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4 (화)

대학알리

단국대학교

[알리이야기] 굴곡과 적과 용기

 

[알리이야기]

굴곡과 적과 용기

 

나는 적을 만드는 것이 싫었다.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었다. 나를 미워하는 사람이 나에게 위해를 가할까봐 무서웠다. 그래서 생각을 감추면서 다녔다. 그냥 가만히 있었다. 할 말은 많았지만 하지 않았다. 어느새 나는 적을 만들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침묵’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침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관심’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침묵하면 그들이 나를 아군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지라도 적어도 적대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전략은 나름 성공적이었다. 지금까지 뚜렷하게 적 만들지 않고 평탄하게 살아왔다.

 

어느 날 SNS의 광고 한 편을 보았다. 인생에 굴곡 만들고 싶은 사람을 구한다는 광고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광고를 왜 눌렀는지 모르겠다. 그야말로 이끌리듯, 무언가에 홀린 듯 했다. 어쩌면 무의식적으로 지금까지 아무 생각 안하고 입 다물고만 살았던 평탄했던 삶에 지겨움을 느낀 것일 수도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9월 1일에 발행인과 만나자는 약속을 잡은 후였다.

 

9월 1일, 발행인을 만났다. 이 언론이 어떤 일을 하며 어떤 목적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말해주었다. 설명을 다 듣고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미친.’ 광고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굴곡 만들기에 딱 알맞은 환경이었다. 굴곡뿐만 아니라 적 만들기도 딱 좋은 환경이었다. 면접에서 그동안 발행인이 겪었던 외부의 압력과 고난에 대해 들었다. 이 언론이 무슨 일을 벌이고 다니는지에 대한 답은 나온 상태였다. 이곳은 싸우는 곳이었다. 소수자를 위해, 알 권리를 위해, 놀 권리를 위해서 싸우는 곳. 그동안의 침묵과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가치관에 정면으로 반대되는 곳이었다.

 

면접은 끝났고, 이 언론의 일원이 되기로 했다. 이제는 침묵과 무관심에 지쳤던 것일까? 아니면 극과 극은 통한다고, 정의감으로 똘똘 뭉쳐 이슈에 관심과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궁금했던 것일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외부의 압력 이야기가 나온 것이 오히려 흥미를 유발시켰다는 점이다. 어쩌면 적을 갈구하고 있던 게 아니었을까. 어쩌면 이 언론의 일원들에게서 적과 맞서 싸우는 영웅들의 모습을 연상한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여기에 발을 담근 이상 지금까지의 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생겼다. 어쩌면 나도 외부의 압력을 받는 고난의 길을 걸을 수 도 있을 것이다. 이럴 때 가볍게 무시해주는 용기정도는 갖춰야 할 것 같다.

 

많이 부족한 나를 일원으로 받아주신 발행인을 비롯한 모든 단대 알리 일원들에게 감사드린다. 단대알리에서 굴곡도 적도 용기도 추억도 많이 얻어가고 싶다. 어떠한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알 권리를 위해 분투하는 모든 단대 알리 일원들에게 존경심을 가지고 있고, 나도 이 일원들과 같은 용기를 가진 단대 알리의 구성원 역할을 잘 해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 글 : 홍승완 기자 h2004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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