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의무교육(?)을 받을 때부터 참 이것저것에 불만이 많았습니다. “아니, 내가 왜 이런 숙제를 해야 해?”같은 귀차니즘에 빠져 아무 것도 하기 싫어하는 사람처럼 말이죠. 처음에는 누군가들의 끝없는 잔소리에 “그래. 내가 귀차니스트다”하면서 넘겼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어느 순간 깨달았죠. 어렸을 때는 터무니없는 불만들을 내세웠기도 했지만 점점 세상을 알아가면서 근거 있는 불만을 가진다는 걸요.
결정적인 계기는 고등학교 때 교무부장 선생님과의 언쟁(?)에 있습니다. 수업 중 갑자기 선생님은 저에게 복장지적을 하셨습니다. 사복인 패딩점퍼를 교복마이를 입지 않은 채 입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물론 학칙인 건 알았지만 불편해서 교복마이는 매일 사물함에 있었죠. 그런데 갑자기 화가 나는 거예요. 학생들은 교복마이를 입고 패딩점퍼를 입으면 너무 불편한데 그 선생님의 말은 ‘불편해도 입으라면 입어. 뭔 말이 많아’라고 들리는 겁니다. 그래서 물었죠. “선생님, 그럼 학생들은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학교의 말을 무조건 따라야 하는 건가요?”라고요. 선생님은 화가 잔뜩 나셔서 감히 선생님한테 대드는 거냐며 절 계속 혼내셨습니다.
저는 너무 억울한 나머지 ‘학교에서 권력이 선생님들한테 있다고 해서 학생들이 모든 것을 따라야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 우리가 납득할 수 없는 이상한 명령을 따라야 하는 거냐. 학칙은 학생들과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계속 물었습니다. 결국 선생님은 저에게 두 손 두 발을 다 드셨고, 학생회와 논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그 때 알았죠. ‘아, 안 바뀔 것이라 생각했어도 계속 목소리를 내면 바뀌는 것도 있구나’ 하고요.
그 이후에는 새로이 느끼는 불만과 불편함에 대해 저를 탓하지 않았습니다. 항상 다른 사람들과 불만을 공유하면서 열심히 ‘토론’을 했습니다. 저만 느끼는 것은 사회적인 불만일 수 없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렇게 대학교를 오게 됐고, 또 여러 불만과 불편함이 생겼습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요. 예를 들면 학교에 대한 불만, 젠더문제 등이 있죠. 일부 사람들은 저에게 ‘프로불편러’라고 타박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하고 싶은 것이 워낙 많은 사람인지라 제 인생을 쓸 데 없이 소모적인 곳에 낭비하지는 않습니다. 아쉽게도 아직 저는 ‘아마추어불편러’라고 생각해요. 한참 멀었죠.
누군가는 변화를 만드는 것이 여간 쉬운 일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또, 뭐가 그렇게 불만이 많냐며 저를 이상한 사람으로 몰기도 합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요. 그런데 저는 바위에 흠집이라도 내보렵니다. ‘언젠간 금이라도 가겠지’하고요. 한림알리를 계속 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림알리의 보도 또한 ‘바위에 흠집내기’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러분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싶습니다. 물론 부족한 점이 아직은 너무 많습니다. 하지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학우 분들이 많아질 수 있도록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며 한림알리는 계속 여러분의 알 권리를 위해 취재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응원이 있다면 더욱 힘이 납니다)
글= 조한솔 기자(whgksthf98@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