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2 (목)

대학알리

가톨릭대학교

[가대알리 기자로 산다는 건] 위기의 겨울에서

조우진 기자

제목을 보고 의아해하실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여름인데 왜 겨울이지?”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가대알리는 ‘위기의 겨울’이기 때문입니다.

 

폭풍 같은 시간 이후로 하나둘 가대알리를 떠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폐간의 유혹이 저희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폐간하고 조용히 살아”,”편히 살면 좋을 거야”와 같은 속삭임이 들려오는 것만 같았습니다.

 

폐간의 유혹을 겪으며, 대학 독립 언론을 시작하게 된 이유를 생각해 봤습니다. 생각해 보니 이유는 정말 단순했습니다. 저는 자유롭게 제 글을 마음껏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겁도 없이 전역 후에 다시 돌아와 대학언론을 넘어 독립언론에 뛰어든 것입니다.

 

전역 전 말년에 읽었던 가대알리의 기사들은 작지만 제 안에 자유라는 불씨를 지폈습니다. 그래서 전역 후에 직접 지원해 기자가 됐습니다. 거의 초창기 구성원이라 그런지 가대알리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습니다. “그 어느 곳에도 제약받지 않고 자유로운 언론”이라는 표어가 저를 계속해서 사로잡았습니다.

 

그 표어 아래 저는 제 사비와 시간을 쓰면서 휴학 중에도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정말 너무도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점차 하면서 욕심이 생겼습니다. “더 키울 수 있지 않을까?”, “조금만 더 해보자”와 같은 말들이었습니다. 또 너무 빨리 달려오다 보니 기초 역시 불안했습니다. 불안은 곧 현실이 됐습니다.


너무도 빨리 무너져 당황스러웠습니다. 마치 모래성이 무너지듯 순식간에 어느 순간 존폐의 기로까지 다가왔습니다. 절박한 마음으로 새롭게 대표를 맡은 김동현 기자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동현아 우리 어떡하지..?”

 

김동현 기자는 제게 말했습니다.

 

“가보자고. 포기 안 한다”

 

이 말이 저를 꾸짖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시 제가 가대알리를 시작한 처음의 마음을 깨달았습니다. 바로 ‘자유’, 그것이 시작의 이유였습니다.

 

독립언론의 가장 큰 힘은 자유입니다. 그 어느 곳보다 자유로운 곳이기에 작지만, 대학 사회에 울림을 주는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또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기에 새로운 것을 도입하고, 지속해서 혁신이 이루어질 수 있는 언론계의 창조적 공간입니다.

 

제 손으로 이 창조의 가능성을 묻어버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자유를 갈망하는 대학언론인과 학우들이 많기에, 가톨릭대학교의 가대 알리는 존재해야만 합니다.

 

이제 가대 알리는 이 긴 위기의 겨울에서 미약하지만, 불씨를 계속 이어가고자 합니다. 대학 언론인과 학생 그 누구나 피난할 수 있는 피난처로 여전히 자리를 지킬 것입니다.

 

저와 함께 이 불씨를 지켜나가는 중인 김동현 기자님, 김단비 기자님, 박수성 기자님. 세 분께 정말 감사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2025년 6월 11일 새벽 수원에서
 

가대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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