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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반환 소송, 대학생이 사회에 거는 태클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임지혜 의장 인터뷰

“개강이 미뤄지고 학기 전체가 온라인 강의로 대체되면서 예체능 계열의 학생들이 실습과 실기 수업을 제대로 받을 수 없었어요. 예체능은 실습 때문에 차등 등록금으로 책정이 되는데 학생들이 연습은 해야 하니까 오히려 연습실을 대여해서 추가적으로 돈이 더 들기도 했어요. 이론 수업의 경우에도 교수님이 강의를 올려놓지도 않고 자료만 올려놓고 독학을 요구하고, 10년 전에 찍어놓았던 영상을 강의로 올리기도 하고….” 

 

회대알리는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의장 임지혜(숙명여자대학교 총학생회장)씨를 만나 등록금 반환 소송부터 그 밖에도 대학생들의 목소리가 사회에 반영될 수 있는 방안까지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이하 전대넷)는 2017년에 출범해 ‘대학생을 더 대학생답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전국 32개 대학 총학생회들이 연합하여 만든 단체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대학 수업들이 온라인 강의로 전환되면서 수업의 질이 이전보다 하락했고 등록금 반환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대넷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100여개 대학 3951명의 소송인단과 함께 등록금 반환 집단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등록금 반환 소송을 결심하게 된 배경과 이유가 궁금하다. 소송 말고도 고려했던 방안이 또 있는가?

 

이전에도 수원대에서 수업권 침해에 대해서 등록금 반환 소송 청구를 해 승소했던 사례나 타 대학들에서 기성회비 반환이나 입학금 폐지 소송운동들이 있었다. 승패를 떠나서 학생들이 심각성을 느끼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소송을 준비하게 되었다. 사실 우리가 소송을 준비하면서 가장 원했던 그림은 각 대학이나 정부에서 심각성을 느끼고 학생들의 요구에 응답하는 태도였다. 하지만 크게 변화가 없었고 결국 소송인단을 모집하고 수요일(지난 1일)에 소장을 접수하게 되었다.

 

소송에 드는 비용이 어느 정도이고 외부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고 있는가?

 

소송과정 전체에 드는 비용을 소송인단 신청 학생 수로 나눠서 측정한다. 그래서 소송비용은 1인당 만 원 정도씩을 부담하고 있다. 외부에서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교육청소년위원회가 소송과정 대리를 도와주고 있다.

 

코로나 사태 초기부터 교육부나 정당과의 소통을 통해 꾸준히 온라인 강의나 대학교 등록금 반환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왔다. 전대넷이 소통한 정부나 정당의 입장은 어땠는가?

 

정당과는 간담회와 정책 협약식을 가졌다. 국회의원 선거 이전에는 코로나19 대학가 문제 관련 정책 법안들을 발의하거나 대학생 등록금 반환과 관련된 예산을 추경에 넣을 것을 요구했다. 정당 쪽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입장이었다. 최근 교육부와 가진 면담에서는 교육부만의 문제가 아니고 기획재정부와 함께 논의를 해야 하는 사항이라며 협의 지점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라는 식으로 계속 회피하더라...

                                           
소송, 온라인 강의 질 저하로 촉발                  
대학생의 어려움 알리고자 시작돼
정부는 같은 입장 반복하며 제자리걸음
소장 접수 후 본격적인 활동 시작

 


 

강사법 보장과 학생의 수업권 보장, 학생 참여 총장 직선제, 교수 갑질 및 권력형 성폭행 문제 등을 다루면서 대학 사회의 문제점을 알리고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이런 활동들에 대한 결과나 성과는 어땠는가?

 

학생 참여 총장 직선제가 가장 뚜렷하고 피부로 와닿는 결과물인 것 같다. 실제로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작년까지는 학생 참여 총장 직선제를 쟁취하기 위해서 전대넷과 같이 활동을 하면서 오랜 투쟁을 해왔다. 3,000명을 모아서 전체 학생 총회를 열고 500명을 모아서 집회를 하고 44일간 노숙농성을 벌인 결과, 학생 참여 총장 직선제를 올해부터 실시하게 되었다. 숙명여자대학교 총학생회의 노력과 함께 작년 전대넷에서 총장 직선제를 주요 의제로 진행했었기에 힘을 얻었던 것 같다. 한국외국어대학교도 학생 참여 총장 직선제 쟁취를 위해 투쟁 중이고 관련 개선위원회가 소집된 것으로 알고 있다. 작년에 했던 행동들에 힘입어서 올해 많은 변화들이 생기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대학생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대학 내에서 학생들의 목소리가 진정으로 반영이 되고 학생이 배제되지 않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 평의원회나 등록금심의위원회 같은 학내 여러 의사결정 구조가 있다. 학생들이 참여하고는 있지만, 학생 수가 한두 명일 정도로 낮게 배정이 되어있고, 학생 수가 적어서 심의하고 의결하는 과정에서 학생 의견은 배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각 대학교 내에서부터 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 학생들이 참여하는 의사결정 구조, 학내 거버넌스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전대넷이 어떤 활동을 하고 싶고 어떤 목적성을 가지고 활동할 것인지?

 

등록금 반환 문제와 코로나 사태로 발생한 대학가의 여러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을 요구할 것 같다. 대학생의 위치가 참 애매한 것 같다고 느낀다. 미성년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한 사회인도 아니고...어중간한 자리에서 계속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다 보니 이번 코로나19와 함께 문제가 여실히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의 일상에서 인식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코로나19라는 국면을 맞이하면서 가시화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사회제도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고 느낀다. 대학생 문제 또한 이제야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되었지만, 아직도 변화가 많이 필요해 보인다. 앞으로 대학생이 인간으로서 학생으로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활동을 계속해 나가고 싶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학생 의제들을 알리고 같이 토론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

 

 


임지혜씨가 소속되어 있는 숙명여자대학교는 지난 6월 학생 참여 총장 직선제를 첫 실시했다. 이와 관련해 약 14개월의 투쟁을 펼쳐온 임지혜씨의 소감을 들어봤다.

 

임지혜씨는 학생 참여 총장 직선제를 준비하면서 걱정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학생 표가 40%를 넘지 않으면 사표가 되는 상황이었고 학교 수업과 시험은 비대면으로 이루어져 학생 참여를 끌어내기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1차 투표에서는 32%의 투표율에 그쳤지만 임지혜씨가 쓴 글이 SNS상에서 회자되고 총학생회의 적극적인 투표 독려 활동에 2차 투표에서는 40%가 넘는 학생들이 투표에 참여하며 선거가 마무리되었다.

 

마지막으로 임지혜씨는 학생 참여 총장 직선제의 통과가 학생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총장 직선제가 학생자치나 대학 민주화에 대해서 학생들의 관심과 의지를 높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실제로 선거 전까지 학생회 활동이나 총장 직선제에 관심이 없으셨던 분들조차도 왜 우리가 총장을 뽑아야 하고 총장 선거가 가지고 있는 의의가 무엇인지 다 알게 되었더라고요. 투쟁을 통해 쟁취한 총장 직선제 덕분에 학생자치 의제들을 알릴 수 있었습니다.”          


임지혜씨가 총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숙명여자대학교는 최근 학생 참여 총장 직선제를 실시했다. 500명 규모의 집회와 44일간의 노숙농성 끝에 얻은 결과물이다. 숙명여자대학교의 학생 참여 총장 직선제 투쟁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다음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숙명여대 총학생회장 무기한 노숙농성 돌입' 링크 

 

 

글=방의진 기자(qkd0412@naver.com)
취재=방의진 기자, 강민지 기자, 이서영 기자, 엄재연 기자
사진=강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