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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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비대위, '권력형 성폭력 가해 교수 장기근속 포상 규탄' 기자회견 열어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오늘(13일) 세종시 교육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교수 장기근속 포상철회 및 파면을 촉구하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비대위는 권력형 성폭력 가해자인 S교수에게 장기근속상을 수여한 학교를 규탄하고 징계위원회 학생참여 보장 및 정보 공개를 요구하였습니다.

 

(사진 - 외대알리)

 

  S교수는 작년 8월, 2008년부터 최근까지 제자를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징계를 받은 바 있습니다. 이 사건은 교수라는 지위를 악용한 권력형 성폭력이었으며 그 정도와 기간이 매우 악질적이었으나, 학교 측은 S교수에 ‘3개월 정직’이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습니다. 또한, 징계 결과를 학생들에게 공개하지 않아 많은 학생의 공분을 샀습니다.

 

  이처럼 가해자에 대한 정당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S교수가 올해 4월 19일 개교 65주년 기념식에서 장기근속 포상(금 3돈 포함)을 수상하였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에 비대위는 오전 11시 30분 세종시 교육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S교수에게 수여한 장기근속 포상을 철회하고 마땅한 징계를 내릴 것을 요구했습니다. 또한 학생을 배제한 채 교원, 법인 이사, 외부위원만으로 교원징계위원회를 구성한 것과 교원 징계 결과를 학생에게 공개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학생대표의 징계위원회 참여 및 징계 결과의 즉각 공지를 요구했습니다.

 

  기자회견은 이선범 비대위원장과 각 단과대 학생회장의 성명서 낭독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선범 비대위원장은 “S교수를 비롯한 권력형 성폭력 가해 교수의 징계 결과가 학생은 물론 피해 당사자에게도 알려지지 않았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징계위원회의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더는 학교 측의 기만적 태도를 지켜보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최주혁 영어대학 학생회장은 “우리는 가해 교수가 강단에 서는 현실을 통해 대학 내 불합리한 권력 구조가 변하지 않았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며 동원육영회 이사회에 S교수 파면을 요구하였습니다. 송민지 일본어대 학생회장은 “학교는 안전한 캠퍼스 조성을 위해 안전 예산을 확보하고 시스템을 구축하였다고 주장하지만, 모순적이게도 성범죄 가해 교수를 복직시켜 학내 구성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민영 LT학부 학생회장은 “권력형 성폭력 가해자에게 다시 주어질 권력은 없어야 한다”라고 밝히며 “최고 수위 징계인 파면만이 진정한 징계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1시간여 이어진 기자회견은 구호를 외치며 마무리되었습니다. 아래는 외대알리의 질문에 대한 이선범 비대위원장과 이종원 부 비대위원장의 답변입니다.

 

Q. 교원 징계 최종 승인 권한을 가진 법인 이사회의 이사가 교원징계위원회의 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이 적절한가? 법인 이사가 위원으로 참여한다면 학교 본부 및 재단의 의중에 따라 징계 수준이 좌우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징계위원회의 학생대표 확보도 중요하지만, 독립성과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법인 이사가 징계위원회에서 제외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에 대한 의견은?


A. 그렇다. 법인 이사가 교원 징계위원회에 참가하는 것은 징계위원회의 공정성과 독립성이 훼손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법인 이사회의 독점적 권력으로 부당한 징계 결과가 생길 수 있다는 점 또한 큰 문제이다.

 

Q. 권력형 성폭력의 근본적 문제 해결 및 폐쇄적 교원징계위원회 개혁을 위해서 학생대표가 참여하는 교원징계위원회 구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행을 위한 총학생회 차원의 구체적 방안이 있는지?


A.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할 예정이다. 첫 번째는 학교 본부와 이사회의 변화 촉구이다. 이사회에서 징계위원회를 소집하기 때문에 학칙과 정관을 바꿔야만 한다. 두 번째는 고등교육법 상의 교원징계위원회 학생참여 요구이다. 이 사안은 외대뿐만이 아니라 다른 대학교에서도 공통으로 요구하는 상황이다.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겠다.
학생대표 참여에 대해서는 논의해야 할 부분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학생대표로 총학생회가 참석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대표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관하여 숙고해 보아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성폭력 관련 징계에 관해서는 총학생회가 아니더라도 성인지 감수성과 성에 관련해 이해도가 높은 사람이 학생 대표로서 참여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Q. 학생 사회는 오랜 기간 해당 이슈와 관련 여러 차례 학교측에 항의와 요구를 진행했다. 그러나 학교 측이 보여준 것은 ‘근속 포상 수여’라는 기만적 행보였다. 본 기자회견 이후, 학교가 기존과 유사한 행보(소극적, 형식적 대응)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차후 행동방안이 있는지?


A. 일단 보상 철회나 파면 같은 경우에는 계속 요구를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학교 측의 급격한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예상된다. 하지만 지속적인 요구를 통해 S교수에 대한 개인적인 징계뿐만 아니라, 차후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같은 과오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

 

 

정설 기자 (seol@hufs.ac.kr)
김철준 기자 (kcjoon07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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