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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에서 학생들에게 물었다 "노숙농성, 어떻게 생각하세요?"

숙명여대 총학생회장 노숙농성 4일 차

10월 10일 황지수 숙명여대 총학생회장은 학생참여 총장직선제를 요구하며 무기한 노숙농성에 돌입했습니다.
대학알리에선 노숙농성이 끝나는 날까지 숙명여대 총장선출제도에 관한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지난 10일(목) 황지수 숙명여대 총학생회장이 '학생참여 총장직선제'를 요구하며 '총학생회장 무기한 노숙농성(이하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캠퍼스에 나타난 붉은 천막을 보고 숙명여대 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대학알리 기자가 숙명여대 캠퍼스 곳곳에서 숙명여대 학생들에게 물었다. 
 

 

기자 황지수 숙명여대 총학생회장이 '학생참여 총장직선제'를 요구하며 노숙농성에 돌입한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김현진 씨 얼마 전(8일)에 공동행동 했었잖아요. 그때 총학생회장의 얘기를 듣고 알았죠. 

송하영(가명) 씨 어제(11일) 알았어요. 등하교 하면서 봤죠. 학생회인 친구가 '나 여기서 밤 새야 돼'라면서 침낭이랑 라면같은 것도 보여줬어요.

 

박미혜(가명) 씨 농성이요? 총장직선제를 요구한다고 학생들이 많이 모였던 일은 알고 있는데, 그건 잘 모르겠어요. 요즘엔 수업이 없어서 그 근처를 잘 안 가요. 

 

기자 노숙농성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김인아 씨 '민주적 총장 선거가 되게 간절하구나' 싶었죠. 저는 간절한 일이 있더라도 노숙농성까지는 생각해 본  적이 없으니까요. 

 

김현진 씨 같이 참여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방법도 잘 모르고요. 함부로 도와주면 오히려 민폐가 될 수도 있잖아요. 

 

강정인(가명) 씨 절차가 궁금하긴 했어요. 학교에도 학생의 의견을 반영하는 절차가 있을텐데, 그게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으니까 (농성장에 있는) 본인들도 힘든 방법을 사용하는 거잖아요. 한편으론 '처음부터 학교에선 학생의 요구를 들어줄 의사가 없었나?' 하는 의문도 들고요. 

 

문정은(가명) 씨 추운데 고생한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죠. 동시에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했어요. 왜냐하면 외부인 (출입으로 인한 문제) 걱정이 제일 많이 됐거든요. 안전상의 문제가 생기면 책임은 학교가 질테니까요. 그래도  '저렇게까지 하는 데엔 깊은 뜻이 있겠구나' 싶어요.
 

 

기자 숙명여대 총학생회의 요구처럼, '학생참여 총장직선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박미혜(가명) 씨 네. 사실 총학생회에서 총장 선거에서 학생 투표 반영 비율을 25%로 요구한 것도 금방 알았는데, 저는 적어도 50%는 반영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저희 학교는 원래 학생들의 참여가 많은 분위기잖아요. 학생참여 총장직선제를 요구하기 위해 최근에도 많은 학생들이 모이기도 했고요. 다들 확고한 의견을 갖고 있는 편이기 때문에 총장 선거에서 학생의 의견이 더 직접적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현진 씨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등록금은 학생이 내는데 학생이 학교 정치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 자체가 문제죠. 현재도 학생의 의견이 잘 반영되고 있지 않잖아요. 생리공결제가 (예비)시행되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 교수도 많고 하니까요. 우리 학교에선 여성 인권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남자 총장이 뽑히면 아무래도 (여성 총장에 비해) 여성 인권에 대한 의식이 부족할 거 아니예요. (학생참여 총장직선제가 도입되면) 지금보단 긍정적으로 변할거라고 봐요.

 

이예린(가명) 씨 학생이 총장 선거에 참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마냥 긍정적인 효과만 있을 것 같진 않아요. 저희 학교 학생들 사이에선 개인플레이도 어느 정도 있고, 참여율이 저조하기도 하잖아요. 그래도 학생이 학교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학교에서 응답할 거 아니예요. 

 

강정인(가명) 씨 저는 직접투표에 100% 동의하는 입장은 아니에요. 학생의 의사를 모아서 전달하는 중간 기구를 두면 투표에 더 실효성이 있을 거라고 봐요. 이외에도 학생 한 명 한 명의 의사를 전달하는 효과는 있어도 (학생의 투표에) 안정성이 있을지 의문이에요. 대학에선 한 표를 행사하고 자퇴하거나 당장 졸업하는 학생도 있을 거 아니에요. 학교에 중요한 공약보다 당장 학생에게 인기있는 공약을 더 강조하는 후보도 있을거고요.

 

문정은(가명) 씨 (대학 본부가) 침묵한 건 안타깝지만, 총장직선제는 실현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번에 사회과학대에서 진행한 총장 모의투표 이벤트만 봐도, 학생 복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기호 1번을 학생이 뽑고 싶은 후보처럼 제시했잖아요. 하지만 총장은 그런 일만 하는 게 아니잖아요. 총장은 장기적인 시각으로 대학의 비전에 맞는 사업을 유치하고, 유능한 교수도 채용해야 하니까요. 사회에 대한 지식도 의사소통 능력도 교수진에 비해 부족한 학생들이, 이런 자질을 갖춘 총장을 얼마나 잘 가려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들어요. (학생참여 총장직선제가 실현되면) 결국 총장선거에 관심이 있는 일부 학생들의 정치적 싸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무엇보다 총장선거가 있는 4년마다 선거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게 아까워요. 모두에게서 거둬들인 예산을 모두가 관심을 두진 않은 일에 써야하나 싶어요. 단과대학에서 이뤄지는 선거만 해도 투표 수가 모자라서 '제발 투표 좀 해달라'고 하잖아요.
 

 

기자 학생참여 총장직선제 실현을 위해 지난 1년간 숙명여대 총학생회에선 여러 방법 끝에 노숙농성에 돌입했습니다. 그동안 총학생회에서 채택한 방법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공문 전송, 대자보 작성, 게릴라 시위, 전체학생총회, 교수 연구실 앞 항의문 부착, 공동행동, 노숙농성 등)

 

김인아 씨 과격한 행동은 아니니까, 평화롭게 의견을 얘기한 건 좋았어요. 다만 그걸 보면서 '저렇게 한다고 진짜 볼까? 총장님이나 교수님이나 신경을 쓸까?' 하는 생각이 들긴 했어요. 좋다거나 나쁘다는 게 아니라, 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되게 제한적이잖아요. 학생들은 (총학생회의 요구를) 많이 알겠지만요.

 

이예린(가명) 씨 연구실에 항의문을 붙인 일로 교수님과의 갈등도 있었던 걸로 기억해요. 총학생회장이 그 교수님과 같은 학과잖아요. 그럼에도 꿋꿋하게 말해주는 건 멋있다고 생각해요. 불법적인 일을 한 것도 아니고요. 제가 입학한 이래로 학생회로서 할 수 있는 일을 가장 활발하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는 되게 좋게 보고 있어요.

 

최윤정(가명) 씨 저는 정치같은 일엔 관심이 없거든요. 이런 저도 '총장직선제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점에서 총학생회가 잘 해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정은(가명) 씨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 하는 것 같아 보여요. 그런데 이번 총학생회에서 발표한 자료를 다 찾아봐도 학생참여 총장직선제를 요구하는 정확한 근거를 잘 모르겠어요. 총장선거에 학생의 의견이 반영됐더라면 총장이 (학교 운영에) 더 나은 선택을 했으리라는 근거도 없이 '학생이 주인이니 학생이 뽑자'는 건 너무 이상적인 것 같아요. 만약 현행 총장선출제도에 아무 문제가 없다면 굳이 예산을 들여서 바꿀 필요가 없는데, 이걸 바꾸자는 근거가 뭔지 궁금했어요. 
 

황지수 총학생회장이 숙명여대 본부에 '학생참여 총장직선제'를 요구하며 무기한 노숙농성에 돌입한 지 4일째다. 기자가 만난 학생들은 저마다의 확고한 시선으로 노숙농성을 지켜보고 있었다. 같은 순간, 학생을 포함해 숙명여대 총장선출제도 논의의 주체가 될 동문, 교수, 직원, 이사는 총장선출제도와 노숙농성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대학알리에선 추후 보도를 통해 이에 대한 소식을 전할 계획이다.

 

이 기사는 숙명여대 총학생회장 노숙농성 2일 차(11일)와 3일 차(12일)에 숙명여대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기사의 내용은 숙명여대 학생 전체의 의견을 대변하지 않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