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한국외국어대학교 사이버관 소강당에서 제57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단 후보자 공청회가 열렸다. 공청회는 총학생회장단 선거 공청회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이번 총학생회장단 선거에는 선거운동본부 '도약'이 단독 출마했다. 총학생회장에는 국제통상학과 20학번 배귀주, 부총학생회장에는 영어교육과 20학번 황유리 후보자가 출마했다.
총학생회장 배귀주 후보자는 "학생회의 권리 보장은 개인의 단독 행동이 아닌 학생 권리 실현을 위한 학우들의 힘의 모임이고, 모든 학생 구성원이 존중받을 수 있는 학생 사회를 만드는 것이 학생회의 역할이며, 도약은 학우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는 학생회가 될 것"이라며 출마 소견을 밝혔다.
부총학생회장 황유리 후보자는 "모든 학우 여러분이 함께 목소리를 내고 연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학교에서 필요한 모든 분야에서 학우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겠다"라고 출마 의견을 피력했다.
총학생회장단 선거운동본부 '도약'은 총학생회의 역할에 있어서 학우들의 '참여'와 총학생회와 학우 간의 '연대' 및 학우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변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외대알리는 이번 총학생회장단 후보자 공청회에서 두 후보자에게 도약의 미래와 발전에 대해 질문했다.
도약, 두 후보자와의 대화
Q. 도약이 제시한 다양한 공약 중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공약은 무엇인가요?
A. 등록금 의존율 완화를 위한 학교 재정 강화 공약에 최우선으로 주안점을 둘 예정입니다. 공약의 많은 부분은 예산이 편성되어야 하며, 예산을 담보해야 총학생회가 약속한 사업들을 이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학교와의 면담에서는 '예산이 부족해서 실행이 어렵다' 또는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힘들 것 같다'는 대답에서 그쳤습니다. 따라서 실질적 구조와 현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 도약이 학교 재정 강화와 수익 사업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면서 예산 확보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는 것이 가장 우선순위가 될 것입니다.
Q. 도약은 공약집에서 총장 선출 시 학생 투표 비율 인상을 위해 교직원 노조와 협업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교직원 노조와의 협업만으로 3주체의 동등한 투표 비율 확보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교직원 노조와의 협업 외에 생각해두신 방안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더불어 학생 주체 비율 상승을 위해 다른 수단은 무엇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교직원 노조와의 꾸준한 협업을 약속드립니다. 우선 내년 2월 교수협의회 회장 선거를 통해 선출된 회장에게 총장선출결정개선위원회 발족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거나 면담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습니다. 또한 총장 선거에서 학생 주체 참여는 학생 사회를 넘어서 사회 전반의 학내 민주 거버넌스 확립을 향한 하나의 흐름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외대 규정의 변화를 넘어, 사립학교법이나 총장 선출을 명시하는 법을 타 학교나 단체와 연대하여 함께 개선해나가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2022년 6월 발의된 사립학교법 일부 개정 법률안에서 사립대학 총장을 해당 대학교의 학생 및 교직원이 직접 선출하도록 명시한 것을 예시로 볼 수 있습니다.
Q. 도약의 공약집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학과 구조조정에 관련된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습니다. 올해 학교 측의 일방적 학과 개편에 대한 반발이 많은데, 학생 대표자로서 대응 계획은 무엇인지, 구조조정추진위원회 활성화를 포함해 서울캠퍼스 내부의 목소리를 어떻게 대표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A. 도약 선거운동본부의 교육권 공약에서 학사 제도 개편 논의 과정에서의 학생 참여 요구를 제시합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구조조정추진위원회를 활성화해 학제 개편의 모든 과정에서 학우분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게 만들 것입니다. 또, 성적평가방식개선위원회에 학생 위원이 참여하여 절대평가 도입과 상대평가 완화 등을 포함한 모든 성적 평가 방식에 대해 학우분들과 함께 논의할 수 있는 테이블을 만들 것입니다. 학사 제도 개편 과정에서 더 이상 학교가 결정사항을 통보하는 것이 아닌, 사전에 미리 학우분들의 요구를 수렴 및 도출해서 합의할 수 있는 요구안을 채택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Q. 등록금심의위원회 구성원 중 외부 추천 인사를 선정할 때, 학교 측과 학생 측의 1회 이상 회의를 통해 인사를 임명한다는 학칙 개정안 가안을 마련하셨습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총학생회와 회의 후 총학생회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채 학교가 원하는 인사를 독단적으로 선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와 같이 학교 측과 학생 측의 회의가 유명무실해진다면 도약은 어떻게 대응하실 예정인가요?
A. 현재 등록금심의위원회 외부 전문가는 총장이 위촉하도록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사실상 학교 측 위원 5인, 학생 측 위원 4인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의 구조를 보입니다. 이에 대해 도약은 규정을 개정하여 보다 민주적인 방법으로 외부 전문가를 위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합리적인 선발 기준을 논의하고 관철하기 위한 테이블을 만들겠습니다.
Q. 도약이 제시한 '채용 달력 기능이나 원스톱 상담 신청 시스템'을 기존 한국외대 애플리케이션에 접목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으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A. 도약이 계획하고 있는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접근성 강화와 보기 좋은 인터페이스, 관심 분야 채용 일정 및 면접 백서 등의 자료를 pdf로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기존 한국외대 애플리케이션의 문제점은 학우분들이 크게 관심 갖고 계시는 진로취창업센터에서 지원하는 모든 프로그램과 수업에 대한 접근성이 낮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취⋅창업에 집중한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하여 학우분들의 취⋅창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Q. 배리어프리(barrier-free)한 캠퍼스 조성을 위해 공모전 모니터링 외에 총학생회 차원에서 추진하는 프로그램은 없을까요?
A. 현재 도약은 제56대 총학생회를 통해 학교와의 면담에서 올해 진행된 배리어프리 공모전의 이행을 예산 배정으로 약속받은 상황이라고 전달받았습니다. 특히 해당 공모전은 우리 학교 학우분들이 직접 구상한 정책인 만큼 집행 여부를 모니터링하는 것을 도약의 공약으로 내세운 것입니다. 더불어 내년 인권 연대 사업을 통해 배리어프리한 캠퍼스를 위한 추가적 예산 배정이나 전문가의 자문을 구함으로써 외대의 환경을 개선하는데 노력하겠습니다.
Q. 예비군 녹화강의를 제공한다면, 교수에게 학생들의 예비군 훈련으로 인한 결석을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 예정인지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합니다.
A. 학생 예비군 훈련 시, 미리 교수님들께 공문을 보내는 방식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공문의 내용에는 웹엑스나 줌을 통한 녹화 수업 제공이 가능한지 포함할 예정입니다. 혹 위 내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총학생회 차원에서 전수조사를 통한 사전 신청을 받아 예비군 수업 자료 제공을 지원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정교수 그룹 취업 프로그램에서 교수 1인당 최대 20명의 학생이 배정되면, 학생 개개인의 수요에 맞는 실질적인 도움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20명으로 정한 기준이 궁금합니다.
A. 교수 1인당 20명의 학생은 최대 인원을 기준치로 설정한 것입니다. 또한, 도약이 계획한 멘토링은 일대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닌 해당 전공에 특화된 강의를 듣는 식의 그룹 멘토링입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교수 1인당 최대 20명의 학생을 설정한 것이며, 해당 인원은 진로취업지원센터와의 면담을 통해 조정될 수 있습니다.
Q. 국제학사 여학생 휴게실과 남학생 휴게실 재개방을 공약으로 내세우셨습니다. 그동안 외대의 교내 휴게공간 부족은 고질적인 문제로 꼽혀왔습니다. 국제학사 개방 외에 휴게공간 확장은 계획에 없는지 궁금합니다.
A. 현재 우리 학교는 학내 휴게 공간이 부족한 실정이며, 코로나19로 인해 팬데믹 전에는 사용이 가능했으나 코로나 사태 이후로 사용이 불가능해진 시설들이 많습니다. 도약은 코로나19로 인해 미개방되었던 시설들에 대한 개방을 요구하고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휴게 공간을 이용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믿음과 신뢰의 도약
배귀주 후보자는 마무리 발언에서 “학생 자치에 관심 가져주시는 학우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오늘 공청회에서 나온 여러 이야기를 도약의 정식 총학생회 활동에 반영하겠다”라며 “도약은 학생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마련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황유리 후보자는 “오늘 공청회에서 나눈 여러 사안들을 총학생회 논의에서 구체적인 로드맵으로 계획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며, 믿음과 신뢰를 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도약은 교육권에서 인권∙연대까지 총 8개의 영역에서 31개의 공약을 제시했다. 그러나 일부 공약들은 현재 공정하지 않은 학생들의 권리 보장을 위해 학교 측에게 면담을 요구하거나 현 진행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수준 등으로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도약은 학우들의 참여와 연대를 요구했다. 그러나 참여와 연대를 위한 도약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도약 자체의 참여와 연대가 우선시되어야 하지 않을까.
기하늘 기자(sky41100@naver.com)
김지윤 기자(kate744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