년들의 정치적 무관심·방임은
후세에 죄짓는 행위
대선을 몇 일 앞두고 각 정당의 대선 후보자들의 좋은 말, 입에 침 발린 언어들이 연일 쏟아진다. "국난극복", "부국강병", "경제회복" 등 말만 들어도 가슴 벅차고 설레는 아름다운 마법의 단어들을 정치권이 이곳 저곳에서 쏟아내며 국민들에게 총력을 펼친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정치인들의 이런 말을 '곧이 곧대로' 믿는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선거철마다 알면서도 모른 척 장밋빛 미래를 기대하지만 큰 변화를 체감하지 못한다. 항상 정치에 내심 기대를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대부분 좌절과 절망이다. "다 똑같아", "복잡해", "어려워" 무관심이 반복되고 또 다시 정치 혐오를 낳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 같이 국민들이 정치로 인해 혐오와 싫증을 느끼는 것은 모든 기성 정치인들이 국민을 졸(卒)로 보기에 가능한 것이다. 국민을 졸(卒)로 보지 않으면 어떻게 아무런 거리낌 없이 참혹한 국정(國政) 실패를 자행한 정치인들이 국민들에게 대국민 매표(賣票) 행위들을 할 수 있나. 거짓을 말해도, 달콤하게 포장된 실현 불가능한 공약들을 쏟아내도 어차피 자신들 말곤 뽑힐 사람이 없는 것을 알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민졸(民卒) 정치인·정권은 무섭다. 정치인들이 국민을 하늘 같이 여기고, 무서워하고, 어려운 존재로 섬긴다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기막힌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비단 특정 세력들을 비난하고자 하는 말들이 아니다. 기성 정치권에 응당의 책임을 묻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 민족은 반만년 한반도 역사에서 가난과 굶주림을 숙명으로 여기고 살았다. 작금의 자유와 번영을 누리고 사는 것을 과거 우리 조상들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엄혹한 냉전 시절 주변 국가 모두가 공산주의 망령에 젖었을 때 우리나라는 6.25 동란(動亂)을 거치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켜냈다. 선조들은 전쟁서 "살려달라"고 빌며 피난하여 목숨을 구했고, 산업화의 주춧돌을 쌓았다.
내 자식들만큼은 굶고 살게 하지 않으리겠다는 조부모·부모 세대의 고된 헌신이 세계에서 유일한 원조 받던 나라에서 원조 주는 나라로 만들었다. 조부모·부모 세대의 혼신어린 희생이 세계에서 가장 못 살던 나라에서 국민 소득 3만불 시대를 열었다. 세계 문명사적으로 한 세대만에 빈국에서 부국으로 바뀌어 자유와 번영을 누리는 사례는 찾기 어렵다.
보기 드문 문명사적 대전환을 이뤄 위대한 승리를 거둔 이런 나라에서 정치권의 경거망동(輕擧妄動)으로 우리 스스로 희망을 자진(自盡)하는 것은 너무나 허무한 일이다. 우리 20대 청년들이 나라 안팎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외면하면서 정치 실패로 인해 망국으로 향하는 열차를 방치하는 것은 조부모·부모 세대의 노력을 무용지물, 헌신짝으로 만드는 것으로 직결된다.
자유의 결실로 맺어진 부와 번영의 과실(果實)을 우리 동생 세대들에 이어주는 것 역시 중요한 시대적 소명이다. 20대 청년들은 곧 기성 세대가 되어 동생 세대들에 우리가 누리던 자유와 번영을 그대로 물려주게될 역사적 사명도 가지고 있다. 다른 이들이 정치가 어떻든 관심 없더라도 우리 청년들이 반드시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할 이유다.
우리는 정치권을 감시하고, 비판하며 국민을 더 이상 졸(卒)로 보지 않는 국정(國政) 철학을 가진 지도자들 원해야한다. 아무리 정치가 혼란스럽고, 지켜보기 어려운 정도일지라도 높은 덕목을 지닌 지도자들 끊임없이 바래야한다. 정치인들을 채찍질하며 더 이상 우리 국민을 졸(卒)로 보지 말라고 엄하게 요구해야 한다. 이번 20대, 대선이 그런 지도자를 원하는 정치 풍토를 만드는 시발점이 되어야한다. 우리들마저 이 나라를 포기하고, 지켜만 보는 것은 결국 후세에 죄짓는 행위가 될 것이다.
김규민 前 대구대신문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