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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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흥행과 의무를 맞바꾼 야구계

 최근 병역 기피 의혹으로 인해 한 야구선수가 논란이 되고 있다. 백업 내야수로 선발된 그는 유격수 이외의 소화할 수 있는 포지션이 없었다. 대타로 쓰기에는 9월 14일 기준 타율 46위, 홈런 53위라는 성적은 아쉽기만 했다. 여론은 ‘미필이라는 이유로 성적이 부진함에도 국가대표로 선발했다.’는 이유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문제는 사회적 문제로 번졌다. 병역 특례가 국위선양을 한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병역 특례를 위해 국가대표를 하는 본말전도의 사태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여론은 병역법 개정을 요구했고, 실제로 메달에 따른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그렇다면 야구계 내부에서는 바뀔게 없는 것일까? 병역법만 개정하면 이런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까? 나는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야구계 내부의 시스템 역시 병역법과 함께 개정되어야 이러한 문제에서 비로소 자유로워진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생각할 점이 있다. 그 선수는 확신이 있었던 것일까. 경쟁자들보다 부족한 성적을 가지고 국가대표에 선발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이는 리그와 구단에서 선수들의 특례를 내심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구단과 리그입장에서도 젊은 선수가 군에 입대하는 것은 성적과 흥행에 부정적인 효과를 미치니 치명적이다. 그러므로 구단이나 리그 측에서는 선수의 병역특례를 환영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설령 국가대표가 되더라도 금메달을 딸 수 있다는 확신을 할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선수가 아시안게임을 노린 이유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가장 쉬운 병역특례 방법이기 때문이다. 아시안게임에서 프로리그를 중단하고 프로를 대표로 내세운 것은 우리나라가 유일했다. 그 외 국가들은 모두 아마추어를 출전시켰다. 프로들이 총출동하는 올림픽보다는 확실히 메달 권에 들기 쉽다. 아시안게임을 쉽게 제패하고 선수들에게 병역 혜택을 주기 위해 리그와 구단에서 의도적으로 아마추어가 참가하는 대회에 프로들을 총출동 시켰다고 볼 수 있다.

 아시안게임 대표 팀 코칭스태프도 과거 혹은 현재 프로구단에서 활동한 스태프로 구성되었다. 그러므로 선수들의 병역에 관한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실제로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논란이 된 그와 같은 팀에서 코치로 활동 중인 스태프가 국가대표 코칭스태프로 합류했다. 이 코치가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내야수들이 부진하고 있으니 한 포지션이라도 확실하게 잘 하는 선수를 뽑자.'는 이유로 그의 국가대표팀 발탁을 건의했다. 원래는 그를 선발할 생각이 없던 감독은 이를 받아들였다. 프로 코칭스태프들이 현역 시절 뛰었던 팀에서 코치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구단의 이해관계를 잘 알 수밖에 없고, 이 이해관계를 대변하다 보니 실력과 성적이 반영되어야 할 국가대표 선발에 구단과 리그의 입장이 개입된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아시안게임에서는 대학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선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대학 유망주들이 프로에 오기 전 국제대회를 경험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이를 위해 아시안게임에서도 대학 선수를 일부 선발해 국제 대회 경험을 쌓도록 했다. 하지만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는 전원이 프로선수로 구성되어 대학 리그에서 활동 중인 장채근 감독이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대학 유망주들이 국제대회를 미리 프로 입단 전에 경험한다면 WBC와 2020년 도쿄 올림픽부터 부활한 올림픽 야구 등 더 큰 국제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코칭 스태프 역시 대학 리그에서 활동 중인 감독과 코치들로 구성하여 각 대학 선수들의 기량을 정확히 파악하고 요소에 적절히 배치하여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감독과 코치 역시 국제대회에서의 좋은 성적으로 지도력을 증명하면 대학 등 아마추어에서 활동하는 스태프들이 프로로 유입될 수 있다. 지도자층이 넓어지면 자연스럽게 지도의 질이 높아지고 선수들의 기량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선수들의 기량 향상은 리그의 질을 높일 것이며 리그의 흥행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운동선수들은 자신의 기량으로 국민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준다. 국민들은 출중한 기량의 선수가 군 문제로 인해 국민들 앞에 자유롭게 서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그들을 배려해주었다. 기량이 군 생활동안 떨어지지 않도록 해주었다. 특혜라고 할 수 있는 것을 누리게 해 주었다. 그러나 그것이 마땅히 져야 할 의무를 피하라는 의미는 아니었다. 그 선수는 자격도 부족했고 의무도 저버렸다. '야구로 보답하겠다.'는 말로는 분노한 여론을 잠재울 수 없을 것이다. 야구는 군 야구단 가서도 할 수 있는 것이니까.

| 글 : 홍승완 기자 h2004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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