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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의 공짜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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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 택배기사에 대한 보도가 유난히 많았다. 택배기사의 고강도의 업무로 인한 과로사 발생이 급격하게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택배는 우리의 일상이 되었고 이 때문에 택배기사의 노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택배노조와 택배회사의 사회적 합의가 체결되었다는 뉴스가 보도된 이후 택배기사의 노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현저히 낮아져 관련 보도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대부분 택배기사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택배기사의 하루는 새벽 5시에 시작된다. 7시가 정식 출근 시간이지만 반품 송장 확인과 전날에 수거한 반품 상품을 등록하고 처리하는 작업과 같은 잔일을 처리하기 위해 일찍 출근한다. 평균적으로 7시부터 10시까지 물류 분류작업을 한다. 분류작업이 끝나면 배달할 물건을 배송 순서에 맞추어 트럭에 싣는다. 여기까지 작업을 마치고 나면 보통 정오가 넘어서 실제 배송 업무가 시작된다. 택배기사마다 걸리는 시간이 다르지만 100개의 택배를 배송하는데 평균적으로 3시간이 걸리며 보통 21시 넘어서 퇴근을 한다. 그러나 명절과 같이 물량이 많은 날에는 배송을 시작하는 시간이 오후 2~3시가 넘으며 새벽에 퇴근을 하는 날이 대부분이라고 말한다.

 

택배기사의 하루에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분류작업이다. 배달 구역의 구분 없이 쏟아지는 택배 중에 자신이 배송할 상품을 분류하는 작업이다. 분류작업부터 차에 물건을 싣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5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이 모든 노동은 무보수인 공짜노동이다. 공짜노동인 분류작업은 실제로 택배기사 과 노동의 주원인이라 한다. 2021년 1월 21일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방지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 기구는 ‘과로사 대책 1차 합의문’을 발표했다. 합의문에는 택배기사의 업무는 집화와 배송만으로 하며 분류작업은 택배회사가 책임지도록 명시되었다. 이에 택배사는 분류작업을 위한 인력을 추가로 배치해야 했다. 택배기사가 불가피하게 분류작업을 해야 한다면 정당한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또한, 합의문에 따르면 택배사는 분류작업에 있어 설비 자동화 추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분류작업 외에도 심야 배송을 제한하고 지연배송을 허용하는 조항도 담겨있다.

 

하지만 택배기사는 분류작업에 새로운 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입장이다. 무질서하게 쏟아지는 물건들을 분류하는 것은 많은 노하우가 필요하기에 일용직 근무자가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상하차 아르바이트는 택배기사가 하는 분류작업이 아닌 물건을 순서 없이 내리고 싣는 단순 작업이다. 택배기사가 분류작업을 해야 하는 이유는 자신이 배송할 구역을 기준으로 물건을 분류해야 하기 때문이며 동 단위의 택배는 한 시간에 수천 개가 쏟아져 나오는데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은 택배기사의 배달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택배기사는 택배회사의 분류작업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택배업의 약 50%를 차지하는 CJ의 경우 분류작업을 기계로 하고 있지만 결국에 택배기사가 직접 물건을 배송지를 확인하여 물건을 가져와야 한다. CJ를 제외한 한진, 롯데 등은 자동화 시스템 자체가 갖추어져 있지 않다.

 

택배기사는 택배노조와 택배사 사이의 사회적 합의가 진행된 것은 알고 있지만 실제 업무 환경이 변화할 것이라는 기대와 합의문 자체에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다. 택배기사는 개인사업자이기에 택배노조의 영향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실제 노조에 가입한 택배기사는 10명 중 1명도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모든 택배기사가 뜻을 모아 단체행동을 해야만 사회적 합의가 효과를 볼 수 있지만, 택배노조만 행동하고 있어 특정 지역에만 영향이 있을 뿐 전체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사회적 합의문이 발표된 지 4달이 지났지만, 택배기사는 지금도 매일 공짜노동을 하고 있다. 택배가 없는 세상을 살아갈 수 없는 우리는 택배 노동자의 노동에 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사회적 합의 기구는 결과로서 형식적인 합의문 도출뿐만 아니라 분류작업 자동화와 같은 실제적 방안이 도입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