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한국외대교육지원팀 '서울캠퍼스 학제 개편 학생 간담회'
지난 6일 18시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제 개편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 앞서 박정운 총장은 “참석해준 모두에게 감사하다”며 “구성원 모두를 힘들게 해서 미안한 마음”이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 학교 발전 비전과 마스터 플랜을 언급했다. “학생이 꿈을 꾸고, 발전하고, 성공하는 대학을 만들고 싶다”며 추진계획과 전략을 설명했다.
또한 “외대가 당면한 문제는 송도캠퍼스 구축”이라며 "송도캠퍼스를 살리기 위한 정원을 글로벌캠퍼스 정원에서 이동시키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송도캠퍼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총장은 이번 학제개편이 “글로벌캠퍼스의 통폐합이 아니라 중복학과 폐과”라며, 다수의 의견에 따라 ‘글로벌캠퍼스 폐과, 서울캠퍼스 학과 유지’를 진행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제 개편 관련 학과들에 대한 향후 대책으로 제시된 8가지의 규정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사진=유튜브 한국외대교육지원팀 '서울캠퍼스 학제 개편 학생 간담회'
1. 재학생의 졸업 시까지 강의 및 학사 운영을 지원하고 폐강 기준의 완화 등을 통해 수업권을 보장한다.
박 총장은 "학습권 보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며 "위 규정과 관련된 특별 학칙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구성원들의 동의 이후 법적 문제 검증, 교육부 문의 과정 등을 통해 확정안을 최종 공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2. 신입생의 모집 중단 이후에도 학과장의 보직을 유지하며 소속 재학생(유학생 포함)과 이중전공생의 규모를 고려하여 장학금 지원 및 조교 배정, 진로취업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박 총장은 “폐과가 되는 기간은 재적생이 0명이 되는 순간이다. 그때까지 학과사무실, 장학금, 7+1 제도 등 학생들에게 필요한 제도는 충분히 지원할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3. 2개 이상 전공 취득 시, 학위증과 졸업증명서에 명기할 전공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박 총장은 “해당 규정에 대해 서울캠퍼스 학생들이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충분히 이해한다”며 “학교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같이 고민해 보고자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는 교육부에서 권장하고 있는 시스템이다. 외대는 아직 허용하고 있지 않지만, 일정 요건이 갖춰진다면 폐과 예정인 12개 학과 학생들에게는 해당 방안을 먼저 적용해 주고자 한다.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이 방안을 학생 전체에 시행할 계획 중이다. 1전공과 2전공 이수 학점이 다른 것은 보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4. 구조조정 해당 학과의 재학생 0명이 되는 시점 이후 졸업증명서는 서울캠퍼스 해당 학과명으로 발급한다.
박 총장은 “학위증은 글로벌캠퍼스 ㅇㅇ과로 나갈 것이다. 재적생이 0명이 되어 폐과되는 것은 7~8년이다. 교육부에서는 가장 유사한 학과로 소속을 변경하여 학위증이 아닌 졸업증명서에 기재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성적증명서도 소속 변경을 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변경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5. 부전공 및 이중전공 이수자가 추가 학점 (총 54학점)을 취득할 경우, 또 하나의 제1전공으로 인정한다.
박 총장은 “논란의 부분이 있다. 3전공제를 허용하게 되면, 제1전공 필수 이수 학점을 낮춰야 한다. 우리 학교는 아직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교육부도 권하고 있어서 현재 고민하고 있다. 학제 개편 대상 학과의 학생들에게는 이를 허용하겠다. 제1전공으로 인정한다는 것은 예전 복수 전공제처럼 하나의 전공으로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학사편입제도의 변형 형태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6. 4학기 수료 예정자에게도 전과 기회를 추가 1회 부여한다.
박 총장은 이에 대해 “현재는 2학기를 마친 학생만 전과를 할 수 있다. 전과 허용 인원도 있는데, 학과가 없어지는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주기 위해 전과 기회를 추가로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규정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학생들의 의견도 타당하다고 생각해 추가적인 논의를 해보고자 한다”는 뜻 역시 밝혔다.
7. 구조조정 해당 학과는 2023년도 이후 본 대학교 입학생을 대상으로 한 전과, 이중전공 및 부전공 모집에서 제외한다.
박 총장은 “폐과 예정된 학과에서 이중전공 및 부전공을 모집하면 인원을 늘려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 방안을 시행하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언급했다.
8. 위 사항은 현 아랍어통번역학과 학생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한다.
박 총장은 “폐과 존치로 가고 있는 아랍어통번역학과가 있는데 이 학과는 현재 융합인재대학 아랍어 모듈로 들어가 있다. 학제 개편 대상 12개 학과와는 다른 시스템에 속해있지만, 폐과 존치는 같은 과정이고 시간차가 거의 없어 이 학과 학생들에게도 똑같이 적용하겠다”고 설명했다.
설명이 끝난 후에 학생처장의 진행에 따라 학생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박 총장은 “가장 고통받는 것은 폐과 학생들”이라며 “고통을 줄이기 위해 찾은 것이 이 방안이다. 서울캠퍼스 학생들과의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진지하게 얘기 나눠보고자 한다”며 솔직하게 답변할 것을 약속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의 핵심 질문과 대답은 다음과 같다.
Q. 유사 학과 구조조정에서 쟁점이 있는 게 사실인데, 어떻게 구성원들과의 합의를 거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설명해달라.
A. 지난 총장선거 때 모두가 중복학과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그만큼 중복학과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서울캠퍼스와 글로벌캠퍼스 유사학과의 교수 대부분을 개별적으로 만나 문제점을 듣고 해결하는 방법을 고민해왔고, 글로벌캠퍼스 학생대표들을 만났다. 지금도 설명회를 하고 있고 유사 학과 학생들 및 관련자들과 계속 협의하며 필요하다면 마지막 순간까지 계획을 수정할 것이다. 모든 과정을 거치고 이견이 있으면 합의 도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해당 학과 교수들과 다시 한번 더 토론하며 글로벌캠퍼스 학생에게 전하고, 서울캠퍼스 학생과도 만남을 계속 가질 것이다.
Q. 폐과 이후 해당 학과 졸업장을 받을 수 없다. 시스템상 해당 학과로 표기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A. 교육부에서는 폐과된 학과의 학생들이 같은 학교 내의 유사학과로 소속 변경하는 것을 허용한다. 이는 의무규정이 아닌 허용규정이므로, 글로벌캠퍼스 학생들과의 논의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서울캠퍼스 학생들에게 협조를 구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해당 학과 학생들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서울캠퍼스 학생들을 최대한 설득하겠다고 전했다. 학과가 폐지되면 코드가 없어지기 때문에 의무적으로 소속을 옮겨야 한다고 들었다. 이에 가장 가능한 방법이 서울캠퍼스에 유사학과로 옮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교육부에 다시 한번 확인해보니 코드가 없어지는 것은 맞으나, 학교에서 보유하고 있는 것은 허용하고 있다고 확인됐다. 타 학교는 소속 변경을 원하지 않으면 남는 것을 허용하고, 소속 변경을 원하면 소속 변경을 시행한 사례가 있다.
Q. 다수의 학우가 4번 문항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라는 답변을 남겼다. 취업 시 사용되는 성적증명서와 졸업증명서 표기가 어떻게 되는지, 양 캠퍼스 구분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A. 학위증은 소속 변경이 없다. 폐과 시점 이후부터인 9~10년 뒤이기 때문에 당장 취업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문제가 될 가능성도 있긴 하지만, 성적증명서에서 증명될 것이다. 그러나 변화하는 채용 환경으로 인해 9~10년 후에는 학력, 학과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Q. 각 규정으로 인해 서울캠퍼스 학생들이 어떠한 영향을 받게 되며,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A. 앞서 말했듯이 졸업증명서, 성적증명서는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추가 전과 기회는 글로벌캠퍼스 학생들에게 기회가 한 번 더 간다고 해도 정해진 인원 안에서 받기 때문에 서울캠퍼스 학생들에게 영향이 없다고 생각한다. 3전공 제도 역시 거의 영향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중전공을 1전공으로 표기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을 요구받았다. 이 기회를 통해 3전공 제도가 확산되면, 학생들에게는 더 좋은 결과가 되지 않을까 한다. 특별 장학금은 다른 학과 장학금을 끌어 쓰는 것이 아닌, 해당 학과 장학금을 모금하는 등의 방안을 생각 중이다. 소속 변경이 취업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다고 생각하나, 정서적으로 남을 것이라고 본다. 변화, 혁신을 위해 일방적인 희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여러분이 나눠줄 수 있다는 믿음에 호소하는 것이다.
Q. 글로벌캠퍼스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만큼, 서울캠퍼스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도 중요하다. 서울캠퍼스 수업에 영향이 있는지와 코드쉐어링 과정에 대해 자세한 설명 부탁드린다.
A. 학생들의 학습권이 제일 중요하다. 12개 학과가 폐과되면 해당 학과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폐과된 학과의 학생들이 이수해야 하는 학점에 대한 문제점이 있겠지만, 이로 인해 서울캠퍼스 학생의 학습권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소속 변경이 정서적인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데,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총장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약속한다.
통폐합이 이루어지고 유사 과목이 존재한다면 글로벌캠퍼스 학생이 서울캠퍼스 강의를 수강하게 하는 것을 코드쉐어링이라고한다. 코드쉐어링은 코드가 달라도 한 강좌로 수강할 수 있다. 그러나 한 강좌로 수강해도 학생의 성적은 캠퍼스별로 다르게 준다. 최대한 개편 대상 학과의 학생들을 보호하겠지만, 나중에 보호가 어려워지면 코드쉐어링을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Q. 부전공을 54학점까지 이수하면 제1전공으로 인정해 주겠다고 밝혔는데, 특정 학과를 1전공으로 인정해주는 과정에서 혼란이 있을 수 있다. 특정 학과에 1전공으로 몰리게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A. 이는 학사편입의 변이 형태다. 무조건 1전공으로 인정해 1전공생에게 고통을 주지 않겠다. 예상되는 혼란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이해하나, 학생들이 이 제도를 이용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Q. 학칙 개정안이 모순적이다. 3번 규정에 2개 이상 전공 취득 시 학위증과 졸업증명서에 명기할 전공명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과 5번 규정에 부전공 및 이중전공 이수자가 추가 학점을 취득할 경우 1전공으로 인정하는 것이 포함관계에 있어서 모순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설명 부탁드린다. 또한 3번 방안을 추후 전체 학생에게 적용하겠다고 말하며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수정될 예정인지?
A. 제1전공과 2전공 학점이 다르지만, 제1전공과 같은 학점 이수가 있어야만 인정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규정을 만들며 수정하면 모순이 없어질 것이다.
Q. 재학 중 전과 1회 제공은 전과 횟수 제한에 대한 규제 완화로 진행하는 건지, 현행 전과 제도 전반을 완화하여 진행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그리고 각 과 정원 증원과 감원은 없을 예정인가?
A. 전과 제도는 그대로 진행되며, 학제 개편 대상 12개 학과 학생들에게만 주어지는 것이다. 현행 시스템은 그대로 유지된다. 서울캠퍼스 학과의 정원 증원은 없을 것이다.
Q. 학생 학습권 보호와 관련해 3번 규정에 서울캠퍼스 염려 부분 학위증에 있어서 1전공으로 글로벌캠퍼스로 기재된다고 했는데, 3번 규정이 학습권 보장과 어떻게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설명 부탁드린다.
A. 학습권 보호와는 관련이 없다.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과정이다. 포괄적으로 학생들의 학습권과 교수의 신분보장이 필수라 항목을 구성하며 들어가게 됐다. 별도로 다시 검토해 보겠다.
교무처장은 “학위증은 소속 대학이 찍힌다. 성적증명서는 원소속 대학과 원소속 학과가 기재된다고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보충했다.
마지막으로 서울캠퍼스 이민지 총학생회장은 “소통의 자리를 만들어 감사하다. 그러나 서울캠퍼스 학생의 의견을 반영하는 과정이 조금 늦다. 발전안과 기획안이 나오기 전에 학생들과 논의하며 정보를 공유해야 학생들도 발전 과정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남은 과정과 협의했던 것을 공유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많은 우려가 있는데 학우분들의 의견을 모아서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해 달라”고 발언했다.
박 총장은 “5월 11일에 한 차례 더 얘기를 나누겠다. 구조조정과 관련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구조조정 방안을 더 정교하게 만들고 서로의 의견을 맞춰나갈 것이다. 이를 통해 변화 혁신 과정이 이루어지게 할 것”이라며 소통을 피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박시은 기자(sini0418@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