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0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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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입결 하락의 원인과 대안 [1편] - 외부 전문가들에게 묻다

한국외대의 입결 하락… 원인과 대안은?
생명과학 윤도영 강사가 답하다 “외대의 통합모집은 입결 깎아먹는 통합모집”
랑샘 이상곤 컨설턴트가 답하다 “가군에 인기 학과 거의 없어… 전략적인 군 배치 필요해”

 

지난 6월, 대학교육협의회가 운영하는 대입정보포털 ‘대학어디가’ 홈페이지에 한국외대 서울캠퍼스의 입결*(이하 외대 입결)이 공개되었다. 작년에 비해선 다소 잦아들었지만, 올해 역시 외대 입결은 각종 커뮤니티와 유튜브 채널에서 회자되었다. 특히 올해는 여러 커뮤니티에서 학생들이 인식하던 기존 대학 서열과는 다소 다른 대학별 입결 순위 자료가 공유되었다. 이에 자료를 접한 본교의 학우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입결: 입시 결과의 줄임말, 입시가 끝난 뒤, 수능백분위를 바탕으로 형성된 합격생들의 성적대를 지칭하는 용어

 

외대알리(이하 본지)는 외대 입결 하락의 원인과 대안을 [1], [2]편에 걸쳐서 짚어본다. [1편]에서는 외부 입시전문가 윤도영(現 윤도영에듀 생명과학 강사, Telegnosis 대표)와 이상곤(입시 교육 채널 랑샘 TV 운영자)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입결은 왜 중요한가


재학생의 입장에서 ‘입결의 중요성’은 와닿지 않을 수 있다. 재학생이 된 후 다수의 관심사는 수능 성적과 내신 성적에서, 학과 교육과정이나 우리 대학이 사회에서 거두는 성과 같은 이슈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입생들의 ‘입결’은 우리 대학의 대외적인 인식, 수험생들의 선호도,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사기, 새로 들어오는 신입생들의 학업적 역량 측면에서 큰 영향을 끼친다.

 

한국외대의 후퇴하는 대학평가(*중앙일보 대학평가 기준 2022년 14위 → 2023년 16위 → 2024년 18위)와 건국대의 수험생 선호도 급상승 역시 최근 입결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점에서, ‘입결’은 본교 재학생과 졸업생이 꾸준히 관심 가져야 할 중요한 이슈다.

 

 


‘외대의 입결 추세는?’


최근 몇 년간 한국외대 서울캠퍼스의 입결은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다. 대학어디가에 공개된 2022-2024 백분위 입결을 살펴보았을 때, 서울권 주요 대학들 중 대다수의 백분위 입시결과가 상승 추세인 것과 대비된다.

 

 

‘텔레그노시스’(정시 합격 예측 서비스) 대표인 윤도영 강사의 자료 또한, 기존에 많은 학생들이 생각하고 있던 대학별 입결과는 다소 다른 결과를 보인다.

 

 

전문가들은 한국외대 입결 하락의 원인으로 ‘자연계 선호도 상승, 인문·어문계열 학과 선호도 하락’을 꼽는다.

 

윤도영 강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본인이 제작한 입결표에서 외대가 동국대보다 낮게 나온 이유는 모집단위 구성을 확인하면 알 수 있다”고 언급했다.

 

먼저 동국대의 경우, 자연계열 학과가 서울캠엔 한 개(Langage&AI 학부) 밖에 없는 외대와 달리, 다수의 자연계 학과가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외대의 경우 학교 특성상 인·어문계열 학과의 비율이 압도적 다수인 반면, 동국대는 인·어문계열 학과들이 거의 없다.

*실제로, 지난해 동국대학교의 문과계열 학과중 인·어문계열 학과들의 비율은 약 31%였던 반면, 한국외대의 인·어문계열 학과들의 비율은 약 63%였다.

 

이처럼 윤도영 강사는 위의 두 가지 이유와 ‘자연계 선호도 상승. 인·어문계열 선호도 하락’이라는 시대적 흐름이 맞춰져 입결 하락을 불러온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처럼, 외국어 특성화 대학인 외대의 구조상 입결 하락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타 대학들의 경우, 외대보다 대외적 환경이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전형 방식 변화, 군 조정 등의 방법을 통해 최대한 우수한 학생을 많이 선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 대학의 분발 역시 필요한 시점임이 분명하다.

 

이에 본지는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외대 입시제도의 문제점과 대안 5가지를 제시한다.

 


’수험생들이 선택하기 꺼려지는 학과 이름…Langage & AI는 대체 무슨 학과인지?’


지난 2024년 외대는 Langage & AI와 Social Science & AI라는 이름의 이공계열 융합학부들을 신설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학과명은 수험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고, 오히려 혼란을 가져와 입결 상승에 장애가 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구체적으로 윤도영 강사는 “정시 지원생의 경우, 지원할 학과의 교육과정을 자세하게 살펴보고 지원하기보다는 점수에 맞춰 학과 이름을 보고 지원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외대의 Langage & AI, Social Science & AI 학과의 경우, 타 대학의 인공지능학부에 비해 무엇을 배우는지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고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오히려 수험생들로 하여금 AI를 제대로 공부하는 학과가 맞나, 학과에서 수업을 들으려면 외국어까지 잘해야 하는 건가와 같은 우려를 야기한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이러한 신설 학부들의 이름을 수험생들에게 보다 직관적이고 잘 와닿게 작명한다면, 외대의 입결이 더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조언했다.

 


‘모집 단위 49개 만든 반쪽짜리 통합 모집… 제대로 된 통합 모집을 시행해야’


외대의 입결 상승을 위해선 제대로 된 ‘통합 모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대두된다. 2025 신입생 선발부터 한국외대는 교육부의 무전공 선발 확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통합·계열 모집’을 도입했다.

 

‘통합 모집’이란 학과별로 특정 인원을 뽑는 ‘학과 모집’과는 달리, 유사성이 있는 학과나 단과대별 학과 구분없이 선발한 후 2학년 때 전공을 고르는 방식이다.

 

보통 ‘통합 모집’을 시행하게 되면, 모집 단위가 줄어 입결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앞서 계열모집을 시행한 성균관대 역시, 계열 모집 시행으로 입결이 상승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현재 한국외대의 통합 모집은 오히려 입결 상승을 가로막는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구체적으로 윤도영 강사는 “통합 모집에 5개의 학과가 포함되어 있으면, 보통 속해 있는 학과들 중 2번째로 입결이 높은 학과 정도로 통합 모집의 입결이 형성된다”고 말했다.

 

 “현재 외대는 겨우 2개의 학과조차 통합 모집으로 묶어서 선발할 정도로 모집단위를 너무 많이 쪼개 놓아입결 상승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합 모집을 통해 입결 상승 효과를 기대하려면, 통합 모집 단위 한개에 최소 5개 이상의 학과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학과 모집과 통합 모집을 병행한 결과 한국외대는 49개라는, 서울권 대학 중 압도적으로 많은 모집 단위 개수를 갖게 되었는데, 이는 입결을 떨어뜨리는 또 하나의 요인”이라는 점도 꼬집었다.

 

이상곤 컨설턴트 역시 통합 모집과 학과 모집 병행 선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학과 모집을 폐지 또는 대폭 축소하고 현재 지나치게 쪼개져 있는 통합 모집을, 지금보다 더 많은 학과를 포함시키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수험생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여러 외국어 학과 중에서도 수험생들이 지원하는데 심리적인 장벽이 높은 특수어과(인도어, 베트남어 등) 등을 비교적 선호도가 높은 다른 어문학과(영어, 독일어 등)와 적절히 섞어 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외대의 군 배치 비전략적, 가 군에 지원할 학과가 없어’


또한 두 전문가 모두, “통합 모집과 학과 모집을 병행해서 선발하는 것 자체가 입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데, 군 배치 마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구체적으로 이상곤 컨설턴트는 “현재 정시 모집에서 가 군에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중위~상위 정도되는 사회과학계열, 상경계열이 거의 없고 이러한 학과들이 대부분 나 군에 쏠려 있다. 때문에 그 정도 성적을 받은 학생들이 가 군에서는 외대를 쓰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을 지적하며, 일부 사회과학계열, 상경계열 학과들의 가 군 이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현재 다군에서 자유전공학부와 경영학부를 선발하고 있는데, 이 두 모집 단위는 지원자 풀이 거의 유사하다는 점에서 효과적인지 의문이 든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윤도영 강사는 통합 모집 단위와 학과 모집 단위를 같은 군에 배치하는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가령 상경대학[통합 모집]으로 입학한 학생의 경우, 2학년 때 경제학부와 국제통상학과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따라서 상경대학-경제학부와 상경대학-국제통상학과는 ‘사실상 같은 모집단위’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외대는 ‘사실상 같은 모집단위’인 학과를 같은 군에 배치함으로써, 입결에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외대는 현재 특수외국어 계열 모집 3개와, 사회과학대학 통합 모집, 핵심 외국어 계열 모집도 이렇게 손해 보는 방식으로 군 배치를 하고 있다

 

그는 불가피하게 통합 모집과 학과 모집 동시 선발을 유지해야 한다면, 적어도 통합모집 단위 다 군 이동 등을 통해 이들을 다른 군으로 분산 배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영어 감점 축소도 대안 중 하나’


영어 감점 축소도 입결 상승을 위한 대안 중 하나다. 현재 대부분의 대학은 절대평가인 수능 영어 성적을 총점에 가산 또는 감산하는 방식으로 반영하고 있다.

 

영어 감점은 입결에는 반영이 되지 않기 때문에 영어 감점이 큰 대학의 경우, 상대적으로 입결이 불리해진다.


2026학년도 정시 모집부터 경희대가 영어 1등급과 2등급 모두를 만점 처리하기로 하면서, 우리 대학은 경희대, 시립대, 건국대 등 경쟁 대학들에 비해 영어 실질 감점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 되었다.


수능 영어는 시험 난이도에 따라 1등급과 2등급 사이의 점수 분포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영어 감점을 완화해 수험생들의 지원 부담을 줄이고 입결을 높일 필요가 있다.

 

*2026학년도 정시 모집 수능 영어 1-2등급간 감점지수 (출처:윤도영통합과학시스템)
- 중앙대: -0.9점 경희대: -0점 한국외대: -0.9점 시립대: -0.6점 건국대: -0.6점

 


장기적으로 어문은 수시 위주, 비어문은 정시 위주로 선발하는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야


윤도영 강사와 이상곤 컨설턴트 모두 “성균관대나 건국대처럼 인문·어문계열 학과들은 수시에서, 비어문계열 학과들은 정시에서 많이 선발하는 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권 주요 대학은 ‘교육부의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라 40% 이상의 학생을 정시로 선발해야 한다. 이는 선발 전형에 대한 규제이므로, 정해진 비율 내에서는 단과대학별, 학과별로 탄력적인 조정이 가능하다.

 

실제로 성균관대와 건국대의 경우, 전공 적합성을 중시하면서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인·어문계열의 학과들을 수시에서 대거 선발하고, 정시에서는 거의 선발하지 않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를 통해 두 대학은 학생들의 전공 적응도를 높임과 동시에 입결 상승의 효과도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우리 대학은 어문·비어문 계열 구분없이 거의 일정하게 수시 60%, 정시 40%의 비율로 학생들을 선발함으로써, 입결이 타 대학들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두 전문가는 "한국외대도 성균관대나 건국대처럼 어문계열은 수시 위주로, 비어문 계열은 정시 위주로 선발하는 방식을 채택한다면 입결 상승에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본 기사는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입결 하락의 원인과 대안[2편]으로 이어집니다.                       

 

 

강승주 기자(math.sang.j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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