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1 (일)

대학알리

한국외국어대학교

당신의 치안은 안녕하십니까? 외대 주변 방범시설물 점검 : 서울캠퍼스 [1편]

‘자취생 밀집 지역’ 후문・신이문 방범시설물 점검
후문 주변에 ‘여성안심귀갓길’ 있지만…다른 골목은 방범시설 미비
“역 주변이 어두워 버스 타요”...좁고 어두운 신이문역 주변


* 당신의 치안은 안녕하신가요? 외대알리는 외대 주변 치안을 확인하고자 캠퍼스 주변을 살피며 방범 CCTV, 보안등, 가로등, 비상벨 등 방범시설물을 점검했습니다. 통학길, 자취방으로 향하는 길, 외진 골목에 위치한 식당을 다니는 길을 포함해 좁은 골목까지 모두 돌아봤습니다. 두 편에 걸쳐 외대 주변을 네 구역으로 나눠 캠퍼스 밖 치안을 독자 여러분께 전합니다.


 

우리 사회는 잇달아 발생하는 각종 흉악범죄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7월 신림동과 서현역에서 발생한 칼부림 및 강간 살인 사건을 기점으로 ‘이상동기 범죄’는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이상동기 범죄의 가장 큰 특징은 범행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적이 드문 주택가나 등산로부터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 상가 밀집 지역까지 유동인구 규모를 불문한 채 발생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9월 △살인 △강도 △강간⋅강제추행 △절도 △폭력을 기준으로 한 ‘2022년 서울시 5대범죄 발생현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한국외대 서울캠퍼스가 위치한 동대문구에서는 총 3,253건의 범죄가 발생했으며, 이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14번째에  해당하는 수치다. 동대문구의 범죄 위험성은 서울 내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그러나 최근 발생하고 있는 이상동기 범죄의 특징을 고려했을 때 범죄 발생 수치만으로는 치안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우리 학교 주변 지역은 과연 범죄로부터 안전할까. 외대알리는 외대생들이 주로 거주하는 원룸 밀집가를 중심으로 캠퍼스 인근을 직접 둘러보며 치안 실태를 점검했다. 특히 주요 방범시설물인 방범 CCTV와 보안등을 중심으로 외대 후문과 신이문 지역, 도서관~청량초와 외대앞역~회기역 지역의 치안 현황을 소개한다.


외대 후문 원룸가


 

 

“낮에는 밝고 사람도 많아서 괜찮은데, 특히 늦은 밤 골목길로 들어가면 너무 인적도 없고 깜깜해서 불안해요”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후문 원룸가에 9개월째 거주하고 있는 이수인(네덜란드어 23) 학우는 늦은 저녁 스산한 분위기에 매일 조급한 마음으로 귀가한다. 

 

서울캠퍼스 후문 원룸가는 외대 학생들의 대표적인 주거 지역이다. 원룸가 바로 옆에 학교가 위치해 있어 낮 시간대에는 자취방을 오가거나 카페, 식당으로 향하는 학생들로 인파가 북적인다. 하지만 강의가 끝나고 상가들이 문을 닫는 늦은 저녁 시간대에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다. 

 

길을 오고 가는 학생 자체의 수도 적을뿐더러, 자취방으로 향하는 길은 대부분 외진 구석에 위치한 어두운 골목길이다. 외대알리는 후문 원룸가 인근을 돌아보며 방범 CCTV와 비상벨을 비롯한 방범시설과 치안 실태를 확인했다.

 

 

여성안심귀갓길(이하 안심귀갓길)은 2013년부터 대중교통 하차지점에서 원룸⋅빌라촌과 같은 주거지로 귀가하는 길, 골목길 등 불안감을 느낄 수 있는 경로에 여러 방범시설을 설치하여 범죄 발생을 예방하는 취지로 시행되고 있다.

 

방범 CCTV와 보안등, 비상벨은 전용 구조물이나 전신주에 함께 설치돼 있으며 로고젝터나 바닥 페인트를 통해 해당 경로가 안심귀갓길임을 표시한다. 이문동의 경우 외대 정문부터 경희대 후문으로 이어지는 큰 길이 ‘이문지구대 여성안심귀갓길’에 해당한다.

 

 

안심귀갓길 내 방범시설은 대체로 적재적소에 위치했다. 주변에 비해 어두운 지점 곳곳에 보안등과 가로등이 설치돼 주위를 밝히고 있으며, 바닥 페인트 및 로고젝터는 해당 경로가 안심귀갓길임을 부각시킨다.

 

 

안심귀갓길에는 총 4개의 방범 CCTV가 존재하며, 인도 바로 옆 전신주와 전용 구조물에 비상벨과 함께 설치돼 있다. 노란색 안심귀갓길 구조물의 경우 눈에 잘 띄어 비상벨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지만, 전신주에 설치된 비상벨의 경우 부착돼 있는 전단지나 전압기에 시야가 분산돼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만약 안심귀갓길을 인지하지 못한 경우에 긴급 상황이 발생한다면 설치된 방범시설을 발견하지 못하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보인다. 사전에 안심귀갓길 경로를 미리 확인하고 인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국제관부터 외국어연수평가원 건물 뒤편으로 이어지는 길의 경우 상점들이 없어 비교적 어두우며 방범시설 또한 설치돼 있지 않았다. 특히 가로등이 나무 뒤편에 위치한 탓에 불빛이 주변으로 확산되지 못하는 문제도 존재했다.

 

외대 후문 원룸가에는 안심귀갓길 기준 좌우로 좁은 골목길들이 분포해 있다. 안심귀갓길 양옆에는 식당이나 카페, 편의점 등 상가가 위치해 있어 늦은 저녁에도 상대적으로 밝다. 그러나 골목길에 들어서는 순간 곧바로 어두워지며, 골목을 오가는 사람 또한 찾아보기 힘들다.

 

외대알리는 안심귀갓길을 제외하고 인문관 뒤편에 위치한 식당 ‘촨커’부터 ‘래미안 아파트’ 단지 뒤편의 원룸촌까지 총 5개의 방범 CCTV를 확인했다. 면적에 비해 방범 CCTV 설치 대수가 부족했고 이로 인해 감시 범위가 한정된다는 한계가 있다.

 

 

가로등의 경우 대체로 골목의 교차로 지점마다 설치됐다. 하지만 가로등이 설치된 구역과 그렇지 않은 구역의 밝기 편차가 커, 골목 전체의 어둠을 밝히기엔 부족했다.

 


신이문 원룸가


 

 

 

캠퍼스 근처보다 월세가 저렴하고 방을 구하기 수월한 신이문역 주변은 외대 학생들의 대표적인 자취 지역 중 하나이다. 이 지역에는 높은 건물보다 낮은 주택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골목 안으로 들어서면 90년대와 2000년대 디자인의 낡은 표지판도 찾아볼 수 있다. 외대 앞보다 상대적으로 개발이 더딘 동네라고 할 수 있다.

 

 

옛 골목과 집들이 많다고 해서 위험한 동네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대학에 입학해 가족 없이 처음으로 독립하려는 대학생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렇듯 낡고 오래된 건축물로 인해 오랫동안 환경 개선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서울시는 지난 2021년 이문동 168-1번지 일대를 대상으로 공공임대주택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지역으로 지정하고 현재까지 공사를 진행 중이다.

 

 

신이문역 주변에는 비교적 낙후된 골목들이 즐비해있다. 특히 신이문역 근처로 갈수록 골목이 작고 좁다. 최근 신이문역 근처에서 자취 경험이 있는 김 모씨(22)는 "역 주변이 어둡고 유동 인구도 적어 지하철 이용을 꺼렸다"며 "큰길로 다니는 버스를 주로 이용했다"고 말했다.

 

 

폭이 좁은 골목 끝에 설치된 가로등이 길 전체를 비추지 못하면서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운 곳도 있다. 골목 중간에는 가로등을 설치할 공간이 확보되지 않고, 곳곳에 설치된 보안등만이 길을 비춘다. 외대알리는 신이문로 일대를 취재하는 내내 차단된 시야 탓에 원초적 공포를 느꼈다. 

 

 

골목마다 보안등이 설치된 개수도 상이하다. 방범용 블랙박스가 함께 설치된 신식 보안등은 한 골목에 두 개 설치된 곳도 있으며, 비교적 흐린 전구색을 띠는 보안등만 설치된 곳도 있다. 방범 CCTV는 주로 골목 끝에 설치됐으나 골목마다 사각지대는 존재한다. 

 

한편 외대 정문으로 이어지는 이문로로 내려갈수록 골목의 폭이 넓어지면서 곳곳에 신식 건물이 위치해 있다. 학생들이 주로 자취하는 빌라나 건물은 별도로 개인 CCTV나 전등이 설치된 경우도 많다.

 

 

신이문역 4번 출구와 5번 출구를 이어주는 신이문 지하 교차로에는 범죄 예방을 위한 비상벨이 존재한다. 또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적은 지하철 역임에도 방범 CCTV와 비상벨이 역 주변 곳곳에 설치돼 있다.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주변 방범시설물 현황 지도]

 

 

* 취재를 통해 [외대 주변 CCTV・보안등 지도]를 제작했습니다. 지도를 확대하면 구역별 방범시설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외대 주변 방범 CCTV와 보안등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2편 기사 보기) 당신의 치안은 안녕하십니까? 외대 주변 방범시설물 점검 : 서울캠퍼스 [2편]

 

 

김서진 기자(seojin1122@naver.com)

박진우 기자(ggj05398@naver.com)

오기영 기자(oky98@daum.net)

한담희 기자(hdhi17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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