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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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대생 12사단 GOP 사망사건’... 3년 만에 영면에 든 고(故) 김상현 이병

“극단적 선택 아니다” 군 순직 인정까지 3년
국립서울현충원 충혼당 안장… “비극 반복 않길”

지난 2022년 11월, 강원도 인제군 육군 제12보병사단(이하 12사단) 소속 일반전초(GOP) 부대에서 숨진 고(故) 김상현 이병(당시 20세)이 30일 국립서울현충원 충혼당에 안장됐다. 

 

진상규명을 위해 지난 3년간 장례도 치르지 못했던 김 이병의 영결식은 30일 오전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사단장(葬)으로 엄수됐다. 

 

 


‘극단적 선택’ 발표 뒤 3년… 진상규명 끝에 순직 인정


김 이병은 2022년 9월 5일 육군 12사단에 입대해 같은 해 10월 27일 12사단 52보병여단 33소초 일반전초(GOP) 부대에 배치됐다. 그러나 한 달 뒤인 11월 28일, 초소 근무 중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군은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으나, 유족은 부검 결과와 현장 정황이 다르다며 가혹행위에 의한 타살 가능성을 제기했다.

 

유가족이 부검을 요청한 결과, 왼팔의 멍 자국과 수평 방향의 총상 흔적이 확인됐다. 이후 군 수사 과정에서 부대 간부와 선임병들이 김 이병에게 암기식 보고를 강요하고, 실수 노트를 작성하게 하는 등 지속적인 압박과 모욕을 가한 사실이 드러났다.

 

가혹행위에 가담한 김 모(23)씨, 민 모(25)씨, 송 모(23)씨 등은 군 검찰에 송치돼 1심과 항소심에서 각각 징역 6개월, 4개월,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군은 올해 2월 김 이병을 순직 처리하고, 유가족 뜻에 따라 군이 경각심을 갖고 군 인권 보호에 힘쓰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그가 숨진 초소 앞에 ‘존중·배려 기원비’를 세웠다.

 

 


여전히 매년 100명 안팎 군 內 사망… “우리 군이 이날을 잊지 않길”


유가족과 함께 진상규명을 외친 임태훈 군 인권센터소장은 이날 영결식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겠다는 약속에 앞서 우리는 왜 이런 일이 되풀이되고 있는지 가슴 아프게 되짚고, 또 되짚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임 소장은 “우리 군이 이날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며 “여전히 매년 100명 안팎의 소중한 사람이 군대에서 진다. 부디 이곳 영결식장에 ‘반복하지 않겠다’는 말이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이병의 아버지는 지난 2022년 12월 외대알리와의 인터뷰에서 “사고 통보를 받은 지 몇 시간 만에 장례 절차를 묻는 전화를 받았다”며 “사고 경위에 대한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다. 국가에서 아이를 데려갔으면, 데려간 그 상태로 돌려보내야 합니다. 그게 국가의 의무 아닙니까”라고 전한 바 있다. 그는 “명명백백하게 사실 그대로 밝혀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은진 기자 (dldmswls02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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