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18 (일)

대학알리

세종대학교

10월호 표지모델 _ 기계항공우주공학부 14학번 심손재

훤칠한 키에 멀끔한 얼굴, 멀리서보면 좀 차가워 보일 정도로 쿨내나는 이 남학우, 심손재(기계항공우주학부, 14학번). 알리의 표지 모델에 지원한 이유는 뭘까. 이유는 다름 아닌 같이 밥 먹을 친구를 구하기 위해서다. 복학을 빨리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디오니세종님. 그렇다. 그는 복학생 아웃사이더다. 그가 말하는 복학생 라이프 한탄을 들어보자. ( ͡° ͜ʖ ͡° )

“저는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바로 군대에 가서 1학년 복학생이에요”

주변에서 군대 빨리 가는 게 좋다고도 하고 미래에 하고 싶은 일들이 군대 때문에 중단되는 게 싫었다고 한다. 군대에 있을 때는 1학년 복학생의 미래 같은 건 아무래도 생각하지 못했다. 전역복 입고 친구가 입대하는 걸 볼 땐 짜릿했다고 한다. 게다가 또래 중에 군대를 빨리 가는 친구가 있으면 늘 신기하고 아쉬운 마음에 성대하게 보내준다. 그도 그 수혜를 입은 사람 중 하나다. 시간이 지나면 너도 가냐 하면서 덤덤해지는데 왜 친구 중 첫 군 입대자만 그렇게 애틋해지는지. 군대 간 친구 하나 없던 그에게 해병대 지원은 늦둥이로 곱게 자라온 지난날들에 대한 하나의 도전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대학에서 복학생 또한 그가 헤쳐 나가야 할 도전이었다.

“여기저기서 복학생하면 안 좋은 이야기만 들리고 생각나는 이미지도 별로라서 괜히 처음부터 주눅이 들었어요”

작년 언젠가, 연서복 말투가 유행이었다. 안녕~ 샌애긔들~ 바나나 먹으면 오빠한테 바나나? 넝담 크~( ͡° ͜ʖ ͡° ) 하면서 눈치도 없이 여자 새내기들에게 수작을 부리는 패션 제로의 복학생 오빠, 이름 하여 연애에 서툰 복학생, 연서복이다. 이 시기부터 복학생의 이미지는 거의 혐오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도 복학할 무렵부터 많은 친구들에게 이런 SNS상의 복학생 조롱 게시물에 많은 태그를 당했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부터 주눅이 들었다. 가뜩이나 일찍 복학해 동기 친구들도 별로 없는 와중에 일학년과 같이 듣는 수업이라니. 괜히 이상한 복학생으로 비춰질까 말 한 마디도 아끼게 되고 다가가기 힘들게 되었다고 한다.

“복학생이라 서러웠던 때요? 여러 번 있었죠”

크게는 수업에서의 불편함이다. 같은 과, 같은 학년들과 듣는 수업임에도 불구하고 독강하는 입장이란 때로 서럽다. 어느 날, 미적 수업에서 교수님이 과제를 내주셨는데 번호를 못 들었다고 한다. 교수님 주변엔 질문하는 학생들로 바글바글했고 주변엔 물어볼 사람이 하나 없었다. 이런 경우도 있었다. 유인물을 나눠주던 친구가 그만 패스하고 지나가 머쓱하게 혼자 가져와야 했던 경우 등 생각나는 일들이 많다고 했다. 또 한 가지 힘든 점은 다들 고등학교 다니다 와서 수학문제도 잘 풀어내는데, 그는 기억이 안나 일학년 수업도 따라가기 힘들다. 혼자 뒤처지는 것 같은 기분에 정역학 싸인법칙을 풀다가 화가나 혼자 맥주 두 캔을 비웠다.

“제가 바라는 친구 이상형은 면도같은 친구에요”

그는 원래 이렇게 조용한 성격이 아닌데 주변 상황 때문에 조용해지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그의 이상형인 친구는 성격이 활발하고 재미있는 친구다. 예를 들어 랩퍼 면도같은 유쾌한 친구라고. 친구가 생긴다고 해도 뭘 크게 바라는 게 아니라 그냥 수업들을 때 문제 물어볼 수 있고 강의실에 들어서면 주말에 뭐했는지 가볍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생기기를 바란다는 소박한 꿈을 이야기 했다. 또 친구와 화양리의 숨은 맛집과 술집을 탐방하고 싶다고 하니,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은 먼저 그에게 다가가 친구가 되어보자.

 

복학생, 그들은 낯선 존재가 아니다. 언제부턴가 온라인상에 팽배하는 복학생 혐오 문화가 그들을 이렇게 외롭게 만들었다. 이 이야기는 비단 손재씨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남자든 여자든 어떠한 이유에서든 학교를 쉬고 다시 나오게 된 사람들, 복학생은 단지 그뿐이다. 뭘 그렇게 뒤처지고 별로고 그런 편견을 가질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다. 어쩌면 나도 될 수 있는 그것, 복학생. 한 번 뿐인 캠퍼스 생활 그리고 청춘, 서로 미워하지 말고 편견 없이 재밌게 살아봅시다!

 

박채원 기자 itsmechae@sejongall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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