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7 (일)

대학알리

성공회대학교

Chat GPT를 한 번 사용할 때 생수 500ml가 소비되는 사실을 아셨나요?

누구나 한 번쯤 사용해 봤을 Open AI Chat GPT, 대화 한 번에 생수 500ml 소비하며 환경 파괴 사례 잇달아

Open AI Chat GPT(이하 Chat GPT)의 사용률이 늘고 있다. Chat GPT를 훈련해 대화를 이어가거나 사진을 지브리 화풍의 이미지로 만드는 유행이 도는가 하면, 예상치 못한 답변을 보며 반응을 즐기는 등 사용자는 다양한 방법으로 Chat GPT를 소비한다. 그러나 사용자 중 대다수는 Chat GPT가 가진 환경 오염 문제를 알지 못한다. 편리하다는 이유로 흔히 사용하는 생성형 AI에는 사용자가 알아야 할 진실이 가려져 있다.

 

우리가 몰랐던 환경 오염 문제

Chat GPT를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수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 문제는 데이터센터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와 물 소비량이다. 데이터센터는 하루 24시간 쉬지 않고 가동되는데, 이때 사용하는 전기는 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화력발전소에서 만들어진다. 구글은 작년 7월에 발표한 '2024 환경보고서'에서 2023년 자사가 배출한 온실가스는 전년 대비 약 13% 증가한 1,430톤에 달한다고 밝혔다. 인공지능 기술과 AI에 투자하는 흐름에 따라 데이터센터를 증식한 것이 원인이다.

 

데이터센터는 온실가스 배출뿐 아니라 물 소비를 통해서도 환경 오염을 발생시킨다. 데이터센터는 데이터를 저장할 때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한 냉각 용도로 물을 대량 소비한다. 일반적으로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경우 하루 약 380리터에서 1,890리터의 물을 소비하며, 앞서 언급한 ‘2024 환경보고서’에서 구글은 2023년에만 231억 리터의 물을 소비했다고 밝혔다. 2023년 4월 미국 콜로라도대와 알링턴 텍사스대 연구진은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필요한 물의 양을 비추어 보았을 때, Chat GPT와 한 번 대화할 때 질문 20개~50개를 주고받는 것을 기준으로 생수 약 500ml가 소비된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Chat GPT 개발사인 Open AI의 CEO 샘 올트먼은 지난 4월 Chat GPT 사용자가 전 세계 인구의 10분의 1 이상이라며 사용자의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약 10억 여명의 사용자가 Chat GPT와의 대화를 통해 인당 생수 500ml 이상의 물을 소비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물 대량 소비는 담수 부족 문제와 함께 물 부족 지역에 공급할 물을 앗아가는 악영향을 끼친다.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물은 부식과 박테리아 번식을 막고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 깨끗한 담수를 써야 한다.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담수가 부족해지는 가운데 데이터센터가 물 부족 지역에 필요한 물까지 사용한다는 점이다. 지난 2023년 여름, 우루과이에 이상기후로 인한 역대급 가뭄이 불어닥쳤다. 강과 저수지가 모두 말라 수돗물을 얻기 어려워지자, 담수에 염분 농도가 높은 물을 섞어 공급했고 생수 가격은 폭등했다. 이런 와중에 구글은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겠다며 우루과이 남부에 부지를 매입했다. 우루과이 몬테비데오 공화국대학은 이 데이터센터가 냉각을 위해 사용할 물의 양이 하루 약 760만 리터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는데, 이는 약 5만 5천여 명의 일일 물 사용량과 비슷하다. 우루과이 국민은 ‘사람보다 기업이 더 중요하다’라며 강하게 반발했으나 결국 작년, 설립에 착수했다.

 

Chat GPT를 이용해 사진을 ‘지브리’ 화풍 이미지로 만드는 유행이 지난 몇 달간 이어졌다. 그러나 Chat GPT를 이용해 이미지를 생성할 때는 정보를 찾거나 글을 요약할 때보다 더 많은 물이 소비된다. 이미지 생성이 텍스트 생성보다 더 많은 연산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연산량이란 Chat GPT와 같은 딥러닝 모델이 하나의 입력을 처리하는 데에 들어가는 부동소수점 연산의 총횟수로, 연산 복잡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일반적인 텍스트 응답은 약 1,000억 개의 연산량이 들어가지만 이미지를 생성할 때는 약 1조 개의 연산량이 필요하다. 이미지 한 개를 생성하는 것이 텍스트를 생성하는 것보다 10배 더 많은 자원을 소모하는 셈이다. 또한 Chat GPT의 경우 사진 속 사람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신체를 표현할 때 생기는 오류가 많아 여러 번의 수정을 거쳐 대화가 이어진다면 물 소비량이 더 증가할 수 있다.

 

성공회대 학우들의 Chat GPT 사용 현황

회대알리는 지난 6월 18일부터 27일까지 우리 대학 재학생과 휴학생을 대상으로 Chat GPT의 사용 여부와 분야, 횟수 등을 확인하는 설문을 진행했다. 전체 응답자 31명 중 Chat GPT를 사용하는 학우는 30명으로, 이 중 대다수는 무료 요금제를 사용하지만 일부 31%의 응답자는 유료 요금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hat GPT를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계기로는 ‘많이 사용하는 플랫폼이라서’의 응답이 55.2%, ‘주변에서 추천해서’라는 응답이 41.4%로 드러났다. 이어 사용 시간은 일주일에 30분 미만이 34.5%로 일반적이었고 일주일에 30분 이상에서 두 시간 미만이 24.1%로 뒤를 이었다. 사용하는 분야로는 글을 요약하고 필요한 자료를 찾는 ‘학습’과 원하는 글을 생성할 수 있는 ‘과제’가 주를 이뤘다. Chat GPT를 사용하는 이유는 편리하고 학습에 도움된다는 응답이 96.6%로 압도적이었다.

 

이어 Chat GPT가 환경에 미친 영향력을 알고 있는지 확인하는 문항에서 응답자의 67.7%는 알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Chat GPT를 한 번 이용할 때 생수 약 500ml가 소비되는 점을 알고 있는지 묻는 문항에서 ‘아니오’라고 답한 응답자가 71%로, 대다수의 학우는 Chat GPT로 인한 환경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사례는 알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후 위기의 시대 속, 사용자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는 Chat GPT의 사용률과 데이터센터의 물 대량 소비는 기후 위기를 빠르게 부추긴다. 인공지능 산업이 가진 윤리 문제를 규제하기 위해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 지난 12월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2026년 1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나, 온실가스 배출과 물 소비와 같은 환경오염 관련 구체적인 규제에 관한 내용은 없다. 올해 여름이 앞으로 겪을 모든 여름을 포함해 가장 시원하다는 보도와 이상기후로 인해 물 부족 지역이 늘어간다는 소식은 끊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문 조사의 가장 마지막 질문에 대한 응답에 주목할 수 있다. 전체 응답자 중 80%는 환경 오염 문제가 발생하는 사실을 알게 된 후 Chat GPT의 사용을 줄일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AI의 발전으로 얻는 이점을 무시할 수 없는 것처럼, 모든 AI 플랫폼을 포기할 수는 없어도 사용량을 줄일 수 있어야 한다. 이제는 Chat GPT가 가진 이점만이 아닌 환경오염을 부추기는 그림자를 함께 들여다볼 때다.

 

 

 

취재, 사진, 글 = 이선영 기자

디자인 =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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