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1 (목)

대학알리

한림대학교

복수전공, 만족하십니까?

지난해부터 학교 내에서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복수전공 의무화’였다. 17학번부터 의무적으로 시행되는 복수전공은 17학번이 2학년이 되는 올해 본격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과연 학생들은 복수전공 의무화 제도에 대해 만족하며 수강하고 있을까?

 

복수전공 의무화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를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응답한 학우 중 80% 이상이 복수전공 의무화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왜 복수전공 의무화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자. 복수전공 의무화를 찬성하는 학우들의 가장 큰 이유는 ‘전공 외에 다른 과목을 수강할 수 있다(85.7%)’는 점이었다. 그 뒤로 ‘학생들의 역량강화에 도움(57.1%)’이 되며 ‘까다로운 기준이 없어 자유롭게 복수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28.6%)’는 이유들이 따랐다.

복수전공 의무화를 반대하는 학우들의 경우에는 ‘학생들의 의견과 상관없이 강제로 실행(84.2%)’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고 ‘강의 좌석 수 부족(72.6%)’과 ‘기존에 있던 전공생들의 피해(69.5%)’를 차례로 꼽았다. “학생들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려고 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시행을 했으면 그에 따른 정책과 문제 상황에 대한 대처가 필요한데 그런 노력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1) 복수전공 의무화 제도, 도입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겉만 번지르르 한 보여주기 식 제도다” 15학번 학우의 응답이다. 다수의 학생은 이 제도가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그렇다면 학교 측의 입장은 어떨까. 복수전공 의무화는 융합적 사고를 통해 학생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기존의 연구중심이었던 학교의 구조를 학생중심으로 바꾸기 위해 시작되었다고 전했다. 학생들이 졸업할 때는 입학 할 때의 수준보다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복수전공 의무화의 취지라고 했다.

복전의무화를 성급하게 처리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모든 상황이 마련된 뒤에 실행하려면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 처음엔 부족하더라도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가며 수정해 나가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문제가 해결되어가는 것을 지켜봐달라는 당부도 전했다.

또한 복수전공이 의무화 되면서 졸업기준 학점이 기존 42학점에서 33학점으로 낮아졌다. 일부 학생들은 33학점으로 어떻게 전공학위를 취득했다고 할 수 있냐며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한 학교 측의 입장은 이러했다. 기존 복수전공 의무를 실시한 다른 학교의 학생들은 졸업기준 학점이 높아 주전공과 복수전공을 병행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 그래서 학생들의 어려움을 줄여주고자 33학점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33학점은 최소기준이기 때문에 원하는 학생은 더 많이 수강 할 수 있다고 전했다.

 

 

2) 복수전공, 하고 싶은 사람만 할 수는 없나요?

17학번의 한 학우는 “의무화 폐지하고 그냥 (복수전공) 하고 싶은 사람들이나 전폭적인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응답했다. 앞서 말했듯이 학생들이 가장 큰 불만을 품고 있는 것은 복수전공을 원하든 원하지 않든 무조건 해야 한다는 ‘강제성’의 문제였다. 복수전공 의무화가 시행되기 전에는 신청자에 한해 전체학생의 20-30%의 학생들만 복수전공을 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시스템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은 딱히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데 왜 ‘의무화’를 실시하게 된 것일까. 이에 대해 학교 측은 “현재는 실행 초기 단계이고 긍정적인 면보다는 학생들 눈앞에 보이는 단점부터 보이기 마련”이라며 “학교의 제도 자체가 모든 학생을 100% 만족시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복수전공을 실행한 이유들을 보면 전혀 학생들에게 불리한 제도가 아니기에 장기적인 관점으로 봐주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3) 수강신청만 4번, 말이 되나요.

학생들은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수강신청 문제를 꼽았다. 학교 측은 이에 대해 9월부터 수강신청 방식이 바뀌면서(여름 계절학기 시범실행 예정) 수정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애초에 수강신청은 행정적 문제(출결)로 인해 한 번에 해결될 수가 없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무팀은 수강신청 전산시스템 개선을 위하여 정보전산원에서는 매크로 및 멀티로그인 방지, 수강내역 추적 등의 개선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으며, 2018-2학기부터는 Smart-Campus 시스템 도입으로 수강시스템이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전면적으로 업그레이드되어 지금보다 훨씬 수월하게 수강신청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수강신청제도 개선 차원으로 올해 2학기 수강신청부터 사전 수강신청 예약 방식인 장바구니 제도를 도입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강의 좌석 수의 부족 문제는 학생들이 체감하는 것보다 적은 일부 소수학과, 그리고 복수전공 의무화를 실행한 2학년 위주로 나타난다고 했다. 또한, 강의 좌석 수는 수업을 진행하는 교수들에게 권한이 있다고 전했다. 교무팀은 교수들에게 좌석 수를 늘려 달라고 요청했지만, 대부분의 교수가 수업의 질 문제를 이유로 거부하기에 이를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실제 교무팀 자료에 따르면 재학생보다 복전생이 더 많은 7개 학과(디지털미디어콘텐츠전공, 심리학과, 언론방송융합미디어전공 등)의 89개 수업 중 80개 수업이 추가 인원수용을 거부했다고 한다.

커뮤니케이션 팀에서 게시한 '2018 수강신청 관련 학보사 보도 내용에 대한 답신' 에 따르면 학생들의 수요 파악이 충분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던 점을 보완하여 2학기 수강신청부터는 사전 수요조사 시행, 수강인원 및 분반 검토, 학생 수요에 따른 학과별 강의실 재배정 등을 통해서 충분한 강의수강인원을 예측하여 대처할 것이라고 전했다.

 

 

4) 고등학교 때 노력으로 얻어낸 성적은 다 부질없어졌다.

“복전의무화는 상대적으로 인문대 국어국문, 사학, 철학과와 같은 순수학문에 타격이 큰 것 같습니다”, “이럴 거면 나도 여기 복전으로 신청했지. 고등학교 수시/정시 등급은 다른 학과보다 높으면서 복전생은 거의 다 받아주니까 난 노력해서 여기 왜 왔나 싶어요. 주전공생한테 혜택을 주던가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각각 15, 16학번의 의견이다. 이처럼 복전의무화를 직접 겪고 있는 17, 18학번뿐만 아니라 재학생들의 불만 또한 크다. 학교 측에서는 이를 인지하고 있었을까? 교무팀은 복전 의무화를 실행하는 학번보다는 먼저 학교에 다니고 있던 재학생들의 불만이 더 클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17, 18학번은 복수전공의 의무화 실시를 알고 지원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기존 재학생들은 복수전공을 의무화하고 소속 변경이 자유로워짐에 따라 학과의 이어짐이 끊길 우려가 있기 때문에 불만을 가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학과중심이 아닌 학생중심으로 가야한다는 게 학교 측의 입장이다.

 

위에서 언급된 문제들이 생기는 이유는 결국 소통의 ‘부재’이다. 학교는 학교 나름대로, 학생들은 학생들 나름대로 각자의 생각이 존재한다. 서로의 다른 생각들을 인지하고 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는 크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와 학생사이에서 소통은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학생중심’을 목표로 하는 학교라면 더더욱 그렇지 않을까. 진정한 ‘학생중심’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학생들을 위한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또, 제도를 수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학교는 누구보다 학생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학교 공지사항에 올라온 답변 내용처럼 조금 더 원활한 정보소통을 위하여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학교생활에 있어 '학생이 1순위'인 한림대학교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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