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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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텃밭 동대문구 수성이냐 탈환이냐, 청년들의 선택은?

동대문구청장 놓고 최동민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필형 국민의힘 후보 맞대결
동대문구 대학 연합체 ‘동행’ 청년 의제로 후보자 검증
청년 의제 정책 발의에 두 후보자의 입장 대동소이

 

28일 오전 서울시립대학교에서 동대문구청장 후보자 합동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6·1 지방선거에서 동대문구 소재 대학생들의 권리와 의견을 증진하고자 결성한 동대문구 대학 연합체인 ‘동행’에서 주최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동대문구청장 자리를 놓고 시립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최동민 후보와 국가정보원에서 28년간 근무한 국민의힘 이필형 후보가 맞대결을 펼친다.

 

토론회는 두 후보자의 모두발언을 시작으로 정책 질의 및 토론과 참가자 자유토론, 교내 언론사 백브리핑 순서로 진행됐다.

 

후보자 모두발언에서 두 후보는 동대문구청장 후보로서 관내 대학생을 향한 비전을 제시했다.

민주당 최동민 후보는 “동대문구는 경희대, 서울시립대, 한국외대 등 유수의 대학들이 있고, 청년들의 꿈이 활발하게 펼쳐지는 곳”이라며 “대학생과 청년들의 취업, 주거 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필형 후보는 “이곳에서 초등학교, 중학교를 나온 동대문 토박이인 만큼 동대문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동대문구의 발전을 위해 꾸준히 청년들과 소통하는 장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순서로는 경희대학교, 고려대학교, 서울시립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총학생회 순으로 정책을 질의하고 두 후보자의 총평을 듣는 방식으로 토론이 진행됐다.

 

경희대학교(이하 경희대)는 동대문 01 버스를 저상, 전기버스로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두 후보자 모두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동의하며 전기버스가 우리 지역이 기후 정의를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서울시와 상의해 동대문 01을 전기버스로 시범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대학교(이하 시립대)는 대학생의 취·창업을 위해 서울시 청년지원센터 ‘동대문 오랑’을 확대•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최 후보는 ‘동대문 오랑’이 청년들의 쉼터와 취·창업 공간으로 만들어졌지만, 그 취지에 비해서는 역할이 약하다며 캠퍼스 타운과 연결해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청량리에 있는 오랑 센터를 직접 방문해본 적이 있다며, 동대문구 4개 학교에서 훌륭한 벤처 창업가가 배출될 수 있도록 이를 확대 운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생각과 아이디어만 있으면 창업을 시도할 수 있는 기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이하 외대)에서는 의료 지원과 안전 관련 정책을 질의했다. 외대 총학생회는 청년 1인 가구의 고독사와 자살 및 경증 정신 질환에 대응하기 위해 ‘동대문구 정신건강 복지센터’를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최 후보는 청년의 압박감,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가 지역사회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학생증을 제시했을 때 적절한 상담과 치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정신건강의 경우 본인이 밝히기 꺼려하는 부분이 있다며 지역사회가 함께 대응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행정 서비스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외대에서는 추가로 여성 대학생 1인 가구를 위한 특별 순찰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최 후보는 마을 보안관 제도와 안심귀가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충분한 홍보와 대학과의 연계를 통해 더욱 안전한 지역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경희대 학생들이 기획한 <벽화마을>, 이문동의 <우리동네연구소>를 언급하며 마을 보안관이나 안전지킴이도 중요하지만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깨진 유리창 효과’를 말하며 당선 이후 배롱나무를 심어 환경을 개선하고 쾌적한 동대문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고려대학교(이하 고려대)는 제기동 도시재생 사업에 대한 후보자들의 의견을 물었다.

 

최 후보는 현재 ‘홍릉포럼’에서 동대문구 대학 주변 주거환경, 문화, 교통까지 관련 논의들을 함께 관여하고 있다고 답했다. 좀 더 밝은 스마트 가로등을 설치하는 등 주거환경을 개선해야 하며 더 나아가 동대문구가 ‘대학 도시’로서 기능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제기동이 ‘과거와 현재가 이어진 스토리가 있는 마을’이라고 언급하며 이 이야기를 후대에도 전달하기 위해 지원할 것이라 밝혔다. 또한 이를 위해 후보자 등록 이후 동대문구의 이곳 저곳을 걸어다니며 문제점을 파악했고, 제기동의 도시재생 사업에 동의했다.

 

동행에서 질의한 정책은 모두 대학생 청년 의제에 관한 것들로 동대문구 소재 대학생 의견을 전달하고, 교내외 문제 해결에 대한 후보자 의지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두 후보자 모두 대학생의 취창업 문제, 전기버스나 텀블러 사용 등의 환경 의제, 도시재생사업, 정신건강 복지센터 확대 정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청년들의 고민을 동감하고 함께 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동대문구 대학 연합체 <동행>은 경희대학교, 서울시립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의 주요 3개 대학의 연합체다. 동행은 ”주요 3개 대학이 동대문구에 있는 만큼 동대문구청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학생의 권리를 위해 많은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음 순서로는 참가자 자유토론이 진행됐다.

 

시립대 김인환 총학생회 정책국장은 좋은 공약이 많았지만 대표 공약은 찾기 힘들었다며 현시점에서 당선된다면 가장 먼저 시행할 계획을 물었다.

 

최 후보는 ‘교통중심지’라는 동대문구만의 정체성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답했다. 청량리에 17개 노선을 확충해 교통의 중심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동안의 정치 경험과 네트워크를 총 집중해서 동대문구청장으로서 상업과 일자리 모두 확보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낙후된 동대문구를 발전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계획에 청량리가 키포인트인데, 먼저 청량리를 상업 지구로 용도를 변경해 그 부지에 드론 정류장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홍릉 바이오 허브와 연결해서 청년 일자리 사업을 함께 구축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대학 동기임을 언급하며 민주당의 최 후보와 비교해 동대문구에 필요한 예산을 끌어올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시립대 서지혜 학생은 “영등포구, 노원구, 강북구는 관공서 직원들이 일회용 컵을 들고 출입할 수 없도록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라며 동대문구도 관공서 내 다회용 컵 사용을 약속해달라고 제안했다.

 

이에 최 후보는 2018년부터 서울시에서 근무하며 이미 서울시청 직원들은 다회용 컵을 사용하고 있었고 “환경 의제가 우리 시대의 주요 화두이고 관공서가 솔선수범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동대문구 관공서 내 다회용 컵 사용에 대해서도 약속했다.

 

이에 반해 이 후보는 다른 의견을 내보였다. 이 후보는 “보수는 개인의 자유를 가장 우선시한다. 구청장이라고 어떤 것을 강요할 수는 없다”라고 말하면서도 직원들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구청 직원들의 월례회의에서 환경 의제를 논의한 후 공감대를 형성해 다회용 컵 이용을 자율에 맡길 것이라고 답했다.

 

청년 의제에 관해서 두 후보는 대동소이한 입장을 보였다.

다만 최 후보는 토론회 내내 청년들의 고민과 아픔에 크게 동감하며 함께 고민하겠다고 말했고, 질의한 정책 대부분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이 후보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청년들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지 고려하겠다고 말하면서도 법·제도와 같이 현실적인 부분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동대문구의 숙원 사업인 재개발 문제에 관해서는 두 후보가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언론사 백브리핑에서 외대알리는 “두 후보 모두 ‘청량리 르네상스’를 강조하고 있다. 청량리 활성화 정책과 관련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지” 물었다.

 

최 후보는 청량리역을 교통과 물류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교통이 좋은 곳에 사람이 있고, 사람이 있는 곳에 문화가 있다”라며 청량리 17개 노선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량리의 철로 구간과 버스 환승센터 로터리 두 공간을 새롭게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공간을 일자리와 문화의 공간으로 개편해 청년과 문화 상업 시설이 함께 있는 도시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녹지공원을 조성해 주요 쉼터로 연계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이 후보는 ‘청량리를 신촌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청량리의 주거 주변은 주거지역이 아니라 상업지구로 활성화되어있다”며 주택지구 전용으로 용도가 설정돼있어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적극 협조해서 청량리를 상업지구로 용도 변경해 인구가 유입되는 지역으로 만들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동대문구는 현 유덕열 구청장(더불어민주당 소속)이 3선 연임에 성공하며 민주당 지지세가 다소 강한 지역이다. 그러나 최근 선거에서는 전통적으로 더불어민주당 텃밭이던 동대문구에서도 민심의 변화가 감지됐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당시 국민의힘 소속 후보였던 오세훈 시장이 56.2%의 득표율로 민주당 박영선 후보(40.5%)를 크게 앞섰고, 지난 20대 대선에서도 윤석열 대통령(49.2%)이 민주당 이재명 후보(47.1%)를 앞섰다. 이에 민주당은 수성에 나선다는 각오인 반면, 국민의힘은 탈환을 이뤄내겠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류효림 기자 (andoctober@naver.com)

안성연 기자 (sungyeonah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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