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전체학생총회를 위해 범정관 앞으로 행진하는 모습. (사진 = 형재영) 수업이 끝나면 범정관 앞 분수대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바삐 움직이는 학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버스 몇 대가 사람으로 가득 찬 정류장을 통과하면 그 빈 공간에는 오롯이 두 개의 동상만이 차가운 바람을 견디며 우두커니 서 있다. 5년 전 나의 첫 전체학생총회는 이곳에서 열렸다. “중요한 안건이 있을 때 비로소 열 것이다.” 전체학생총회가 열리지 않은 까닭을 묻자 총학생회장은 위와 같은 대답을 내놓았다. 예상치 못한 답변이었다. 뭔가 중대한 이유가 있을 줄 알았는데 고개를 갸우뚱했다. 전체학생총회가 열릴 정도로 중요한 안건은 무엇인가? ‘성추행과 폭언을 일삼은 교수들이 복귀하는 것’도, ‘24시 이후 혜당관을 폐쇄하는 것’도, ‘총장직선제’도, ‘대학 구조조정’도 중요한 사안이 아니라면 도대체 중요한 안건이 무엇인지 의문이 든다. 전체학생총회는 단순히 학교본부와 협상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의결기구가 아니다. 학우들과 한 공간에서 발을 맞대고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소통의 장’이며 학우들이 학내 문제의 주체로 설 수 있는 ‘학습의 장’이다. 총장간담회를 통해 협의한다는 이유
한국외대에는 신설 된 L&D학부를 포함해 총 12개의 단과대학·독립학부(이하 단대)가 있다. 외대가 아무리 좁다지만, 단대에 따라 학생회칙부터 시작해 놀이 문화까지 다른 점이 속속 보인다. 다른 단대 친구와 얘기하다가 “어? 그런 게 있어?” 하는 때가 이런 경우다. 이런 점을 발견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는 바로 다른 단대의 정기 총회 이야기 속에 있다. 우리 단대에서는 당연하게 여겼던 것이 다른 곳에서는 문제가 되고, 우리 단대에서는 오랫동안의 골칫거리 문제가 다른 곳에서는 처음부터 없었던 경우도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모두가 공감하는 내용이 있다. 바로 ‘정기 총회’ 그 자체에 관한 내용이다. “정기 총회 가도 딱히 바뀌는 게 없던데?”, “정기 총회 가봤는데 이건 좀 아닌 것 같아서 중간에 나왔어” 하는 얘기가 언제나 나온다. 외대의 마블을 한 바퀴 돌면서 다른 단대의 논의 안건에는 무엇이 있는지 구경해보자. 그리고 지금까지는 말하지 못했던 “자꾸 이러면 우리 정기 총회 가기 싫어져”에 대해 솔직히 얘기해보자. ▲정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