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1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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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누구나 될 수 있다" 마약 정신건강사회복지사를 만나다

"천국을 맛본 대가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마약류 중독은 치료적 시각으로 봐야합니다"
마약 중독, 법과 치료의 시각 공존 필요
정부 방침과 현실의 아이러니

마약 구매 및 마약 복용 증가가 만연한 지금 마약류 중독자들의 재활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인천참사랑병원에서 마약 중독자들의 회복과 사회 복귀를 위해 근무하는 정신건강사회복지사 황규일 파트장, 황혜선 정신건강전문요원을 만나봤다.

 

 

인천 참사랑병원 정신건강사회복지사

 

Q. 일반인은 어떤 경로로 마약을 접하나요?

 

A. 마약을 접하는 경로는 다양합니다. SNS, 인터넷 광고나 배너, 클럽, 술집, 다크 웹(Dark Web), 애플리케이션, 심지어 약국이나 병원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에서 마약은 너무나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특히 대중매체를 통한 마약 접근이 쉽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대중매체를 통해 마약을 구하는 경로를 알고난 후, 이를 따라 하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대중매체가 마약의 심각성을 알리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마약 습득 경로를 노출시켜 다른 마약 중독자를 만들기도 합니다.

 

Q. 대부분의 마약 중독자는 어떻게 마약을 접하게 되나요?

 

A. 환자분들은 대부분 우연으로 마약을 접하게 됩니다. 어릴 적부터 마약을 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중독이 된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죠. 현재 자신이 마약 중독자가 아닌 이유는 우연한 계기로 마약을 접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마약류 중독은 뇌질환으로써 치료적 시각의 접근이 필요합니다.

 

Q. 마약 중독자들은 어떤 이유로 병원을 찾게 되나요?

 

A. 마약을 끊지 못하다가 법적인 문제로 오시기도 합니다. 저희끼리는 "천국을 맛본 대가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혹은 "마약은 지옥행 티켓"이라고 말합니다. 마약 중독은 조현병이나 계속 의심받고 감시받는다는 정신병 문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정신적인 증상이 너무 심각해, 원인이 약물인지 정신병인지 구분이 가지 않아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습니다.

 

Q. 말씀하신 '법적 문제'는 어떤 의미인가요?

 

A. 투약 건 판매 건으로 인해 법적문제가 발생한 뒤, 병원을 방문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대부분 마약에 대해 치료적 시각보다는 범죄적 시각으로 보기 때문에, 법적으로 '치료조건부 기소유예'라는 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시행된 사례는 거의 없습니다. 치료와 처벌이 병행된다면 보다 효과적인 법적 개입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Q. 최근 술집이나 클럽 등에서 낯선 이의 권유로 인한 마약 접근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비자발적인 마약 중독 사례가 많은가요?

 

A. 낯선 사람의 권유로 마약 복용을 시작하는 경우, 복용자는 마약의 정보나 위험성을 잘 모릅니다. 따라서 호기심이나 쾌락을 목적으로 복용을 시작하며, 이후에는 우울감을 줄이고 안정감을 느끼기 위해 마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은 환자가 허리 통증 등을 호소할 때 펜타닐을 반복적으로 처방하는 방식을 통해 의료진이 중독을 유발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때 펜타닐의 위험성을 설명하지 않거나 무분별한 처방을 한다면 약물 남용 및 마약 중독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Q. 마약류 중독자들을 위한 재활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A. 마약 재활 단계는 '디톡스 - 중독 프로그램 - 퇴원'으로 이뤄집니다. 이러한 마약 재활 과정은 전쟁과 비슷한데요. 전장에서 다쳤을 때 병원에 오듯이 환자들도 마약 중독으로 병원을 찾습니다. 병원은 환자들이 전쟁터에 다시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죠. 세부적인 프로그램은 인지행동치료, NA 모임(Narcotic Anonymous, 약물자조모임) 등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마약 중독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자신에 대해 검토합니다. 마약 중독 치료는 정서적 치유에 가까우며, 기본적인 생활 패턴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마약 중독자는 일상생활의 대부분을 약으로 보내기 때문에 출근이나 업무 등의 일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일상으로 복귀하기 위한 연습이 필요합니다. 이때 약물중독재활센터나 병원의 도움이 필요하고요. 전장에 다시 나가 승리를 얻기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죠. 그 전략을 재활 방지를 위한 프로그램을 통해 쌓는 것입니다.

 

Q. 재활 과정에서 회복을 위해 어느 정도의 기간이 필요한가요?

 

A. 마약 중독은 '큐어(Cure)'와 '케어(Care)'의 개념으로 나눠집니다. 맹장이 터졌을 때 병원에서 수술을 하고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완치가 되는 경우가 '큐어'이고, 당뇨처럼 완치의 개념이 없는 것이 '케어'입니다. 당뇨의 재발을 방지하고 일상생활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처럼, 중독도 죽을 때까지 본인의 지속적인 관리가 요구됩니다. 완치보다는 '회복'이라고 볼 수 있죠.

 

Q. 마약 중독은 단순히 중독자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인(가족 및 친구 등)에게도 영향을 주는데, 중독자 주변인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나요?

 

A. 마약 중독은 병든 과일과 비슷합니다. 병든 과일 옆에 영양분을 많이 공급하듯이, 마약 중독도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많은 피해를 줍니다. '공동의존'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요. 본인은 중독 물질에 중독되고, 중독자 가족은 중독자에게 중독된다는 의미입니다. 또 중독자 가족이 다른 가족 구성원에게 소홀해지면서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희 병원에서는 매월 셋째 주 토요일마다 중독자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Q. 최근 청(소)년 층의 마약 복용이 늘어나는 추세로 보입니다. 청(소)년 마약 복용은 어떻게 예방할 수 있나요?

 

A. 마약류 범죄백서에 의하면 10대 청소년의 마약 범죄가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암수율(검거 인원 대비 실제 총 범죄자 수를 계산하는 배수)로 보면 10대 중 약 1만 명이 넘는 수가 마약사범으로 추산된다고 예측합니다. 따라서 마약교육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시행해야 합니다. '너무 어린 나이에 마약에 대해 알림으로써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존재하지만, 이는 금융교육이나 금연교육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약에 대한 무지가 더 큰 위험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마약의 부정적 효과보다는 마약 중독자의 삶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Q. 이전보다 청(소)년의 마약 재활 비율이 증가했는지 궁금합니다.

 

A. 마약 재활 비율은 저희도 쓸 수 없는 용어입니다. 마약 중독을 유병률이 아니라 범죄율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국가적으로나 국민 정서에도 이런 시각이 만연합니다. 마약 복용에 대한 기사를 보면 '교도소에 넣어라!'라는 댓글만 있지 치료에 대한 말은 없듯이요. 따라서 마약 중독을 범죄로만 보기보다 회복이 필요한 질병으로 보는 시각도 필요합니다. 저희 병원의 경우, 과거에 비해 마약류 중독자의 연령이 낮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치료의 접근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금 더 즐겨도 되지 않을까요?" 혹은 "더 놀아도 되지 않을까요?" 같은 태도 때문에 치료가 더 힘든 편입니다. 그럼에도 병원에 오면 중독에 대한 문제 인식을 하기 때문에 퇴원 후 재발하더라도 병원을 더 일찍 찾게 됩니다.

 

Q. 마약 중독은 결국 완전한 회복이 불가능한가요?

 

A. 흔히 "죽을 때 마약 중독이 나았다"라고 말합니다. 담배 중독과도 비슷하죠. 단약으로는 쉽지 않습니다. 자신이 살아왔던 삶이 180도 달라지는 것이 회복입니다. 저희는 치료자로서 자리를 지키고 중독자는 본인이 중독자임을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알코올 중독이나 다른 중독처럼 마약 중독 또한 1/100도 회복하기 힘듭니다. 혼자 회복할 수 있다는 생각은 망상에 불과하며 마약 중독은 절대 혼자 회복할 수 없습니다.

 

Q. 재발률이 높은 편인가요?

 

A. 회복 과정에서도 재발이 일어납니다. 바로 마약을 끊는 경우는 드물죠. 마약 회복은 한강 수영과 비슷합니다. 처음에는 넓은 한강을 바로 건너는 것이 힘들고 중간에 포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계속 도전해서 결국 한강을 건널 수 있죠. 마약 회복도 중도 포기자를 건져내고 연습을 반복하는 것과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 있으신가요?

 

A. 마약 중독은 범죄율보다 유병률도 바라봐야 합니다. 마약류 범죄를 절대 두둔하는 것이 아닙니다. 마약 투약자와 판매자는 다르게 처벌해야죠. 그러나 마약 중독에서 법과 치료의 시각이 공존해야 하는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또한 사회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치료를 위한 법안 발의나 치료 조건부 기소유예 사례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마약 중독자를 처벌하는 판사의 인식 변화도 필요합니다. 법적 문제를 치료의 시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마약 중독자 증가에 비해 재활 병동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시설 개선을 통한 마약 중독자의 회복이 필요합니다. 

 

두 정신건강사회복지사는 대중매체를 통해 마약 유통 및 획득 방법의 지나친 노출을 경계하고 언론을 통한 마약 복용 및 위험성이 강조되기를 기대했다. 또한 마약류 중독자의 사회적 낙인을 우려하며, 그들의 사회 복귀를 위한 지역 사회의 도움이 절실함을 밝혔다. 더불어 "마약 중독자의 길은 3가지예요. 병원, 교도소, 죽음이죠"라는 말과 함께 마약 중독은 회복을 위해 절대적인 치료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지난해 9월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으나 아직 마약류 전문가와 병동 등 관련 시스템 구축이 부족한 상황이다. 정부 방침과 현실의 아이러니 속에서 한국의 성공적인 마약 퇴치는 우려스러워 보인다.

 

마약 기사 1편 다시보기

 

기하늘 기자(sky411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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