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화장품 쓰고, 한국 드라마 본다.” 신임 일본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인 다카이치 시나에(高市 早苗)의 발언이다. 그러나 이런 발언이 무색하게 그는 대표적인 ‘반한(反韓)’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그가 한 대표적 발언으로는 식민지배에 대해 사과한 무라야마 전 총리의 발표에 대해 “마음대로 (일본을) 대표해 사과하면 곤란하다”라든지 “침략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는 발언이 있다. 더해 다카이치 총리는 태평양 전쟁 당시 A급 전범들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정기적으로 참배해온 인물로 ‘여자 아베’로도 불리는 인물이다.
다카이치 총리의 이런 발언 때문에 한일 관계가 다시 냉랭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파다하다. 대표적으로 친한파라 불리던 이시바 전 총리와 비교해 다카이치가 다시 과거사 문제나 독도에 대한 발언 등으로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의 과거 이력으로 이시바 전 총리와 이재명 대통령이 복원한 ‘한일 셔틀외교’도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이런 다카이치의 발언과 달리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많이 없다. 만일 과거사나 독도 등에 관한 발언으로 다시 한일 관계가 얼어붙는다면 그것은 일본에게 큰 손해기 때문이다. 현재 북중러 협력으로 긴장이 높아지는 지금 동맹 관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부상에 대해 지속적으로 불편함과 우려의 시선을 보내던 일본으로서 한국 없이 중국을 상대하기란 어렵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에 일본 자위대의 전력 증강을 위해 ‘2% 방위비’ 증강을 들고 나왔다. 2022년 국내총생산 대비 1.8% 수준이던 방위비를 올해 안에 2% 수준까지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더해 ‘안보 3문서 개정’ 역시 추진한다. 안보 3문서란 일본의 안보 정책을 이루는 3가지 핵심 문서로 국가안전보장전략, 국가방위전략, 방위력 정비 계획을 이른다. 다카이치는 3문서에 ‘반격능력’과 ‘방위비 증액’ 등의 내용을 담아 안보 정책의 대전환을 시도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한계를 가진다. 일본이 ‘반격 능력’ 등을 명시해도 결국 방어에만 국한하는 원칙(전수방위 원칙)을 명시한 ‘평화헌법’에 제약된다. 일본 자위대 또한 해상 및 항공 전력에 비해 지상 전력이 매우 낮아 유사시 공격이나 공격 작전 능력에 한계가 있다. 더해 일본은 오랜 기간 낮은 방위비로 방위산업기반이 부족해 동맹국에 의존할 수 밖에 없고, 미사일 능력에 있어서도 한국에 비해 약하다.
결국 일본이 북중러 동맹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할 수 밖에 없다. 만일 다카이치가 과거의 편협한 역사관에 갇혀 양국 관계를 훼손하려 한다면 ‘잇몸이 시릴 수 밖에’ 없다.
조우진 편집국장
편집인: 김단비 부편집국장 (국어국문 21)
작성인: 조우진 편집국장 (국제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