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0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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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관 지원율 역대 최저… 군 고령화 현실로

지난해 부사관 지원율 2.8 대1로 역대 최저치 기록… 하사보다 상사가 많아지는 ‘군 고령화 현상’도 발생
적은 임금, 군 관사 노후화 등 기본적인 처우 개선도 이루어지지 않아
"현실성 없는 대책 아닌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할 때”

 

 

 

지난 8월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육·해·공군 및 해병대 부사관 지원자 수가 매년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1,760명의 지원자 중 7,691명을 최종 선발하여 2.8대1이라는 역대 최저 지원율을 기록했다. 부사관 지원자 수가 감소함에 따라 하사보다 상사가 많아지는, 이른바 ‘군 고령화 현상’ 또한 나타나고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4년 운영할 수 있는 상사 인력은 33,000명으로 32,900명인 하사 인력을 넘어섰다. 이는 군 창설 이래 처음으로 발생한 ‘역전 현상’으로 현재 군 내 부사관 인원 부족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감소하는 부사관 지원율 그 이유는?


가장 큰 이유는 임금 문제다. 국방부는 하사 평균 월급이 약 252만 원이라고 발표했다. 252만 원이라는 금액 자체는 적은 금액이 아니나, 이는 각종 수당을 모두 포함한 세전 금액으로 실제 수령하는 금액과는 괴리가 있다.

 

 

작년에 임관해 현재 공군 제0전투비행단에서 근무 중인 2년 차 하사 A 씨는 자신의 실수령 월급이 기본급 약 200만 원에 수당 약 20만 원 포함, 세금 약 30만 원을 공제한 약 190만 원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방부가 발표한 252만 원과 약 60만 원가량의 큰 차이를 보인다. 하사 A 씨는 “주변 하사 중 250만 원가량의 월급을 받는 하사를 본 적이 없다. 아마 국방부에서 발표한 금액은 명절 수당을 포함하고 세전 금액이라 차이가 나는 것 같다. 대체 누가 세전 월급으로 계산하는가”라며 국방부가 발표한 금액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25년도 병장 기준으로 월급이 150만 원 예정으로 알고 있는데 신임하사 기준으로 밥값, 숙소 관리비를 제외한다면 병사와 별 차이가 없으니 대체 누가 부사관이 되려고 하겠는가”라고 하며 부사관 지원율 감소가 당연한 수순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국방부는 기존 57시간이었던 시간외 근무수당을 100시간으로 확대, 기존 평일 1만 원, 주말 2만 원이었던 당직 근무비를 평일 2만 원, 주말 4만 원으로 인상하는 등 임금 체계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다. 그러나 그 효과는 미미하다. 하사 A 씨는 “당직 근무비가 인상된 것은 맞으나 식비를 공제하면 사실상 남는 것이 없다. 시간외 근무수당 역시 확대된 것이 맞으나 하루에 가능한 수당이 고정되어 있어 한 달 내내 야근하거나 주말에 출근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하며 미흡한 정책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두 번째로는 군 관사 문제이다. 지난 10월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은 육·해·공군과 해병대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7월 관사 소요 대비 부족 비율이 24%로 관사가 필요한 간부 4명 중 1명꼴로 입주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밝혔다. 그나마 입주하더라도 배정받은 관사 환경은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올해 임관해 현재 공군 제0전투비행단에서 근무 중인 신임 하사 B 씨는 “처음 방을 배정받았을 때 충격을 받았다. 베란다에는 오래된 선풍기, 의자 등 방치된 쓰레기에 곰팡이가 피어 있었고, 방충망은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거나 구멍이 나 있었다. 방바닥에는 거미줄, 먼지 및 버려진 속옷이 있었고 전등이 있어야 하는 곳에 전등을 연결할 수 있는 선만 있었다. 화장실 천장에는 어째서인지 가운데 부분만 분해가 되어있는 등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라고 하면서 군 관사 노후화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에 국방부는 군 관사 리모델링, 2026년까지 간부 숙소 1인 1실 모두 확보, 모듈러 주택 도입 등 다양한 관사 환경 개선 정책을 내세웠지만 아직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하사 B 씨는 “예산 부족 문제로 간부 숙소의 일부만 리모델링이 시행되었다. 곧 1인 1실로 방을 바꾸어준다고 했으나 아직도 비좁은 방에 동기 2명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고 했다.

 

부사관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 인식 또한 현 상황에 큰 몫을 차지한다. 이번 11월에 제대한 대학생 C 씨는 “전문하사 지원을 진지하게 생각해 봤지만, 가족을 포함한 주변 지인들의 만류가 매우 심했다. 심지어 같이 근무하는 하사 분들 역시 대우도 별로고 인식도 안 좋은데 왜 하려 하냐고 하며 차라리 사회에서 알바를 하라고 말할 정도였다”고 언급하며 부사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매우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하사 A 씨는 “고향을 가는 길에 너 같은 것도 군인이냐며 아무 이유 없이 폭행을 당한 동기도 있었다. 또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던 선임 중 군인과 같은 불안정한 직업과는 결혼하기 싫다는 이유로 헤어지는 경우도 빈번했다”고 덧붙이며 “왜 우리가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씁쓸한 감정을 드러냈다.

 


현실성 없는 대책 아닌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할 때


하사 A 씨는 끝으로 “지금껏 국방부는 부사관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현실성 없는 대책만 내세울 뿐 결국 제자리걸음이다.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되어 부사관 지원율 역대 최저치라는 결과를 낳지 않았나 싶다. 차라리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실현 가능한 방안을 모색하여 점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 않나 싶다”며 본인의 의견을 피력했다.

 

 

오희상 기자 (ohuis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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