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03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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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국민의 품으로! 청와대 현장 방문

문화재청 '청와대 상시개방' 결정
12일부터 기존 추첨제에서 선착순 예약제로 변화
관람객 편의 개선 필요

 

청와대가 74년 만에 개방되며 새로운 대표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청와대를 개방한 지난 4월 27일부터 57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다. 관람 기회는 추첨을 통해 주어지는데, 5월 31일 기준 누적 신청자 수가 659만 명일 정도로 전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으로 집무실을 옮기면서 청와대가 ‘국민의 품’으로 왔다. 대통령실은 이번 청와대 개방을 두고 ‘청와대를 모든 국민이 누리는 열린 공간으로 재구성하고 국민의 품으로 돌려주는 개방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경복궁역에 내리면 곳곳에 ‘청와대 가는 길’이라는 안내판을 볼 수 있었다. 경복궁역 4번 출구에서 청와대까지는 도보로 약 10분이 소요되며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 및 동반자를 위한 다누림 셔틀버스가 한 시간마다 오고 간다. 관람객들을 배려하고자 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입장 후 바로 보이는 곳은 영빈관이다. 국빈이 방문했을 때 공연과 만찬을 열던 장소다. 대규모 회의와 의전, 외국 국빈들을 위한 공식 행사를 열었던 곳이다.

 

 

 

푸른 기와의 본관은 청와대의 상징적인 장소로 꼽힌다. 본관은 대통령 집무와 외빈 접견에 사용된 청와대의 중심 공간이다. 청색 기와의 목조 건축양식은 한국적인 미를 담고 있으며 곳곳의 소나무와 조화를 이뤄 아름다움이 배가됐다. 푸른 기와의 본관은 사진을 찍으려는 관람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본관에서 관저로 가기 위해 숲길 산책로를 거쳤다. 숲길 곳곳에 시민들이 돗자리를 깔고 김밥이나 샌드위치를 먹고 있었는데, 여행을 온 것처럼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아쉬운 점은 관람객들에게 충분한 위치 설명이 없다는 것인데, 입구서 받은 소책자 하나로는 현재 위치가 어디인지 확실하게 알 수 없었다.

 

 

긴 산책로를 거치면 청색 기와가 얹어진 한옥이 등장한다. 관저는 전통 방식으로 지은 ㄱ자 형태 건물로 대통령 가족이 거주했던 생활공간이다. 웅장한 본관과 달리 고즈넉한 매력이 있었다.

 

 

관저를 둘러본 뒤 녹지원으로 향했다. 녹지원에서 우연히 청와대 경내 직원께 녹지원에 심겨있는 식물들의 역사와 사연에 대해 듣게 되었다. 녹지원 가운데 커다란 소나무가 있다.

경내 직원은 “소나무에도 종류가 있습니다. 이 소나무는 옆으로 자라는 반송이에요. 위로 자라는 것들과는 차이가 있죠. 잎의 색에 따라서도 종류가 달라요. 어떤 것은 붉은색, 또 어떤 것은 푸른색을 띱니다.”라고 말했다. 소나무가 몇 년이 된 것이냐는 질문에는 “청와대 공식적으로는 178년이 됐다고 해요. 누구는 200년이 넘었다고 하기도 합니다. 그건 나이테를 잘라보면 알겠죠 (웃음)” 라고 답했다.

 

녹지원 한쪽 구석에는 많지 않은 양의 보리가 심겨 있었다. 문화재 직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직원들과 보리를 함께 심었어요. 수확해서는 보리차 티백으로 만들어 소방관들께 드리기도 했어요.“라고 전했다.

 

녹지원의 뒤쪽에는 상춘재가 있었다. ‘늘 봄이 머무는 곳’이라는 뜻이다. 이곳은 영빈관과 마찬가지로 손님들을 맞이하는 곳인데, 주로 기자들과 차를 마셨던 곳이라고 한다. 문화재 직원은 이곳을 두고 ‘청와대의 카페’ 같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역대 대통령들의 기념식수가 곳곳에 있어 이를 찾아보는 것도 청와대 관람의 또 다른 재미다.

 

 

녹지원을 거쳐 춘추관을 향해 가다 보면 푸른 잔디밭을 만나게 된다.

춘추관 앞 헬기장은 현재 피크닉 존으로 탈바꿈했다. 빈백과 텐트에 앉아서 햇볕을 쬐는 가족들로 가득했다. 줄타기 공연을 선보인 곡예사가 바람에 출렁이는 줄을 아슬아슬하게 타자 시민들은 환호하며 응원을 보냈다.

 

청와대 곳곳에는 삼삼오오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찾은 이들의 경쾌한 웃음소리와 감탄사로 가득했다. 대구에서 온 대학생 오 모 씨는 ”익숙한 플랫폼으로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 덕분인지 다양한 연령층의 관람객을 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녹지원이 가장 인상 깊었는데, 지나칠뻔한 이야기들을 청와대 경내 직원께 듣게 되어 기억에 남는다“라고 전했다.

 

청와대는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대통령이 실제 거주했던 공간을 개방하며 국민의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하지만 개방 초기이다 보니 시행착오를 겪는 곳도 있었다. 곳곳에서 ‘여기가 관저 가는 길이 맞아?’, ‘상춘재가 뭐 하는 곳이야?’ 하는 시민이 여럿이었다. 나눠주는 소책자에는 건물 정보만이 적혀져 있고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오 모 씨는 ”관람하면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스마트폰을 통한 관람 가이드나 도슨트를 접목한다면 훨씬 편리하고 유익한 관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많은 인파에 인증 사진을 찍기 위해 경내 직원들의 제재를 피해 산책로 이외의 잔디를 밟으며 무리하게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종종 보였다. 개방 초기에 불상이 훼손되는 사고가 있었던 만큼 청와대의 지속적이고 건전한 관람을 위해 시민들의 인식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2일 문화재청 청와대국민개방추진단은 국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청와대를 상시 개방함과 동시에 새로운 예약 시스템을 도입해 일일 관람 인원을 기존 3만 9,000명에서 4만 9,000명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청와대 관람은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민간 플랫폼을 이용해 신청이 가능했다. 여러 경로로 나눠져 있던 신청절차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12일부터는 <청와대 개방 누리집>으로 신청창구를 단일화한다. 추첨제 방식이었던 관람자 선정 방식은 선착순 예약제로 변경된다.

 

12일부터의 관람신청은 3일 오전 10시부터 가능하다. 모바일 접수가 힘든 65세 이상 어르신, 장애인, 외국인을 위해 하루 1,000명 현장 발급을 지원한다. 

 

 

류효림 기자(andoctob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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