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목)

대학알리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양 캠퍼스 갈등 조장하는 구조조정안 전면 재논의하라”

 

11일 오후 12시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가 졸속적인 학제개편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본관 앞에서 진행했다. 총학생회는 최근 공개된 학과(부) 구조조정에 대한 규정(이하: 구조조정안)에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학교 본부에 구조조정안 재논의, 서울캠퍼스 학생들의 교육권 보장, 캠퍼스 간 갈등 조장하는 학위 장사 중단을 촉구했다.

 

학교는 지난 4일 글로벌캠퍼스에서 진행된 ‘학제개편 학생간담회’에서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조정안에는 글로벌캠퍼스 유사중복학과의 폐과 존치에 따른 대책으로 서울캠퍼스 학과명의 졸업증명서 발급, 졸업증명서에 명기할 전공명 선택권, 이중전공 추가 학점 취득 시 1전공으로 변경 가능 등이 포함됐다. 사회를 맡은 한수혜 서울캠퍼스 부총학생회장은 “서울캠퍼스 학생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며 교육권 보장과 학생들의 학교 운영 참여를 강조했다.

 

이어 서울캠퍼스 학생들의 자유발언이 진행됐다. 허예선 중국학대학 학생회장은 최근 열린 간담회가 소통이 아닌 일방적 통보에 불과하고, 교수진들과 11월부터 개정안에 대해 논의하기 이전에 학생들과의 대화가 선행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총장이 “안타까운 감정에 휩싸여 편향된 입장으로 학위장사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한 아시아언어문화대학 학생회장은 “서울캠퍼스 학생들에게 가는 영향이 거의 없고 오히려 통폐합을 통해 희소성을 높여 서울캠퍼스 학생들이 취업시장에서 유리하다”는 총장의 발언에 대해 “서울캠퍼스 학생들이 받는 영향이 미미하다면 희소성으로 인해 누리는 혜택도 거의 없다”고 반문했다. 이와 더불어 이원화 캠퍼스, ‘하나의 외대’를 강조하면서 서울캠퍼스 학위증을 보상으로 제시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점을 짚었다.

 

노승우 서양어대학 학생회장은 “이러한 갈라치기가 지속되면, 양캠퍼스 간 부정적인 감정만 고조되고 무엇이 중요한지 망각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나아가 “학우들의 목소리가 없는 학사 운영은 허울 좋은 독재이며, 승자 없는 쇠락의 길로 이어질 것”이라며 학교 본부가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협의점을 찾아가 달라고 부탁했다.

 

이지원 ELLT 학생회장은 구조조정안으로 유사중복학과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일례로 조정안에는 영미문학·번역 전공(서울)과 미문학·문화학과(글로벌)이 유사중복학과로 규정됐다. 그러나 전자는 2학년부터 4학년까지 번역 수업이 7개 개설된 반면 후자는 전학년에 걸쳐 번역 수업이 1개만 개설되어 있다. 그는 유사중복학과로 지정되었더라도 “커리큘럼과 방향이 다른데 이를 무시하고 본인이 지금까지 배운 학문이 아닌 다른 학문의 학위를 받을 기회를 주는 것이 학습권을 보장한다고 할 수 없다”며 전면적인 재논의를 요구했다.

 

정지호 일본학대학 학생회장은 박 총장이 “학위증은 미래에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 것에 대해 “해당 발언이 대학의 본질을 훼손시키고 서울캠퍼스 학우들을 학벌주의자로 모는 언더도그마 싸움으로 만들고 있다”며 거세게 비판했다. 또한 학교가 일본언어문화학부 교수들의 정년퇴임 이후 교수 충원을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언급하며 제대로 된 환경에서 일본어학, 일본문학을 배우기 위해 목소리 내겠다고 다짐했다.

 

말레이인도네시아어과 조혜민 학우는 구조조정안에 제시된 조치들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글로벌캠퍼스 학우들에게 서울캠퍼스 학사를 주는 것은 통번역 전공생들의 특화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처사이고 서울캠퍼스 학위를 보상으로 주는 것은 글로벌캠퍼스 학위를 하위로 여긴다는 학교 본부의 공식적인 입장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교수진 충원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 “사실상 글로벌캠퍼스 전임교수들의 서울캠퍼스행을 위한 졸속행정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민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폐과 존치 결정 및 보상이 시혜적인 태도로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며 시혜적인 관점에서 주어지는 7~8년 후의 졸업증명서로는 글로벌캠퍼스 학생들의 교육권 및 졸업을 보장해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자유발언이 끝나고 참가자들은 서울캠퍼스 학우 1677명이 참여한 긴급설문조사 결과와 조정한에 대한 총학생회의 입장문을 총장실에 전달했다. 한편 서울캠퍼스 총학생회는 기자회견 직후부터 학우들을 대상으로 졸속 학제개편에 반대하는 연서명을 받고 있다.

 

 

이승진 기자(lsg10227@hufs.ac.kr)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