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01 (월)

대학알리

세종대학교

대학평가 골몰한 세종대! 정작 교육은 골골대?

올해 초 학교에는 어떤 플래카드가 붙여졌다. 플랜카드가 붙여진 곳은 화양사거리에서 본 대양홀 윗부분과 군자관으로 내려가는 길 위 나무 사이에 걸려 있다. 그플래카드는 조선-QS 대학평가 아시아 93위, Leiden 평가국내 11위로 높아진 우리 학교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데 과연 그 순위에는 우리 학교의 교육여건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을까? 또 우리의 교육여건은 어떤 수준일까?

강의의 질은 전임교원의 숫자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학생들은 학교에 등록금을 납부하고 교육을 받는다. 그 과정에서 전임교원에게 강의뿐 아니라 상담 등 지도를 받는다. 기본적으로 전임교원이 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학문적 성과를 쌓아야만 하고 또 임용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경력이 있는 편이다.

또한 연구활동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심도 있는 가르침을 줄 수도 있기에 비전임교원보다 높은 질의 교육을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우리 학교는 2015년 1월에 모집한 교양학부 과학사 교수(비정년트랙) 자격사항으로 ‘A&HCI 또는 SCI급 저널에 논문게재 실적이 있는 자 우대/ 과학철학에 대한 강의 또는 연구경력이 있는 자’를 제시했다. 이렇게 강의와지도에 있어 재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전임교원의 수는 학생들이 받는 교육의 질을 높이는 가장 좋은 수단이자 그 지표로 볼 수 있다.


본지는 강의의 질을 책일 질 수 있다고 여겨지는 ‘전임교원의 확보율’을 대학알리미에서 확인해본 결과, 서울시내 사립 37개 대학 중에서 27등이었다. 서울 시내 사립 대학들의 전임교원 확보율의 평균(재학생 기준)은 77%다. 그러나 우리 학교의 전임교원 확보율은 66.87%다. 이에 대해 이종화 교무처장은 확보율이 현재 낮은 편이지만, 20년까지 평균이상으로 올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본 기사에서는 우리 학교의 전임교원 비율 현황을 각 계열별로 살피고, 심한 연구압박을 받는 교수들의 상황을 보여주고자 한다. 또한 현재 ‘조선일보-QS’, ‘중앙일보' 등의 대학평가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짚는다.

전임교원이란?
전적으로 교육이나 연구 등의 임무가 주어진 교수를 뜻한다. 전임교원을 일반적으로 정규직 교수로 생각하나 실제로는 전임교원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뉜다. 정규직 전임교원은 일반적인 교수로 생각하면 된다. 조교수, 부교수, 정교수가 이에 속한다. 반면 비정규직 전임교원은 연구전담교수, 강의전담교수(전임강사), 산학협력교수가 있다. 비전임교원에는 겸임교수, 초빙교수, 석좌교수 그리고 우리가 잘아는 시간강사가 있다.


 

교수님, 어디 계세요? -학생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놓인 예체능계열과 일부 학과들

우리 학교의 전임교원확보율을 계열별로 확인해보았다. 자연과학계열은 높은 교수확보율을 보여준다. 인문사회 계열과 공학계열은 각각 74%와 67.9%로 100%는 안 되지만, 서울소재 사립대학 인문계열과 공학계열 평균 전임교원확보율인 77%, 62%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하지만 예체능 계열은 심각할 정도로 확보율(33.9%)이 부족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서울소재 사립대학 중 예체능계열이 개설된 32개 대학 중 32등으로, 꼴등이다. 전임교원확보율은 ‘법정기준 교원 수’로 ‘현재전임교원 수’를 나눈 것이다. 상대적으로도 절대적으로도, 예체능계열의 전임교원은 심각한 수준으로 부족했다. 예체능 계열은 가장 높은 등록금을 내고 있지만, 정작 학생들의 교육여건의 기초가 되는 전임교원 수조차 부족한 상황이었다. (8,476,800원/예체능 계열 1년 평균 등록금)
 

이러한 전임교원 확보율의 문제는 비단 예체능의 문제만은 아니다. 인문대 학과 중에서는 국어국문학과와 역사학과의 전임교원수가 특히 적었다. 역사학과는 전임교원이 1명 뿐이고, 국어국문학과는 2명이다. 이 두 학과는 재학생 수에 비해서도 전임교원의 비율이 매우 낮다. 전임교원의 부족한 숫자는 전임교원 1인당 맡아야 하는 재학생 수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전임교원이 적을 때의 문제는 무엇일까? 현재 역사학과에 재학 중인 K학우는 “역사학과 교재 중에 고고학 개괄서가 있다. 매우 세분화되고 분량이 방대하지만 이것을 고고학 교수님 한 분이 가르치신다”라면서 역사학과 전임교원 보충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역사학과의 한 명 뿐인 전임교원은 전공이고고학이다.
그러면서 “그 분(전임교원)께서 조선사나 고려사를 가르쳐주실 수도 있지만 본인의 전공이 아니기 때문에 깊이 있는 강의 내용과 그분야로의 진출에 대한 조언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너만 과제하니 나도 과제한다 -교수들

신구 총장은 “이공계 연구 중심대학으로 혁신하고 있는 세종대는 공학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학부생과 교수님들이 우수한 연구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계속 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연구실적에 높은 비중을 두는 대학평가들에서도 높은 순위를 내고 있다. 2015년 서울소재 38개 사립대학의 전임교원 1인당 논문 실적을 비교한 결과, 우리 학교는 SCI급(Science Citation Index. 논문의 피인용지수를 기준으로 선정한, 충분히 검토된 연구결과를 싣는 과학잡지 목록) 논문 수가 10번째로 많았다. 또한, 발표 논문 수와 논문 인용도만으로 대학을평가하는 Leiden 랭킹에서 국내 11위를 차지했다(2016년). 하지만 이런 결과는 그냥 나온 게 아니다. 학교는 교수들에게 연구에 대한 상당한 압박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승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실적이다. 전임교원은 승진하기 위해서는 교육, 봉사, 연구 항목에서 각각 기준 점수 이상을 획득해야 한다. 이 중 연구 항목은 교육, 봉사항목을 합친 것보다 훨씬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연구 항목에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교수들은 국내외 학술지에 많은 논문을 발표해야 한다. 권위 있는 학술지에 발표할수록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발표하는 논문은 정해진 기준 이상으로 다른 연구자들에게 인용이 되어야 필수 연구실적으로 인정을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교수들은 최저기준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많은 논문을 발표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에 대해 우리학교 K교수는“(평가 기간 내에) 필수 연구실적을내지 못하면 1년간 유예기간을 줘서 부족한 업적을 채울 기간을 준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기간 내에도 성과를 내지 못하면 재계약 불가, 즉 세종대학교에서 잘린다”라고도 덧붙였다. K교수는 승진 혹은 재계약은 연구 실적이 중심이라면서 승진을 위해서는 반드시 업적을 내야 된다고도 말했다.


엄종화 교무처장은 <세종알리>와의 인터뷰에서 강의와 연구를 병행해야 하는 교수들의 처지에 공감을 표했다. 평가 항목 중 교육 항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느냐는 질문에 “과거에는 연구만을 중요시했지만, 본인이 2년 전 교무처장이 되면서부터 교육 항목도 중요하게 평가하기 시작한다”라고 말했다. 강의평가 항목이 교원 평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강의평가 결과 하위 20%에 해당할 경우 승진 및 재임용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강의의 질 향상을 위해 PBL 수업을 시행하고, 새로운 교육법을 교수들에게 알려주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결과 “강의평가 10점 만점에 4.0 정도였던 강의평가 점수가 0.05 점 가량 상승했다”는 점을 알려주었다. 엄 처장은 이것이 비록 대단히 의미 있는 점수는 아니지만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계속 지켜볼 예정이라는 뜻을 밝혔다.


 

대학 순위의 의문점- 어떻게 아시아93위일까?(조선-QS, 2016)

그렇다면 분명 교육여건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고, 여러 문제점이 있는데도 대학순위가 어떻게 높게 나올 수 있는지 의문이 생긴다. 여기서 평가의 순위를 따지기 전에, 과연 평가요소가 교육여건을 얼마나 반영하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또 다른 대학평가인 ‘중앙일보 대학평가(2015년)’에서 우리 학교는 교수연구 25위, 학생교육 노력 및 성과 35위, 교육여건 40위 밖, 그리고 평판도 40위 밖을 모두 합해서 39위이다. 우리 학교가 ‘조선일보-QS’에서 아시아 93위와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국내 39위를 차지한 이유는 연구영역에서 높은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교수들의 연구실적만큼 우리학교의 교육여건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앞서 살펴보았다. 결국, 대학평가에서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평가기준을 가지고 순위를 매기지 않는다면, 대학평가 순위가 올라간다고 하더라도 학생들에게는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학평가는 왜 하는 것일까?
대학평가가 나오는 시기는 8~10월 쯤이다. 이때 여러 언론사에서 대학평가를 발표한다. 이 시기는 전국에 있는 수험생들이 한창 입시와 관련된 정보를 모으는 시기이다. 이때 각 언론사에서 대학순위를 발표하고, 이를 학교에서 홍보용으로 쓰기 시작한다.
또한, 언론사들은 별지를 발행하고 특정 대학들을 집중 조명하면서 광고를 싣기 시작한다. 이것이 돈이 되기 때문에 언론사들은대학평가를 지속하는 것이고 대학은 학생유치를 위해 대외적 순위평가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대학평가를 비판하면서도 순위가 나오면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이다.


대학평가의 또 다른 문제점은 무엇인가?
언론사 대학평가는 대학서열을 더 공고히 한다는 것이다. 14년에 대학교육연구소가 발표한 ‘언론사 대학평가의 본질과 문제점' 논평은 ‘우리나라의 대학들은 규모, 등록금, 국고지원, 기부금 등에 따른 대학 간 재정 격차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교수들의 연구비 수주액, 전임교수 확보율 등의 교육여건의 차이가 갈수록 커진다고 말했다. 이처럼 각 대학마다의 교육여건이 차이가 난 현실에서 획일화 된 대학평가 지표는 결국 현재 높은 순위의 대학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각 언론사의 대학평가는 학생들의 교육여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 제대로 된 평가를 통한 선의의 경쟁 추구라는 목표와 맞지 않게 대학서열을 고착화하고 그 서열을높이기 위해 평가 수치만을 쫓아가게 한다. 대학평가는 많은 문제를 안은 채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무시당하는 학생들의 권리- 권리야 어딨니?

우리 학교는 지난 5월 4일 프라임 사업에서 최종 탈락했다. 교육부는 미래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수요 변화에 발 맞춘 대학구조개편을 지원하는 프라임 사업을 올해 실시했다. 우리 학교도 프라임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7월 12일부로 개정한 학칙에 따르면 대부분 학과의 정원을 10% 감축하고 소프트웨어융합대학을 신설했다. 더불어 예체능대학 안에 설립된 만화애니메이션학과와 산업디자인학과를 폐과하고 소프트웨어 융합대학에 비슷한 커리큘럼의 창의소프트학부를 신설했다. 

그런데 과연 이 과정에서 학내 구성원들의 동의와 합의가 있었을까? 총학생회 산하기구인 대학교육위원회가 프라임 사업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을 지난 4월 4일부터 8일까지 144명을 조사한 결과, 72.9%가 반대했다. 또한 프라임 사업에 떨어지고 난 뒤인 5월 5일, 총학생회와 중앙운영위원회는 학교 측의 프라임 사업 추진이 학생들과 협의 없이 졸속적이고 일방적으로 이뤄졌다며 비판했다. 학생회 측은 학생들에게 프라임 사업을 규탄하는 서명운동을 실시해 학교에 전달하기도 했다. 학생회가 반발하자 5월 25일에서야 김승억 부총장이 그동안의 프라임 사업의 진행과 결과에 대한 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서 부총장은 “학생지원처장이 학생들로부터 수렴한 의견을 사업에 반영했지만,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프라임 사업에 대한 설명이 미흡했을 수 있다”고 말하며 “정원이동에 있어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과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학생들의 의견에 따라 결과가 조정되지는 않았다.


이처럼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것은 어렵다. 그렇다면 대학의 교육여건을 높이고 교육여건의 향상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대학교육연구소 연덕원 연구원은 “좋은 대학교가 되기 위해서 대학구성원간의 협의를 통해 발전을 같이 논의해야 한다”고 한다. “매일 대나무숲에서 목소리를 높여도 이를 현실에서 공론화하고 소통하는 학생차원의 기구가 필요하다”며 동시에 대학평의원회의 존재를 학생들이 인지해야한다고 했다.


현재 우리학교에서 학생들의 목소리를 모으고,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기구는 총학생회다. 총학생회에서는 대학평의원회에 나가 학생 대표로 나가 정책에 입장을 밝힐 수 있다. 대학평의원회에서는 학생대표로서 평의회에 학생 2명이 참석해 교육여건과 대학발전을 위해 같이 참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이번 향후 학교의 발전과 관련해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대학평의회에 학생들의 관심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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