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목)

대학알리

한림대학교

학교 앞 작은 카페 ‘피카소 에스프레소’ : 커피의 맛을 그리다

 

탐*탐스, 생*커피, 이*야는 어디에서든 볼 수 있는 카페들이다. 대형 프렌차이즈 카페인만큼, 적당히 맛있는 커피와, 적당한 가격 그리고 적당한 분위기의 인테리어가 ‘적당히’ 우리를 만족시킨다. 때로는 그 ‘적당함’이 우리에게 공허함을 준다. 하지만 그 공허함을 채워 줄 수 있는 카페가 있다.

성심병원 건너편 뚜레쥬르 바로 옆에 위치한 카페 ‘피카소 에스프레소’는 외관에서부터 따뜻함이 느껴진다. 마치 ‘나 여기 있소.’ 라고 광고하는 듯한 주변 상가의 간판들과 다르게 유독 깔끔하고 작은 피카소 에스프레소의 간판이 그 이유인 것 같다. 출입문 앞에 놓여있는 뜨개 인형은 사장님께서 직접 만든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보니, 새삼스럽게 더 따뜻하게 보인다.

안으로 들어가면, 밝게 인사하는 사장님이 계신다. 아이스 라떼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다. 사장님께서 커피를 만들기 시작하신다. 급하게 만드는 커피가 아닌, 천천히 정성을 드려 만드는 커피. ‘테이크 아웃’, ‘빨리빨리’의 문화가 형성된 우리나라, 그 중에서도 ‘더 빨리’를 외치는 대학가에 정감 가는 카페가 얼마나 될까.

주문한 아이스 라떼가 나왔다. “아이스 추가금을 내고, 한입 마시면 끝나는 얼음만 든 음료를 먹긴 싫어.” 라고 얘기하는 친구의 말이 생각났다. 대부분의 ‘아이스’ 라떼에는 이름에 걸맞게 얼음이 잔뜩 들어가 있다. 하지만 피카소 에스프레소의 아이스 라떼는 추가금이 있지도, 얼음이 잔뜩 들어가 있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양을 많아 보이게 하려고 우유를 과하게 넣지도 않았다.

한 모금을 더 마시자, 라떼의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맛있다.’ 라고 생각하며 찬찬히 피카소 에스프레소의 내부를 둘러보았다. 카페의 한쪽 벽면에 빼곡한 낙서가 피카소 에스프레소가 11년차 카페라는 걸 말해주는 듯 했다. 연인, 친구들의 이름을 적은 낙서, 그림을 그린 낙서.

낙서를 보며 생각했다. ‘피카소’, ‘그리다’, ‘무엇을?’

카페 피카소 에스프레소는 과연 무엇을 그리고 있는 걸까? 혹시 사장님의 따뜻함, 낙서에 담긴 추억 그리고 맛있는 커피를 그리고 있는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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