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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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 의미 없는 소신은 없다

※ 20대, 대선

 

이번 대통령 선거는 ‘87년 개헌 이후 최악의 선거’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고개 돌리지 않고 우리 20대 목소리가 세상에 소멸되지 않기 위해 크게 외칩니다. 독자 여러분 역시 ‘20대, 대선’ 필진이 될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극에 달한 젠더 갈등

'소신'과 '다수 편승' 사이에 놓인 유권자들

 

 

 

 

 

 

이틀 뒤엔 대선 레이스가 막을 내린다. 사상 최악의 대선이라는 꼬리표 때문일까, 유권자들은 이번 대선의 승기를 누가 잡을지에 대한 관심이 크다. 특히나 이번 선거에서는 2030 여성 유권자 표심의 행방을 새로운 캐스팅 보트(Casting Vote)로 떠오르면서 대선판에 긴장감을 더했다. 민주당에서는 2030 중에서도 특히 여성 유권자들의 표가 마지막 변수가 될 것이라 예측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2030 여성 유권자들은 어쩌다 캐스팅 보트가 됐을까.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 다짐했다. 그러나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사건과 그 이후에도 연달아 발생한 오거돈 前 부산시장, 故 박원순 前 서울시장의 권력형 성범죄는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 줬다. 그리고 민주당 의원들이 박원순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 지칭한 사실이 드러나 여성들에게 여당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 그리고 이번 대선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장남 성매매 의혹으로 역시나 여성 유권자들의 비판을 피할 순 없었다.

 

여성 유권자들을 캐스팅 보트로 만드는 데 야당도 한몫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와 성범죄 무고죄 강화를 공약으로 들고나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설전을 펼쳤으며, 뿐만 아니라 윤 후보의 공약 자료에 여성 혐오 표현이 기재돼 ‘여혐’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경우 SNS로 계속해서 페미니즘 논쟁에 불을 붙여 여성들의 반감을 샀다.

 

결국 집권 여당과 여당이 청년 세대 간 젠더 갈등을 극에 달하게 했으며, 여성 유권자들을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만들었다. 이들은 뒤늦게나마 여성 유권자도 캐스팅 보트임을 인지하고 표심을 끌어오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분열이 있었다. ‘여혐 대통령’은 절대 세울 수 없으니 이번에는 소신 투표 대신 이 후보에게 전략적으로 투표하자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페미니즘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윤 후보를 뽑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꾸준히 페미니즘을 주장해 온 심 후보에게 소신 투표를 하겠다는 이들도 존재했다.

 

 

하지만 소신 투표를 하겠다는 여성 유권자들도 확신이 서지 않는 듯한 모습이다.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사표(死票)론’이 이번 대선에도 등장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사전 투표를 앞두고 윤 후보와 극적으로 단일화를 합의해 사퇴하면서 사표론은 더욱 거세졌다. 일부 여성 유권자들은 또다시 길을 잃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소신을 지킬 것인지, 다수에 편승할 것인지 고민하는 여성들에게 고(告)한다.

 

소신은 작은 믿음이 아니라 굳게 믿는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가진 투표권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당신의 것이다. 당신이 선택한 후보가 당선된다면 좋은 일이고, 당선되지 않더라도 좌절할 필요는 없다. 그 표는 당신의 삶을 조금이나마 더 윤택하게 해 줄 것이라는 믿음에 기반한 것 아닌가.

 

모든 소신엔 의미가 있다. 의미 없는 소신은 없다.

 

박서현 동아대학보 편집국장

pppsh0115@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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