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9 (목)

대학알리

한국외국어대학교

알리, 색다른 시각으로 전공을 바라본 외대인을 만나다 [2편]

:"아프니까 청춘이다, 아프리카 청춘이다." 아프로비츠 뮤지션 'PAAK'

외대알리는 한국외국어대학교 70주년을 맞이하여 전공을 색다르게 재해석한 동문 세 명을 만났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혁신적인 접근을 통해 주목받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전공의 새로운 가능성을 조명해 봤다. 튀르키예를 활용한 일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 터키·아제르바이잔어과 하지우 학우(27); 아프리카 음악 장르를 힙합과 접목한 래퍼, 남아프리카어 전공 백승호 학우(24); 그리고 세계 각국의 음료와 디저트를 제공하는 ‘베브릿지’의 전략경영 이사, 경영학 전공 김연지 학우(34)까지. 이들의 독창적인 시도와 성취가 미래를 고민하는 외대생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길 기대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아프리카 청춘이다.” 아프로비츠 뮤지션 백승호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 아프리카학부 졸업생 19학번 백승호입니다. 저는 현재 eid 라는 팀에서 PAAK이라는 활동명으로 음악을 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음악의 한 장르인 아프로비츠와 힙합을 주로 하는 뮤지션입니다. 

 

 

Q.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어린 시절에 친구가 많이 없었어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음악을 많이 들었죠. 자연스럽게 가사를 써보기도 하면서 래퍼의 꿈을 꾸기 시작한 것 같아요. 대학에 입학해서 외대 유일 힙합 동아리 ‘슬랩업’에 가입했어요. 동아리 사람들과 같이 무대에 서서 공연하고, 곡 작업을 하다 보니 음악이 적성에 맞는다는 것을 알았죠. 즐거웠어요. 자신감을 얻어 사운드 클라우드라는 앱에 작업한 곡들을 올리기 시작했어요. 교내뿐만 아니라 교외에서도 공연을 하기 시작했고요. 사람들이 제 곡에 긍정적인 반응을 많이 보여줬어요. 어느새 동아리에서도 에이스가 됐고요. 이때 음악이 제 길이 맞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어요. 

 

Q. 음악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A. 아무래도 딩고 프리스타일 채널에서 촬영 섭외가 왔던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한국에서 힙합 유튜브로는 최고의 채널이잖아요. 영상으로만 보던 채널에 직접 나가서 제 곡을 들려준다니 신기했어요. 인스타그램 릴스에 장난삼아 아프로비츠 음악을 하는 영상을 올렸어요. 근데 이게 알고리즘을 타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주셔서 섭외가 온 것 같아요. 길에서 저를 알아보시는 분들도 종종 계세요. 정말로 감사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실제 아프리카인들에게 제가 만든 음악을 들려준 것도 기억나네요. 노래가 정말 좋다고 칭찬을 해주셨는데 정말 뿌듯하더라고요. 제 인스타그램에 영상이 올라와 있으니 한 번씩들 들어와서 보고 가세요. 

 

 

Q. ‘아프로비츠’ 라는 장르는 원래 알고 계셨나요? 아프리카어를 전공한 것이 아프로비츠를 함에 있어 도움이 됐나요? 

 

A. 전공 강의 중에 아프리카 음악에 대해 배웠던 적이 있어요. 저도 음악을 하는 사람이다 보니 강의에서 접한 아프로비츠에 자연스레 관심을 가지게 됐죠. 한국에 아프로비츠 장르를 하는 뮤지션이 몇 있긴 해요. 하지만, 저와 그들의 차이점은 저는 아프리카어를 전공했다는 점이에요. 딩고 프리스타일 채널에 나가 불렀던 곡인 “Trabaye”를 포함한 다수의 곡에 주로 나이지리아 부족 언어인 요루바어를 가사에 썼고요, “Rude boy”라는 곡에는 나이지리아 슬랭을 넣기도 했어요. 이렇듯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배웠던 전공이 제 음악 인생에 있어 큰 무기가 됐죠. 실제로 정통 힙합만 할 때보다, 아프로비츠를 같이 하는 것이 저에게 맞는 옷을 찾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요. 그래서 학교 시험 기간 때보다 요새 더 아프리카어나 문화를 부지런히 공부하는 것 같아요. 그 어떤 사람보다 독특하게 전공을 살렸다고 생각해요. 

 

Q. 향후 계획이나 앞으로의 목표가 있나요? 

 

A. 외대 축제 메인 스테이지에서 공연하는게 제 꿈이에요. 이번 봄 글로벌캠퍼스 축제에서 작은 무대를 마련해줘서 공연했거든요. 근데 반응이 미지근해서 속상했어요. 지금은 오히려 그게 자극제가 되어, 외대 학우 모두가 제 음악을 알고 들을 수 있도록 목표를 설정하고 열심히 작업을 하고 있어요. 올해가 가기 전에 아프로비츠 앨범을 하나 내려고 계획 중이에요. 언젠가 다시 한번 학교 축제에 돌아올 테니 기다려주세요. 돌아온다면 많은 환호 부탁드리고요. 

 

Q. 마지막으로 외대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꿈이 없다면 대학 4년 동안 최대한 많은 활동을 해보면서 본인이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찾는 것이 중요해요. 제가 말한 최대한 많은 활동에는 전공 공부도 포함돼요. 전혀 본인의 적성과 맞지 않고, 진로에 도움이 안 될 것 같아도 언젠가 본인만의 무기가 될 수 있거든요. 진로에는 정해진 길도 없고, 옳은 정답도 없어요. 본인이 스스로 찾아야만 해요. 사랑하는 것을 찾으세요. 저와 함께 달려봅시다. 

 

 

김다연 기자(dayeon226@naver.com) 

김태훈 기자(dhfkehd4386@naver.com) 

유현화 기자(hyeonhwa27@naver.com) 

 

*해당 기사는 외대알리 지면 39호 : 외대의 '명'과 '암을 알리다에 실린 기사로, 2024년 7월에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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