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이번 신당역 사건을 여성혐오 범죄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9월 16일 낮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사건이 발생한 신당역을 방문한 김 장관은 ‘이번 사건을 여성혐오 범죄로 보느냐’는 한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게 보지 않는다”며 “남성과 여성의 이중 프레임으로 보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번 사건을 전형적인 여성살해 사건(페미사이드 : femicide)이라 주장하는 이들과는 상반된 답변이었다.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은 “신당역 스토킹 사건은 명백한 젠더폭력으로 친밀한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여성에 대한 심각한 폭력의 처참한 결과”라고 말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또한 “여성에 대한 구조적 폭력을 단순한 ‘안전문제’로 여기고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말을 반복하는 윤석열 정부는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진보당 또한 16일 오전 신당역을 찾아 여성혐오 범죄 강력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여성혐오 범죄에 대한 김 장관의 이 같은 대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발생한 인하대 새내기 강간치사 사건에 대해서도 김 장관은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학생의 안전 문제지, 남녀를 나눠 젠더갈등을 증폭하는 건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그 이유였다.
이에 대해 청주여성의전화 오정란 대표는 기자와의ㅁ 전화 인터뷰에서 “여성의 입장을 대변해야 할 여성가족부의 수장이라는 사람이 여성혐오 범죄를 두고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는 건 여성가족부 장관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것”이라며 “성인지감수성이 결여된 발언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여성혐오) 범죄가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는 건 우리 사회가 지난 강남역 사건과 그 이후 발생한 수많은 유사 사건에 대해서 전혀 배움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윤채 객원기자
심하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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