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에서 4일, 이태원 참사 청년추모행동(이하 청년추모행동)이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추모행동을 진행했다. 이들은 참사의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책임자들의 사과와 처벌을 요구했다. 시위에 참여한 청년들은 모두 검은 마스크를 쓰고 ‘이태원 참사, 국가 책임 인정하고 사죄하라!’는 문구가 쓰인 검은 종이를 들었다. 해당 추모행동에는 일평균 120명 남짓의 시민들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참사 당일 최초 신고가 접수된 오후 6시 34분에 맞춰 7시 34분까지 침묵시위 및 녹사평역으로의 행진을 이어갔다.
추모행동은 김건수(노동당 학생위원장), 김식(한국청년연대 대표), 김창인(청년정의당 대표), 남지은(청년정의당 서울시당 위원장), 문수영-신현정(청년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박지하(서울청년진보당 대표), 이가현(페미니즘당 창당모임 공동대표), 이해지(청년하다 대표), 장유진(진보대학생네트워크 대표), 홍희진(청년진보당 대표)가 공동으로 제안 및 참여했고, 이 외에도 대학생기후행동, 청년참여연대가 추모행동에 참여했다.
청년진보당 홍희진 대표는 “애도만 강요하는 국가에 맞서 ‘움직이고 행동하는 것’이 청년들의 추모 방식임을 알리고 싶다”라고 추모행동의 취지를 밝혔다.
진보대학생넷 장유진 대표는 “이태원역을 걸으며 참사의 희생자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이지 못했을 지난 토요일이 떠올랐다"며 “추모행동 집회에 배치된 경찰들이 참사 당시 필요했던 병력보다 훨씬 많았고, 사고 당일 ‘집회가 많아 경찰 배치가 어렵다’던 말이 떠올랐다” “필요한 목소리를 가리는 역할이 아니라, 안전이 필요한 곳에 국가와 행정이 작용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청년정의당 김창인 대표는 “첫날엔 100여 명, 오늘(3일)은 150여명의 청년들이 함께 했다” 며 “10월29일 18시34분부터 공백이었던 국가의 자리를, 청년들이 추모의 마음으로 채워나가고 있다. 더 많은 마음을 모아, 국가에게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제대로 묻겠다“고 말했다.
시위 현장을 찾은 시민 C씨(28)는 “나도 운이 좋아서 살아남은 것일 뿐, 언제든지 국가의 부재 속 유명을 달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재발 방지 및 책임자 처벌을 위해 지속해서 목소리를 내겠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며, "고위공직자는 책임을 회피하고,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게다가 유가족에게 정부지원금을 주지 말라는 국민청원도 보인다. 환멸과 분노를 느낀다. 아직 갈 길이 너무 멀다고 생각한다”며 씁쓸한 심정을 전했다.
청년추모행동은 국가애도기간 마지막 날인 지난 5일에도 오후 2시부터 3시 30분까지 추모행동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